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 게임 - 생명의 인형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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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로 치부하기에는 묵직한 주제이다. 현실에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황당한 이야기가 아닌 미래 어느날 다가올 일 같아 읽는 내내 복잡하면서 두려운 심정이었다. 복제인간의 존엄, 인간인가? 단순한 실험체인가? 나와 똑같은 복제유전자가 나보다 더 뛰어나다면 ? 이라는 여러가지 생각들로 읽어갈수록 복잡하고 심오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밀도 있게 그렸다. 또한 과학적 윤리, 생명, 존엄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더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작품이었다. 


어느날 베테랑 형사 가와무라 집근처를 지나가다 살인사건 현장을 보게 된다. 어떤 남자 자신의 집에 숨진채 발견되었고 그 지역경찰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이상한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들이닥치면 자신들의 일이라고 경찰들은 손들 떼라고 말한다. 며칠 후 그남자들은 후생노동성 조직에 돌스라는 단체 소속이며 그들의 임무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를 수상히 여긴 가와무라는 계속 그 사건을 파헤치려던 하던 중 , 사이버 범죄 수사관 류세이와 합동 수사를 하던 돌스 조직과 맞딱드리게 된다. 


첫번째 돌스는 28년 전에 만들어졌다. 

두번째 돌스는 인형, 그게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인형을 지키기 위한 조직이다.

세번째 인형은 일곱개다 . 

페이지 87 


돌스 조직의 수장 아사히나 마사루와 만나게 되고 그에게 복제인간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일본의 교수가 복제양 돌리보다 먼저 1990년에 복제 인간 일곱명을 만들었고 그 일곱명을 감시하는 조직이라는 말을 듣는다. 사망한 노즈에는 첫번째 클론이었는데 누군가 나타나 죽였다고 하면서 아무래도 자신들은 감시하는 조직이라 살인사건에 손댈수 없으니 가와무라와 류세이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사건을 의뢰한다. 그리고 두번째 클론 또한 자신의 집에서 가슴에 칼이 꽂힌 채 발견된다. 돌스의 감시망을 뚫은 범인 정체는 누구인가? 자신의 죽인 사람들이 복제 인간임을 아는 자인가? 아님 단순 살인사건인가? 

그리고 며칠 후 같이 감시하던 세번째 클론이 파친코 화장실에 또 살인을 당한다. 


세번째 이어 일어난 연쇄살인 사건에 돌스 조직은 가와무라와 류세이에게 실망하고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사면초가에 몰린 가와무라는 같이 현장에 있었던 세번째 클론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며 ,돌스 몰래 복제인간을 만든 교수를 탐문하게 되고 거기서 의외의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또한 네번째 클론을 감시하던 중 갑작스럽게 중간에 그의 행적을 놓치게 되지만 류세이의 팀 사이버 범죄 수사단 팀의 도움으로 소재를 파악하고 그를 쫓던 중 예상치 못한 인물을 만나면서 사건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 


복제인간연쇄살인 이라는 독특한 소재도 좋았지만 그것을 풀어가는 베테랑형사와 현장과는 거리가 먼 인터넷수사대 류세이의 조합도 좋았고 , 베테랑 형사를 쫓아 점점 성장해가는 초짜 형사 류세이 변화도 읽는 재미를 더했다. 또한 일곱명의 복제인간을 인형이라 칭하며 어릴적부터 감시당하는 복제인간의 삶에 대한 묘사도 슬프면서도 어디까지 감시하고 조정해야하나? 그렇다고 그냥 보통사람처럼 살아가게 해도 될까? 라는 이중적 마음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요코제키 다이의 특기인 주요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사건전개에 따라 적절히 배치하면서 소설의 주제안에 담긴 여러가지 생각들을 독자로부터 고민하게 만드는 탁월함이 있는 것 같다.

사건을 따라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살인사건의 완전히 다른 전개로 펼쳐지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으로 또 한번 기겁하게 만들면서 끝을 맺는다.  시간 순삭의 묘미, 반전의 묘미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 어려운 주제속에 담긴 슬픈 서사와 정서도 놓치지 않는 요코제키 다이의 다음도 너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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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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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비는 오늘도 52층 꼭대기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한 남자를 설득해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애비는 인질협상가 이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 납치, 인질강도 사건등 다양한 사건에 투입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역할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이든이라는 여자로부터 아들이 납치 되었다며 도와달라고 전화가 온다. 애비는 자신은 인질협상가이니 그런 것은 경찰에 신고하라고 하지만 이든은 계속 그녀가 맡아 달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녀의 옛이름 “ 아비가일”을 부른다.

