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곁에서 자보고 싶은 날들도 있지만
내일은 그냥 걷다 옆을 주는 꽃에게 바람이 마음 준 적 있는지 묻겠다"

*민왐기 시인의 "곁"이라는 시의 일부다. 이른 봄 숲을 가만히 걷는다. 혹여 낙엽 밟는 소리에도 흩트러질 봄의 고요를 염려하는 까닭이다. 봄은 아지랑이 피는 언덕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마음을 다독일줄 안다. 조용히 곁을 내주는 이유다.

얼굴에 닿는 이른 봄볕의 다독임을 아는 이는 "고작해야 이 삶이 누군가의 곁을 맴돌다 가는 것일지라도" 좌절하지 않는다. 마음은 주고 받는 것이라지만 순간순간 외길 타는 절박함이 함께한다는 것도 알기에 비어 있는 곁을 허망해하지는 않는다.

"곁을 준다 할 것이 없어서 곁을 주고" 누군가의 곁에 머무는지도 모르고 살다가는 것이 삶이 아니던가.

비 그쳐다. 봄볕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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