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元夕상원석
高低隨地勢 고저수지세
早晩自天時 조만자천시
人言何足恤 인언하족휼
明月本無私 명월본무사

대보름 저녁달
​높냐 낮냐는 것은 땅의 형세에 따른 것이고
이르냐 늦냐는 것은 하늘의 시간을 따른 것이니
사람들은 어찌 말로 근심할 일이 있겠소
밝고 환한 저 달은 애시당초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기에

*조선사람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1510 ~ 1560)가 다섯 살에 지었다는 시 상원석이다. 장성 출신으로 동방 18현 중 한 분으로서 조선의 대표적 성리학자다.

달이 높고 낮냐, 이르냐 늦냐는 모두 이치대로 가는 것이니 사람의 마음과는 상관 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비춘다.

꽃이 피는 것도 이르냐 늦냐는 모두 이치대로 가는 것이니 누구에게나 똑같이 보여줄 뿐이다.

다만, 달빛의 고요함 속을 느긋하게 걷고 꽃의 온기를 가슴에 품는 것을 누리고 못누리는 차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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