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는 모란송가牡丹頌歌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의 일부다. 도대체 모란이 뭐라고 묘목을 사다 심기를 그토록 반복하는 것일까.
올해 새로 심은 백모란만 해도 10여 그루다. 5년 만에 첫 꽃으로 슬프도록 붉은색의 모란 두송이를 피웠던 나무는 잎만 무성하고, 지난해 첫 꽃을 피웠던 순백의 숭고한 백모란 다섯 송이로 늘었다.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을 심고 가꾸며 꽃을 피울 봄날을 기다리는 심정이 이 말 말고는 무엇으로 다할 수 있을까. 남은 다섯 날 만이 그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긴긴 삼백 예순 날을 기꺼이 기다린다.
어찌 모란뿐이겠는가. 앞으로 몇 번 더 모란이 피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매 해 새 봄이라 부르며 맞이할 숭고한 시간을 그 누구도 장담 못하기에 이 모란이 피는 봄날이 눈부시도록 찬란한 나의 봄이다.
날마다 화양연화花樣年華를 읊조리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숭고하게 피어올라 처절하게 지고마는 모란이다.
다시,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