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핀 섬진강의 매화로 시작한 탐매행이다. 포근한 날이 이어지니 마음이 더 바빠진다. 꽃 피었다는 소식이 기쁜 것은 꽃 보는 자리에 함께할 벗들이 있기 때문이다. 주목하는 것은 '친교의 매화'다. 꽃 피니 벗부터 생각나고 그 향기를 나누고 싶어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매화 가지를 꺾다가 마침 인편을 만났소.
한 다발 묶어 그대에게 보내오.
강남에서는 가진 것이 없어,
가지에 봄을 실어 보내오.


折梅逢驛使
寄興嶺頭人
江南無所有
聊贈一枝春


*육개陸凱와 범엽范曄이 꽃 한 가지를 통해 나눈 우정이 매향梅香처럼 고매하다. 육개는 멀고도 먼 강남에서 매화 한 다발을 친구에게 보냈다고 한다. 그 꽃이 가는 도중 시든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범엽이 꽃을 받을 때쯤이면 이미 여름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이사 온 해 모월당 뜰에 홍매의 꽃봉우리가 부풀어 올랐다. 유독 짙은붉은색으로 피는 매화라 모월흑매慕月黑梅라 이름 지었다. 매화나무를 심은 까닭이 육개와 범엽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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