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읽는_하루

산책

바로 그자리
그곳에 그대가 있지요

나, 세상의 버려진 귀퉁이
모난 돌맹이되어 굴러다닐때
사람의 불빛이 한없이
쓸쓸해질때
저녁 안개처럼 다가와 내 손을
슬며시 잡지요

비가 오면 비의 아름다움으로
눈이 오면 눈 내리는 날의 순결함으로
꽃핀 날의 눈부심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내게 주고는

바람부는 거리에서 숨을 멈추고
우리함께 날아올랐지

바로 그자리 그곳에
햇빛 드는 우듬지로 남아
그대는 서고 나는 앉아서

오늘은
눈시린 푸른 하늘을 마냥 바라보지요
아낌없이 비어버린 그 속내를
들여다 보지요

*최춘희의 시 '산책'이다. 볕ㆍ바람ㆍ온도ㆍ습도?. 모든 것이 적당하여 어느 곳을 걸어도 좋을 때가 지금 이 가을이다. 느릿느릿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일, 그 중심에 내가 있고 그대가 있다.

'시 읽는 하루'는 전남 곡성의 작은 마을 안에 있는 찻집 #또가원 에 놓인 칠판에 매주 수요일 올려집니다.

#곡성 #곡성카페 #수놓는_농가찻집 #핸드드립커피#곡성여행 #섬진강 #기차마을 #나무물고기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리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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