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괴불나무'
몇해를 두고 볼 수 있기를 바라던 나무다. 나는 남쪽에 있고 나무는 북쪽에 있어 닿기에 시간과 공간의 차이가 제법 커 보였다. 마음에 품은 것은 그때가 언제가 되었던 오게 마련인 모양이다.


아직 냉기가 가시지 않은 숲에 잎이 나오기도 전에 가지 끝에 간신히 매달려 절정을 드러낸다. 혼자라면 민망해질 수도 있기에 쌍둥이처럼 닮은 벗을 동반하고 기어이 붉은 속내를 드러낸다. 아무 데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나무는 아니라지만 그보다는 독특한 꽃으로 만나고 나면 반드시 기억되는 나무다.


꽃 만큼 붉은 열매도 한몫한다. 푸르름이 한창인 여름에 싱싱한 잎사귀 사이의 곳곳에서 콩알만 한 크기의 열매가 쌍으로 마주보며 열린다.


이른 봄에 노란빛이 도는 흰색의 꽃이 피는 남쪽의 길마가지나무와 더불어 꽃 색깔의 대비로 주목받는 나무이기도 하다. 먼 길 나들이에서 올해 처음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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