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
이윤옥.김영조 지음 / 바보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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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음으로 보아야 할 일본 속 한국문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나라와 사이가 불편하다는 것은 세계화가 대세인 오늘날의 정서로 본다고 해도 좋을 것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 무력을 통해 이웃나라를 침범하는 것이 아니지만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오랫동안 양국의 사이는 민족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일이 일어났었고 현재도 벌어지고 있어 이는 지난 일만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이야기다. 이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의해 자행된 침략과 약탈이 우선적인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그 후 이에 대한 역사적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우리에게도 일정정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야할 이웃나라이면서도 지속되는 불편한 감정은 어디로부터 시작된 것일까? 새로운 국제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당연함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양국 간의 해결되지 못했거나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양국의 국제관계에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할까? 하여,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으로 귀결되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굳이 학자나 전문가들의 특수한 학문적 영역이나 정치인들의 정치적 협상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이미 양국의 진보적인 지식인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그것은 과거의 일에 대해 솔직하고 진심이 담긴 인정과 반성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이 그것이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은 그 어떠한 관계도 지금 우리가 가지는 감정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과 일본의 민간차원에서 진행되고 있기에 그리 불투명한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기나긴 역사적 관계는 한반도가 일본열도에 미친 영향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역사서들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이 역사적 사실은 시대가 바뀌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왜곡되거나 은폐되고 말살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숨길 수 없는 사실은 아직 일본 내에 존재하는 한반도의 영향의 흔적일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양국 역사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이것으로부터 출발하여 양국이 다가오는 미래의 정상적인 국제관계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내의 자발적 움직임이 중요한 일이다. 이웃나라를 무력으로 침략과 약탈을 지행했던 과거사를 인정하면서 반성과 그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하지만, 이를 순리대로 진행되기만을 기다린다고 해서 되는 것 또한 아님을 알고 있다. 피해의 당사국인 우리의 적극적 활동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임을 그간의 역사는 증명해 주고 있다. 하여, 침략자 일본 내에 존재하는 침략과 약탈의 역사나 영향을 주었던 역사적 흔적을 찾아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신 일본 속의 한국문화답사기’는 그런 시각에서 볼 때 대단히 의미 있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의미 있는 행보를 걷고 있는 이윤옥의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나 김영조의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와 같은 연구 활동이 주목받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다. 잊혀져 가는 우리문화의 흔적이 더 사라지기 전에 현장을 확인하고 실태를 파악해 역사적으로 양국 간의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는 일이 가지는 의미는 강조하지 않아도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일본 내 산재한 한국문화유적을 답사를 통해 올바른 역사이해를 이끌고 있는 활동에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마음을 보태고 싶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토와 도쿄 지역을 중심으로 살핀 것으로 모두 일본 내에 존재하는 한국문화의 흔적을 담았다. 저자들이 답사회원들과 발품을 팔아 살핀 곳들이다. 이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이나 지명들이 나오 긴 하지만 대부분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지명들이다. 고야신립, 하타, 후시미이나리대사, 기온마츠리, 하네코신사 등이 그것이다. 이들 모두가 백제나 신라 그리고 고구려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나 그 사람들의 흔적이 있는 곳들이다. 그나마 미륵보살반가상이나 왕인박사, 윤동주, 정지용, 이봉창, 김지섭 등은 친숙한 이름들이어서 다행이다. 

일본 속의 한국문화를 찾아 나선 답사 일행들은 한결같이 무거운 발걸음이다. 그것은 이미 사라졌거나 일본정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는 장소들이며 그 의도가 심해 불손해 보이기 때문이다. 머리말에서 밝힌 “앞으로 일본 여행을 떠나실 분, 그리고 다녀왔지만 그곳이 어떤 곳이었는지를 뒤돌아보고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분” 들에게도 유익한 책이겠지만 한국과 일본의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양국의 관계를 올바로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대단히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어 누구나 읽어볼 책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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