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 기어이 차를 세우고 다리 위에 섰다. 이 노을을 어찌 외면 하랴. 놓치지 않고 해질무렵 강가에 서서 지는 노을을 볼 일이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이 풍경 앞에 서서 정희성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나는 돌아갈 뿐이다."라고 하지만 절망이 아니다. 떠오를 달이 있어 나머지 밤은 다시 내일을 살아갈 희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쭈그려 앉아 피울 담배 대신, 강물을 붉게 물드리이며 그 강물 속으로 사라지는 노을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할까.

강물 속으로 걸어가는 마음을 두고 집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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