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 속 부정부패 스캔들 - 재물과 권력을 향한 욕망의 인물사 틈새 한국사 3
변광석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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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외면할 수 없는 아픈 진실을 찾아
역사를 찾고 그 속에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은 오늘 우리 자신을 성찰하기 위함이다.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 지난 역사와 동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또한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현 정치권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권력형 부정부패를 꼽을 것이다. 이러한 모습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부와 권력은 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다녔음을 역사는 증명해 주고 있다.

고려와 조선의 긴 역사에서 볼 때 부정부패와 관련된 사건이 수없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목숨을 내 놓은 사람도 있고 가문을 몰락시키기도 했으며 나아가 나라를 패망으로 이끌기도 했다. 역사 속에서 부정부패의 사례를 찾아내 그들이 벌인 행적을 더듬어 현실과 비교해 보고 부정부패의 뿌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고 있으며 그 근본에 무엇이 있는지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니다.

이 책 ‘우리 역사 속 부정부패 스캔들’은 한국 정치와 떼어낼 수 없는 문제인 부정부패의 문제를 과거 속에서 찾아보고 오늘을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하는 책이 아닌가 싶다. 부정부패가 사회구조적 문제로부터 출발한다고는 하지만 결국엔 특정 인물로 규결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려시대부터 조선말에 이르는 시간동안 관리에서 역관 그리고 종친과 임금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권력과 밀착한 부정부패의 사례를 특정한 사람으로 모아 살피고 있다. 

저자는 송유인, 충혜왕, 이인임, 염흥방, 지윤 등은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그리고 조말생, 박원종, 장현, 박종신, 민영휘, 이지용으로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부정부패의 대명사로 뽑았다. 이들 중에는 권력을 위해 아내를 바꾼 자도 있으며, 어떤 이는 자신의 주군을 몰아낸 이도 있다. 고려의 이인임이나 조선의 박종신, 구한말의 민영휘 등은 나라를 망국에 이르게 한 부정부패의 전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재물과 권력에 대한 욕망이 다른 누구보다 강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욕망이 부정부패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부정한 재물과 권력의 추구는 시대와 사회의 여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보면서 사회적 혼란이나 권력이 이양되는 등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보여 지는 하나의 사회현상이자 그 시대의 자화상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여러 사람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사람은 구한말 탐관오리로 지목된 ‘민영휘’라는 사람이다. 이는 고려부터 일제시대 까지를 살핀 부정부패의 한국역사에서 가장 가까운 시기이기도 하지만 민족을 외세에 팔아먹는 행위를 통해 개인적 치부에 그치는 점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과 관련된 중대사건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는 현 우리나라 정치정세와 한미 FTA, 소고기 협상 등 미국을 비롯한 외국과의 관계에서 정부 고위 관료들의 태도를 경계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국회의 파행적 모습은 보여 지는 그 모습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국회의원이 가지는 권력이 곧 부정부패로 이어지는 것을 무수히 봐왔다. 이러한 현 정치 권력과 그 주변부의 모습은 결코 환영받지 못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뿌리를 자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상황에서 부정부패를 주제로 한국사를 살핀다는 점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이는 현재 벌어지는 부정부패의 모습의 근원을 찾아가는 일이기도 하고 또한 그러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을 통해 그 결과를 살피고 지금 우리들의 모습을 비교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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