사실 이든과 애비는 사이비종교집단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그것으로 인해 서로 연락을 끊고 살았다.

어릴적 애비는 사이비 종교 안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가끔 악몽과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데 아마 그것이 그녀를 인질협상가가 된 계기 일 수도 있다.


애비는 이든의 여덟살 아들 네이선이 하교 길에 납치 되었고, 납치범으로 500만 달러를 요구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애비는 이든에게 납치범의 목소리, 말투등을 조사하고 납치범을 상대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로 한다. 한편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 납치범을 찾기 위한 이든의 과거를 조사하던 중 그녀가 어릴적 사이비 종교 집단을 나와서 성인이 되어서 다시 남편과 함께 또다른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 공동생활을 하다 도망쳐 나온 것을 알게 된다. 


어릴적 사이비종교 집단의 실체를 마주했다고 생각했던 애비는 이든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하지만 애비의 기억과 이든의 기억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현실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이든은 사이비종교집단의 안식에 또다시 자신을 맡기는 실수를 범한 것을 알게 된다. 


네이선 납치범의 전화를 받은 이든은 통화 중 애비의 가르침대로 따르지 않고 실수를 하고 그것을 옆에 지켜보던 딸 가브리엘이 대신 받아 납치범들과 통화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날 가브리엘이 자신의 sns에 동생의 납치 소식을 올리면서 기행을 저지른다. 곧이어 가브리엘 동생 돕기 모금 운동이 sns 에서 시작되고 희한하게 가브리엘의 sns인기가 더 높아지고 모금액도 가속도가 붙어 500만 달러 현실이 멀지 않게 된다. 

경찰과 애비는 아연실색하지만, 곧 애비는 가브리엘의 선택이 납치범들이 바라던 일이라면 경찰과 가브리엘 , 이든을 설득하고 협력하도록 지시한다. 또한 이든이 속해있던 사이비종교 집단 인원 가운데 네이선이 납치되기 전부터 집주위를 어슬렁거렸다던 목격자도 나오게 되면서 점점 납치범이 사이비 종교 집단의 소행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고속도로 또다른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나오고 그 차 안에서 네이선의 신발과 혈흔이 발견된다. 시간이 갈수록 납치범의 단서도 잡지 못한채 네이선의 행방의 묘연해지고 이든의 행동, 누나 가브리엘의 행동 또한 석연치 않는데 … , 사이비 종교 집단의 납치인가? 아님 sns 인기를 얻기위한 누나 가브리엘과 이든의 합작품인가? 점점 사건의 향방은 종잡을 수 없게 된다. 


사이비종교집단에서 보낸 어린시절을 가진 인질 협상 전문가 애비는 두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역할을 한다. 형사가 아닌 인질협상가 풀어가나는 납치와 연쇄살인사건 그리고 사이비종교에 빠진 사람들의 심리까지 잘 묘사하고 있다. 자신이 사이비 종교 집단의 피해자이면서 그 사건에 뛰어들어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부분이 이 소설의 매력적 부분이다. 

여형사의 강인함보다 인질협상가로서 가지는 사람의 내면과 자신의 내면을 파악해서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 맘에 든다.  또한 현실에서 다루어지는 sns중독과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동, 점점 다양한 형식으로 발전 되고 만들어지는 사이비종교집단화와 방식들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그동안 사이비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애비는 말한다. 잘나고 못나고 ,똑똑하고 어리석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사람이 가진 가장 약한 약점 하나만 파고 들면 아주 쉽게 그 세계에 올인할 수 있음을 사이비종교 집단에 들어가는 과정을 소설안에 잘 묘사되어 있다. 


사이비 종교의 성립 조건은 그저 어떤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하는, 무척 신실한 추종이었다.

그 대상은 때로는 종교적 믿음일 수도, 때로는 어떤 한 사람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물론 때로는 식단일 수도 있었다. 

