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게 내려와 산 허리에 머물던 가을이 마을 앞 느티나무에 앉았다. 안개 속에서도 드러낸 속내가 홀로선 나무의 존재를 확인해 준다. 황금빛으로 여문 벼와 그 벼를 닮아 노랗게 물든 나무가 서로를 보듬고 있다. 곧 떠나보낼 벼들과 작별의 시간은 길지 않다.남도의 가을이 느티나무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