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순공주 - 조선이 버리고 청나라가 외면한
설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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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느냐

'조선이 버리고 청나라가 외면한수식어가 주는 아픔에 앞서 '의순공주'가 어떤 인물인지가 궁금하다역사 속의 기록된 문헌을 찾아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행간을 읽어내는 스토리텔링의 탁월한 묘미를 보여주는 작가 설흔을 통해 만난다.

 

"의순공주(義順公主, 1635~1662)는 조선 효종의 양녀이다종친 금림군 이개윤의 딸로 본명은 이애숙(李愛淑)이다순치제의 섭정왕이자 계부였던 도르곤의 계실 대복진이다. 1650년 12월 31일에 도르곤이 사망하여 도르곤의 조카이자 부하 장수였던 친왕 보로에게 재가하였지만 보로 또한 1652년 2월에 사망하여 홀로 지내다가, 1656년 4월에 청 연경에 봉명사신으로 온 아버지 금림군이 순치제에게 요청하여 그녀를 다시 조선으로 데려왔다. 1662년 8월에 사망하여 경기도 양주군 양주면 금오리에 안장되었다."

 

-'의순공주'에 대한 위키백과의 설명이다. "종친의 딸에서 조선의 공주중국 황실의 부인그리고 화냥년이 되기까지조선시대 비극의 역사가 담긴 의순공주의 일생"을 담았다여전히 역사 속 의순공주 보다는 작가 설흔이 펼쳐갈 시각과 문장에 담긴 이야기에 대한 강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병자호란 이후청나라는 조선에게 왕의 누이나 딸혹은 왕의 근족(近族)이나 대신의 딸 가운데” 참한 여자를 청황실에 시집보내라고 요구한다오랑캐 나라에 딸을 보낼 수 없다고 여긴 효종은 이내 금림군 이개윤의 딸 애숙을 양녀로 삼아 의순공주라고 작위를 내리고 진짜 공주를 대신해 시집보낸다.

 

삼전도 굴욕의 여파일지도 모른다북벌을 이야기하지만 뜻은 없어 보이는 북방정책과 국내정치의 혼란 속에서 국왕과 근족대신에 이르기까지 지켜야할 명분과 실리를 두고 치른 한바탕 소동의 결과가 의순공주로 나타났다.

 

역사적 팩트를 실마리로 국제 관계국내 정치정세 속 세력이나 개인들의 역학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전개방식이 독특하다이야기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 가는 듯 싶지만 늘상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듯 풀어가는 이야기의 전개방식에서 설흔의 작가적 상상력을 다시 한 번 확인 한다.

 

조선시대 왕과 근족으로 대표되는 조선 남자들의 비겁함과 유교의 도리라고 불리는 덕목들의 부조리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라고 읽히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바가 없지는 않으나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에서 보여주는 희극적 요소가 오히려 아픔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왜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왔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유교적 도리를 강조하나 그것이 지향하는 바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되묻고 있다그 질문에 이 이야기의 출발점이었던 유민주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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