페이지 33 


이책의 제목 “따르는 사람들”이라 묘사하는 것처럼 요즘은 보이지 인터넷안에서 종교처럼 따르는 사람들이 생기고 그것을 집단화해서 좋은 방향이 될수도 있지만 때론 잘못된 정보로 마녀사냥으로 몰고가는 것도 많이 볼수 있다. 아마 무엇인가를 따르는 사람들 안에 나는 전혀 아닌데 라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애비의 이야기를 통해 말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사이비라는 것은 진실이 아닌 거짓인데 

현시대의 진실이라는 것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를 가릴 수 있는 눈을 내가 가지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책의 마지막 반전도 아마 그런의도가 품어져 있는것 같다. 인질협상가 애비가 그려가는 거짓에 가려진 진실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여정이 계속 되어서 시리즈가 이어지길 바래본다. 



사이비 집단 일원들은 믿을 수 없을만큼 뛰어난 거짓말쟁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말한 모든 것을믿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스스로 알아도, 더 높은 선을 위한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거짓말은 어떻게 보면 진실이 된다. 

페이지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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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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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집단 일원들은 믿을 수 없을만큼 뛰어난 거짓말쟁이다왜냐하면 자신이 말한 모든 것을믿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게 거짓말이라는 걸스스로 알아도, 더 높은 선을 위한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거짓만은어떻게 보면 진실이 된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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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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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인문학의 반목이 인류에게 가하는 위기에 대하여 저자는 이 두학문의 협업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 두 학문의 지성인들을 대담을 엮었다고 한다.

그런가 ? 나 같은 일반인은 그런 심각성을 사실 잘 모른다. 그만큼 두 학문은 우리에게 실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에 속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성들이 말하는 주제들을 읽다보면 “ 어라 생각보다 멀지 않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과학의 편견과 인문학의 지루함을 깨우는 주제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다.


또한 8가지 주제들속에 우리가 매번 걱정하고 있는 세계관들이 세세하고 다양한 각도로 이야기되어져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과학의 역사, 인문학의 역사 그리고 철학의 역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다.

내가 가장 관심있고 재미있었던 부분은 2장- 실재의 본질과   3장 지능의 미래 - 인간 , 기계 ,외계 생명체 에 대한 천문학자와 철학자의 대화 부분이었다.


2장 실재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중에서 뇌에서 일어나는 것 중에서 과학의 논리로 펼치수 없는 것들 , 사랑, 마음 , 떨림 등등의 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다룬다.

 불교학자와 이론 물리학자의 대담 인데 , 정말 재미있으면서 근본적인 실재라는 것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이었다. 


어떻게 의식과 같이 놀라운 것이 자극에 반응을 일으키는 신경 조직의 결과로 생길 수 있는지는 알라딘이 램프를 비빌 때 지니가 나타나는 일만큼이나 불가능하다.  페이지 154 토머스 헉슬리 



3장에서는 어릴적 혹성탈출을 보면서 두려워했던 고릴라가 인간을 지배하는 이야기가 이제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뀌어가고 현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인공지능 개발을 계속 연구해야 하는가 ? 하지말아야 하는가? 또는 어디까지 발전시켜야 하는가? 등등에 많은 논란이 있다.  이 장에서는 논란의 옳고 그름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외의 생명체에 대한 인식부터 시작해서 우리 인간및 포유동물이 가지는 세포의 특이성들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그렇게 우리는 특별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서로를 죽이는 (프랑켄슈타인)보다 더 끔찍한 괴물인 존재일 수 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런 인간이 만드는 인공지능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인간 보다 더 뛰어난 존재 그 안에 담겨진 도덕적 논리와 인간적 함양, 인간처럼 외부와 내부의 환경을 동시에 적용하는 학습이 가능하냐는 결국 그것을 만드는 인간의 본성에 달려있음을 말한다.

그러므로 어쩌면 과학에 뛰어난 기술, 지능의 미래에 꼭 담아야 할것은 인문학적 소양임을 잊지 않는 것일것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뇌의 수많은 뉴런들의 역할등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막연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는 요소이다. 


그외에도 과학과 종교 , 시간, 그리고 트랜스 휴머니즘 -인간과 기계의 결합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가지 현상들, 지구환경의 위기 , 그리고 마지막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다다른다. 


호모사피엔스가 점점 성장 발전하면서 지구위기를 가하는 암적인 존재로 역사에 기록될것인가 ? 아니면 테라 사피엔스 - 자신의 활동을 지구의 자연주기와 우아하게 통합하는 방법을 배운 종이 될것인가? 라는 자조적 물음에 다다른다. 테라사피엔스의 길의 첫번째로 우리스스로 이런 많은 대화를 하고 그것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이런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돌릴수 있도록 인문학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를 맺는다. 


