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가까운 미술관 나들이가 전부인 하루가 지극히 단순하게 지난다. 명절 연휴가 주는 넉넉함을 누리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가을볕이 너무 좋아
가만히 나를 말린다.
*박노해 시인의 시 '가을볕'의 일부다. 고추도 말리고 빨래도 말리는 그 볕에 "내 슬픔을/상처난 욕망을//투명하게 드러나는/살아온 날들을" 말린다는 시인의 마음을 알듯도 하다.
하루를 건너 온 볕이 뜰을 다 채우고 느긋하게 창문을 넘는다. 깊숙히 들어온 빛으로 그림자가 그리는 풍경이 여유롭다. 볕이 아까워 뜰을 괜히 서성거리다 볕이 그린 그림에 잡혔다.
까실한 볕이 참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