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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탈한 오늘
문지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날마다 특별한 오늘을 산다
매일 똑같은 날의 반복이라고 푸념한다. 늘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는 이들에겐 이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단조롭고 무의미하다’는 이 이미지는 무엇으로부터 시작되었을까.
곡절曲折을 겪고 난 후의 대부분 사람들의 마음 상태는 '일상'에 대해 필경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아무 일 없다는 듯 곁에 머물러 있는 오늘이 언젠가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할 일상이라는 것’으로 그 일상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이는 몸이나 마음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곡절은 사람마다 다르며 통과하는 시간이나 과정도 다르기 마련이다. 이런 차이가에고 불구하고 한번 곡절을 겪고 난 후는 분명 달라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조금은 특별한 시간을 살아왔기에 무탈한 오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 문지안의 ‘무탈한 오늘’ 역시 그 곡절이 가져다 준 결과라 여겨진다. 가구 공방 애프터문을 운영하며, 여섯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그 ‘무탈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그의 소소한 일상을 엿보며 행복한 나날을 이어가는 근거를 찾아본다.
이 책에 드러난 문지안이 누리는 무탈한 일상의 한 축에는 ‘여섯 마리의 개와 다섯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이 생명들과 만나게 된 인연이나 함께하는 동안 있었던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지금 현재의 모습까지 자잘한 이야기들이 따스하게 펼쳐진다. 개와 고양이 그리고 이들을 돌보며 형성된 이 특별한 관계가 만들어 내는 일상에 누리는 행복이다.
‘무탈한 하루’의 다른 한 축은 그런 일상의 의미를 아주 특별하게 의미부여하며 가꾸고 누려가는 이야기들이다. “어떤 하루도 어제와 같지 않음을, 어떤 내일도 오늘과 같지 않을 것을 알기에 무탈한 오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 그 안에 있다.
‘무탈한 하루’가 담고 있는 구체적인 모습과 내용을 다르지만 ‘무탈한 하루’가 전하는 온도는 나의 경험으로도 충분하게 공감할 수 있다. 자동차로 10여분 달리면 끝나는 지극히 짧은 거리를 왕복하며 느끼고 누리는 그것과 다른지 않다. 무엇하나 달라질 만한 개연성이 적은 거리와시간이지만 그 속에서 찾아내고 주목했던 사소한 것들의 무게는 평범한 하루를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주목한 것의 중심에 ‘오늘’이 있다. 내가 살아온 어제의 합이며 살아갈 내일의 근거가 될 오늘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오늘에 충실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과 일상을 살아가는 태도에 따라‘무탈한 오늘’이 전해주는 온도는 달라진다. 오늘에 주목하고 그 오늘을 충실하게 사는 것이 무탈한 오늘이 담보한 행복의 열쇠다.
따스함이 넘치는 사진과 일상을 다독여주는 문장으로 어제 떠난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던 ‘오늘’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