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내리는 비에 꽃잎은 다 녹아내린다. 저절로 지는 것이야 다른 도리 없다지만 억지로 떨어지는 꽃잎을 보는 마음에 과한 봄비가 야속하다.
꽃잎이야 그러든지말든지 유독 살판 난 것은 습기를 좋아하는 고사리를 선두로한 양치식물과 이끼가 포함된 선태식물이다. 비가 준 풍부한 습기를 품고 나날이 세력을 확장하는 중이다.
미세먼지로 답답했던 공기가 비로 깨끗해지는 것을 바라면서도 볕 좋은 봄날의 초록빛을 기다리는 마음이 왔다갔다 한다. 비가 전해주는 싱그러움과 개운함이 좋고, 볕이 주는 온기와 맑음이 좋다. 어느하나 빠져서는 봄이 아닌 것이다. 잎을 펼치기 시작한 감나무 잎과 이제 막 올라온 소나무 새순이 마알갛다.
이 비가 전하는 기운을 품어 나도 봄으로 영글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