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쏟아지던 비가 그쳤다. 여전히 답답한 하늘이지만 박무를 뚫고 나오는 볕이 반갑다. 비가 오거나 그친 후 고인 물을 습관적으로 찾아본다. 잠깐이지만 물이 품는 세상과 함께하기 위함이다.

현玄. 
"검다ㆍ적흑색ㆍ하늘빛ㆍ아득히 멂" 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 더 넓고 깊은 무엇을 공유하는 색이라고 이해한다. 단어가 뜻하는 의미는 사뭇 넓고 깊다.

제주 현무암 위에 생명의 세상이 펼쳐진다. 시선의 높이에 따라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마음에 틈을 가진 이들의 넓고 깊은 창의 다른 표현이다. 보이는대로 담는다지만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것만 볼 뿐이다.

현玄, 검지만 탁하지 않음이 진흙 속에서 피는 연꽃과 다르지 않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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