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열전 2 밀레니엄 북스 79
사마천 지음, 김영수 옮김 / 신원문화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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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사상이 녹아있는 [사기열전]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언제부턴가 동양고전에 대한 도전을 해 보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동양고전 중에서도 사마천의 사기열전은 늘 그 첫머리를 장식한다. 마침 좋은 책을 만나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었다.

[사기]는 사마천 자신이 [태사공서]라고 명명 한 총 130권에 이르는 장대한 저작물로 중국 오제 때부터 한나라 무제 때까지 약 3,000년 동안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한 책이다. [사기] 130권은 본기 12권, 서 8권, 표 10권, 세가 30권, 열전 70권으로 총 52만 6천 5백자로 방대한 문자로 구성되어 있다. 사기는 정치사에 편중됨이 없이 천문 지리를 포함하여 경제, 예술, 철학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인간 전체를 대상으로 오늘날의 백과사전 류의 역사서라 불러도 무방할 내용의 역사서이다.

[사기]의 저자 사마천은 중국 전한 시대의 역사학자로 자는 자장이고, 섬서성 용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사마담은 천문 역법과 도서를 관장하는 태사령이었다. 20세 때에 중국 전역을 자유롭게 방랑하며,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고 고서적을 수집하고 자료를 섭렵했다. 아버지 사마담이 죽으면서 자신이 집필하기 시작한 [사기]의 완성을 부탁하고, 그는 그 뜻을 받들어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마천이 본격적으로 사기를 집필한 것은 ‘이릉의 화’를 당하고부터다. 이릉의 화는 사마천의 벗인 이릉이 흉노족에 투항하자, 이것을 변호하다가 한 무제의 노여움을 사서 가장 치욕스러운 궁형에 처해져 환관이 되었다. 곤란한 처지에 처한 사마천은 옥중에서도 저술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후 신분이 회복되어 아버지의 유언을 받든 지 20여 년 만에 불후의 역사서인 [사기]를 완성하게 되었다.

[신원문화사]의 사기열전 1, 2, 3은 사마천의 사기 중 [열전 70권]을 3권으로 출간한 책이다. 열전 70권은 제1 백이열전부터 제70 태사공 자서에 이르는 선인과 악인, 인과 불인, 사술과 충성이 서로 얽혀 움직이는 인간관계를 서술해 놓은 부분이다.

[열전]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당시 주류를 형성했던 사람들만이 아니다. 제자백가의 공자, 맹자, 노자, 장자 등을 비롯해 유협이나 자객 등 일반 사람들까지 망라되어 있어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역사 속에 자리한 인간관계를 살피고 있다. 또한 각각의 제목에 해당하는 표제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주인공을 중심으로 같은 류를 성형한 사람들을 전면에 등장시켜 살피고자 하는 본래 목적을 이야기 한다.
그곳에는 유가, 도가, 법가, 묵가, 음양가 등 동양철학의 중심이 되어 학문의 발전과 후대 사람들의 정신을 이끌어 왔던 사상들이 사람들의 삶과 기록에서 녹아 흐르고 있다. 사마천 [사기]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마천 [열전]을 읽으며 동양철학의 주요 테마인 인, 의, 예, 지, 신, 충 등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기회가 되었다. 열전에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의 삶 또한 시대와 상황의 변화가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 가를 보게 되었다. 결국 자신이 선택한 삶의 모습은 무엇의 강요에 의한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사상과 그 사상의 실현인 삶이 현실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가에 달렸다는 것이다.
[열전]을 읽으며 동양철학에 대한 책을 함께 읽는다면 훨씬 이해를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읽었던 두리미디어 출판사의 황광옥 저 [동양철학 콘서트]가 많은 참고가 되었다. 또한 열전의 마지막 부분 태사공 자서를 먼저 읽으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내용의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믿고 따르는 사상에 의해 초개같이 목숨을 버리기도 하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어가기도 하지만 죽음 앞에서도 의연할 수 있는 모습은 어디서 오는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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