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가까이 바짝 엎드려 자리잡고 피어나지만 가슴에 품은 꿈은 하늘을 넘어서고도 남는다. 이른 봄 서둘러 싹을 내고 꽃을 피우는 가녀린 풀꽃들의 세상에 꽃보고자 하는 이가 덩달아 낮아진 몸과 마음으로 만나는 자리가 있다.


이름 모르는 새싹에게


이제 매운바람 다 가시고
갯버드나무에 보얗게 보얗게 꽃 피었으니
어디론가 가야겠구나
남쪽 하늘을 바라보며.


옥양목 두루마기 한벌
쌍그렇게 지어 입고
정처 없이 떠나야겠구나
휘파람을 불면서.


*민영의 시다. 눈밭에서 부터 나뭇가지에 꽃망울 터지는 지금까지 밖으로 떠돌던 마음을 어쩌면 이리도 잘 담았을까.


이때 쯤이면 유독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붉고 푸르게 연약한 모습으로 세상 구경 나오는 새싹들이다. 생명의 생동하는 기운인 봄빛을 대표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없이 연약해보이지만 그 속에 당당함을 가득 채운 빛과 색이다.


봄, 그 중심에 새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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