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을여행 - 소통하고 나누는 착한 여행을 떠나자 참여하는 공정여행 1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 사는 곳 어디나 고향이다
시대가 변했다. 따라서 사람도 변했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던 시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세상이 변하고 있으니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역시 변하지 많으면 살아남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변했다는 말 속에서 가슴 한쪽 아려오는 서글픔이 있는 것 또한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마치 100m 달리기라도 하듯 살아온 현대인들이 조금의 여유를 찾으면서 눈을 돌리는 것이 자연과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정취다.

바쁜 걸음 멈추게 하고 헐떡이는 숨 돌리게 하는 그곳은 고향이며, 고향의 정겨움이 있는 마을이다. 전통마을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지 못했더라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곳이면 다 같은 공감의 자리가 되곤 한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면서 그런 고향에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세대가 지나면 없어질 마을들이 대부분일지 모른다. 그렇게 없어질 고향은 복원하고 지켜나가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곳은 대대로 살아온 터전을 지키고자하는 마음과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마음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소통의 자리가 되었다.

이 책 ‘대한민국 마을여행’은 바로 그렇게 지키고 살리자는 마음들이 모이고 움직이며 살아있는 삶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우리 땅, 우리 마을,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마을 탐방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한겨레신문 기자인 저자가 발품을 팔아가며 다녀온 곳은 우리 땅 전체를 포괄하고 있다. 강원도 산골부터 정남진 해남 그리고 울릉도까지 이어진다.

행정구역별로 대표적으로 새로운 삶의 공동체를 꾸려가는 곳을 나누어 살피고 있는 이 책에는 젊음의 열정과 노년의 원숙함이 공존한다. 늘 그렇지만 새로운 시작은 도전이기에 만용에 가까운 용기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이냥저냥 살아도 되는 집터를 고치고 부산을 떠는 모습에 처음부터 모두가 동의하고 시작한 일이 아니지만 지향하는 바를 공감하는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한마음이 되었다.

산촌체험마을, 농촌체험마을, 다하누촌, 물고기마을, 이색페험마을, 전통마을 등 부르는 이름을 다르고 지역이 다르지만 그곳에는 사람이 있다. 바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곳이기에 그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과 살아갈만한 곳으로 가꿔가려는 희망이 공존한다. 무엇보다 주름진 얼굴에서 오는 넉넉함과 지혜가 넘치며 사람의 따스함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는 곳이다. 바로 이런 매력이 있기에 도시 사람들이 찾아가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각 마을마다 자신만의 특색을 갖추며 그 소중함을 함께 느낄 사람을 맞을 준비를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로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사라지는 마을, 사라지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들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소중한 그 무엇을 지켜가고 있는 사람들의 현주소를 알려 함께 꾸려가는 공동체의 미래를 보고 싶은 것이었으리라.

저자는 찾아간 모든 마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자 노력한다. 노년들이 기억하는 과거는 현재의 삶을 통해 미래로 전해질 것이기에 마을의 역사와 현주소를 찾아보고 있다. 또한 인근 마을들까지 포괄하고 싶은 듯 주변에 살펴볼만한 유적이나 자연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찾아가는 길까지 자세한 안내를 하고 있기에 대한민국 마을의 안내서라 부를만하다.

우리가 살아온 땅 곳곳엔 저자의 발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더 많다. 그곳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며 정이 넘치는 곳이기에 가까운 곳,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자신만의 고향을 찾아 인연을 맺고 때때로 찾아가는 여유를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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