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소소 小素笑 - 진짜 나로 사는 기쁨
윤재윤 지음, 최원석 그림 / 나무생각 / 2019년 1월
평점 :
작게 본바탕대로 웃는
먼 길 돌고 돌아와 지천명知天命을 지나고 나니 곁에 두어야할 것과 거리를 둬야할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듯도 하다. 쌓인 시간이 가져다준 선물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 선물을 공짜로 얻은 게 아니다. 쌓인 시간만큼의 부침과 우여곡절을 겪고 난 후 비로소 받을 수 있는 선물인 셈이니 받아 안은 무게 또한 가볍지 않다. 그 선물의 핵심 내용은 '진짜 나로 사는 기쁨'이 무엇인지 짐작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재윤의 ‘우는 사람과 함께 울라’ 이후 두 번째 책 ‘소소소 小素笑’는 그런 의미에서 친근감이 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30년 법복을 벗고 변호인이 된 저자가 ‘나라는 존재’와 ‘우리의 삶’에 대한 깊어진 사유를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독자와 나누고 싶어하는 이야기의 기본적 시각을 머리말에서 밝힌 책 제목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소소 小素笑는 조심스럽게 마음먹고 행하라는 의미의 소 小, 생긴 대로 본바탕대로 꾸미지 않은 마음가짐과 태도를 담고 있는 소 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인 웃는 마음을 갖추고자 하는 의미의 소 笑를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것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진짜로 살아가기’를 시작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만나는 이웃과 세상의 이야기를 펼친다. 나이 들고 세상을 한발 물러서서 관조할 수 있는 나이에 들어선 이가 사람과 세상을 바라볼 때 갖을 수 있는 다소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는 마음들이다. 그러기에 이야기 속에는 따스한 온기가 흐른다. 그 속에서 찾은 진리와도 같은 ‘진짜 나로 사는 기쁨’에 관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여기에 더하여 어린 시절 추억을 고스란히 소환하고 있는 최원석 화백의 ‘따뜻하고 정감 어린 그림’이 함께 있어 이야기가 담은 정서와 잘 어우러진다.
작게, 본바탕대로 웃는 소소소, 바람이 아주 부드럽게 부는 모양처럼 순하여 더 귀한 마음이다. 이 책을 통해 기온이 차가워지는 시절에 책장으로 넘기며 얻은 온기로 무사히 건너갈 힘을 얻는 소중한 기회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