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길을 잃었다. 볕 좋고 바람이 적당하여 소풍 보낸 마음을 미쳐 불러들이지 못한 탓이다. 손바닥 만한 숲을 바람을 마주보며 무작정 걷다 다다른 곳에서 숨을 멈춘다.


올려다보느라 시간을 잃었다. 기대는 마음을 품어주는 절묘한 어울림에 알 수 없는 느낌이 가슴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그러거나말거나 쭈구려 앉은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잊었다.


대나무 사이를 가르며 빰을 토닥거리는 빛의 다정함에 놀라 겨우 소풍간 마음을 불러들였다. 솔바람을 품은 마음은 그제서야 이곳이 어딘지를 둘러본다.


비로소 가을의 속내에 들어왔다는 것을 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