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부채'
긴 겨울을 기다려 보고 싶은 식물이 한 둘이 아니지만 놓치고 싶지 않고 기어이 보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 중에 하나가 이 식물이다.
바위 틈 나무 아래, 경사진 언덕 등 넓은 바위가 많고 물이 흐르는 계곡 옹색한 곳에 자리잡고 매년 같은 모습으로 올라온다. 피는 시기에 같은 곳을 찾으면 매번 같은 곳에서 올라오기에 헤매지 않고 볼 수 있다.
제법 큰 몸통이지만 키를 키우지는 않는다. 땅과 가까이에서 품을 넓히고 그 안에 꽃을 피운다. 꽃은 붉은 얼룩이 있는 주머니처럼 생긴 포 안에 담겼다. 꽃이 지면서 부채처럼 넓은 잎이 나온다. 앉은부채는 꽃을 피울 때 스스로 열을 내고 온도를 조절하는 신비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잎이 땅에 붙어 있고 부채처럼 넓게 펼쳐진 모양 때문에 '앉은부채'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바위 틈에서 벽을 보고 앉아 있는 모습이 면벽 수도승을 닮아 보이기도 한다.
첫 눈맞춤 이후 네번 째 겨울을 맞아 찾은 곳에서는 지난해 보다 세력이 왕성해 보인다.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