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숲이다. 짙어지는 녹음 속으로 아직은 부드러운 햇살이 만나 꽃으로 피어난다. 잎과 햇살 사이를 부지런한 바람이 길을 터주고 있다. 숲이 주는 다독거림으로 옮긴 발걸음이 한없이 느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노각나무 수피를 만지다 올라다본 잎이 수줍어 보이는 것이 아직은 덜 여물었다. 잎만큼 수줍은 하얀꽃을 기다리며 쓰다듬는 손길에 은은한 꽃향이 머문다.
적당한 그늘에 아무 곳이나 주저앉아도 좋다. 그렇게 멈춘 걸음에 나뭇잎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을 가슴에 품어 그 싱그러움을 채워둔다.
마주본 빛이 나뭇잎을 통과하는 동안 나도 빛으로 빛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