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
신영복.백낙청.조국 외 19인 지음, 하승창 엮음 / 상상너머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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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제, 우리가 살아갈 공부를 하자
누구나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와 떨어져서 살아갈 수는 없다. 이는 단순히 자신이 일상을 살아가는 동안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이 때론 자신을 포함한 타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까지를 포함한다. 현대의 사람들의 삶을 개별화, 개인주의 등으로 이야기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 측면만 바라보고 전면화 시키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알게 모르게 행하는 자신의 말과 행동이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의 산물이며 부인하고 싶어도 부인할 수 없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사람들의 삶의 본질일 것이다.  

이로부터 자신이 살아가는 시대와 떨어진 삶을 상상할 수도 없다는 것에 이르게 되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오늘의 자신을 있게 한 근본이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이 사회이며 공동체를 구성하는 이웃임을 자각하고 사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슨 거창한 뜻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말이 아니다. 나를 포함한 이 공동체를 구성하는 타인을 나와 같이 바라보는 것부터 나라와 민족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결정적인 행위까지 이 모든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 나의 삶이며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삶은 나와는 거리가 있는 특정한 사람들만이 하는 일로 생각하게 된 이유는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이 역시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서면 피해는 고스란히 내가 받을 수밖에 없다’,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등의 소극적인 개인주의나 피해의식이 생기게 된 역사, 사회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 시대는 한 개인의 삶이 개인에 국한된 삶이 아나라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눈을 감고 살아간다면 모르겠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일들을 접하다보니 오히려 무감각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어쩌면 의도적으로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러한 사건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미래를 희망으로 끌어안고자 하는 뜨거운 몸짓이 보인다. 이것이 우리의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 힘이 아닐까. 여기에 우리시대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공통의 과제가 등장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우리시대 대표적인 지식인과 깨어있는 사람들에 의해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공부가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구체적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모아진 이야기를 담은 책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라는 결과물로 나왔다. 신영복, 백낙청, 박웅현, 조국, 오연호, 김여진 등 15인과 나눈 대화를 기반으로 오늘 한국 사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에 대한 모색을 하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의 모습이 그 권력을 위임한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어가는 현실에서 권력을 위임해준 국민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또한 변화된 현대사회 각 부분에서 요구되는 시대적 요청 또한 귀 기울이게 하고 있다. 여기에는 학문적 담론, 정치적 견해를 비롯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밀접한 끈이 이어지는 근본에 대한 성찰과 배우 김여진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일상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의 희망까지 다 담겨 있다. 이들이 보여준 이 시대의 화두는 변화, 공존, 정의, 행복이다. 이 화두를 들고 가야할 사람들은 국민의 권력을 위임 받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이제 물 건너간 일이 되었기에 이제 그 권력을 위임한 국민들이 구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로 받아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란 깨달음이며 자기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신영복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공부가 책장이나 학교 또는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일로 받아들여진다면 일상의 작은 변화가 큰 물결로 이어져 사회적 변화를 가져올 출발점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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