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숲에 들었다. 기다리던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기보다 더 남쪽이라 이곳에도 곧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 서두른 발길을 옮겼다. 예년에 비추어본다고 언땅을 뚫고 올라온 흔적을 만날 수도 있기에 내심 기대감을 버리지 않은 마음이었다. 지난 여름 이후 발길을 끊었던 숲으로 나들이를 간다.
비탈면 꽃밭은 지난해 연거푸 털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 위로 큰키의 나무 두그루가 넘어져 상처를 다독이듯 덮고 있다. 그렇게라도 감싸줘야 새롭게 움트는 생명들을 지킬 수 있을듯 하여 다소 위안을 삼았다.
졸졸졸 물이 흐르는 계곡에 이끼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볕이 드는 숲은 이미 새로운 생명들이 깨어나는 중이다.
품으로 파고드는 볕, 힘이 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