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바위틈에 자리를 잡았다. 혼자 서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시간의 무게를 이겨내는 동안 터를 닦았다. 키를 키우는 동안 넓어진 품만큼 뿌리를 내려 내일을 준비한다.
나무둥치, 그 그늘에 몸을 숨긴 생명이 어디 한둘일까. 키큰 나무가 새 잎을 내기 전에 틈을 열어 생명의 순환을 시작한다.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본다.
공존은 서로를 독립적인 존재로 인정하는 것을 전재로 할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기꺼이 영역을 내어주지만 내어준 영역이 나를 억압할 땐 내어준 영역은 과감하게 회수한다. 부분을 제거해 몸통을 살려가는 나무는 품의 넓이 만큼을 다른 생명을 품는다.
봄을 맞이하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나무를 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