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미꽃'
큰길을 두고 산길로 접어들어 집으로 하교하던 길 중간 쯤에 쉬던 곳이 있었다. 볕이 잘 드는 곳에 자리잡은 크지 않은 무덤엔 제비꽃과 함께 할미꽃이 지천이었다. 올 봄 옛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곳에서 그 할미꽃을 보았다.


요즘은 꽃을 보기 위해 자주 찾는 곳이 무덤이다. 양지바른 곳에 있는 무덤가엔 볕을 좋아하는 식물들이 더불어 살고 있다. 할미꽃도 마찬가지인데 이곳에선 좀처럼 볼 수가 없다.


검붉은 꽃에 하얀 털이 보송보송하게 난 할미꽃을 보고 있자면 유독 손주 사랑이 각별했던 할머니를 생각하게 된다. 내 뜰에도 마음씨 고운 이가 나눔해준 할미꽃이 잘 자라고 있다.


먼 길가서 무리지어 핀 할미꽃을 만났다. 추억을 고스란히 되살리기에 충분한 모습에 이리저리 눈맞춤하느라 발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 흔하기에 무심히 봤던 꽃들이 이제는 볼 수 없어 귀하게 대접받는다. 곁을 떠난 사람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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