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겨울 숲을 바라보며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오규원의 시 '겨울 숲을 바라보며'다. 입춘의 봄, 아직은 겨울을 다 벗어난 것이 아니니 겨울 그 숲에 들어 민낯의 나무들이 속내를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자.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같은 모습으로 품어줄 겨울 숲에 들어가 스스로를 다독이며 봄을 맞이하는 경건한 의식을 치루자.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우리밀천연발효빵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길 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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