인문학자들은 능수능란한 이야기꾼들입니다. 그들은 소설과 예술적 창의성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정의인지, 왜 인간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이야기합니다. 이 새로운 내러티블를 창조하려면 (과학과 인문학)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지 396 인간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과학과 인문학의 협업, 그것은 단순히 지성함량이 아닌 우리 미래의 생존에 달린 도덕적 기술적 문제임을 자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과학은 깊은 진실이 담긴 다른 모든 심오한 이야기라는 구절처럼 이 책에 담긴 과학을 이야기하는 인문학의 모습처럼 , 우리 미래의 심오한 과학적 인문학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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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코코 샤넬 - 코코 샤넬 전기의 결정판
앙리 지델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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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청담동며느리룩, 마릴린먼로NO .5 , 트위드쟈켓 등등 수많은 수식어로 이루어진 샤넬 .

이 많은 수식어뒤에 정작 코코 샤넬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샤넬 입을 수 있느냐 , 아니냐가 더 중요한 세상의 가치관에서 코코 샤넬에 대해 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코코샤넬의 영화를 잠깐 봤던 적이 있었는데 뚜렸하게 어린시절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 그닥 와닿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 책은 오랜 자료조사와 방대한 고증등등을 통해 그녀가 감추고 싶었던 어린시절과 코코 샤넬애칭이 만들어진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사랑과 일을 촘촘하게 그려냈다. 

코코 샤넬이 살아생전 자신의 회고록을 펴내면서 어린시절 수녀원에서 자랐고 술집등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생활했던 그시절을 감추려고 했던 이야기를 통해서 누구보다 당당했던 그녀가 아주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여성의 인권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던 시절, 엄마의 죽음이후 자신들을 짐짝취급하며 수녀원에 버리고 자취를 감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생계를 위해 노래를 했지만 그것마저도 즐겨했던 그녀의 청춘기, 그리고 사귀는 남성들을 도움을 받아 의상실을 시작하면서 성공하게 된 계기를 보면서 지금 이렇게 유명해진 그 밑바닥에 고아소녀의 두려움을 통해서 그리고 평생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고 홀로 삶을 이어왔던 강인함이 샤넬이라는 이름을 꽃피웠음을 알게 된다.


현재는 가장 여성스러운 옷으로 통하던 그시대에 오히려 가장 여성스럽지않은 밋밋함의 대명사로 불리웠던 샤넬의 옷이라는 것이 아니러니하다. 


마른몸매에짧게자른까만머리, 

눈이부실정도로강렬한눈빛, 

예측할수없이튀어나오는

신랄한말투와재치



그시대의 여성과는 다른 샤넬이라서 오히려 그녀가 만들어내는 옷이 더욱 특별해보였던 것은 아닐까? 

수긍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은 그 시절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일화, 셈이란 풍자화가가 (진짜멋쟁이와 가짜 멋쟁이)라는 삽화를 그리면서 그당시 샤넬이 사귀고 있던 폴로 선수 아서카펠의 몸에 안겨 샤넬의 대명사였던 모자박스를 손에 든채 매달려가는 모습을 그려놓았다. 이작품은 젊은 의상 디자이너를 세상에 알리는 한몫을 하기는 했지만 , 그녀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상황에 자신에게 긍정적인 면을 살피고 , 풍자화가 셈을 칭찬하며 잘 지냈다고 한다. 



특히 그녀가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은 전쟁세대이며 그 시기에도 패션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에 1차대전과 2차대전의 다른 양상이 생생그려져있다.

1차대전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던 프랑스는 전쟁시기에 오히려 귀족층에게 패션이 더 중요한 화두였음을 보면서 약간 어이가 없었다. 그당시에 오히려 샤넬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더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차대전에는 파리가 독일에 점령되고 폭격당하면서 전쟁의 시기에 샤넬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 또한 한때 사겼던 독일장교로 인해 전쟁이 끝나고 프랑스에 있지 못하고 스위스로 떠나있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 달리 다른 의상디자이너들은  전쟁기간동안 직물산업을 통해 부를 챙겼다. 


전쟁이 계기가 되어 샤넬은 14년동안 메종 샤넬을 닫고 향수산업에서 나오는 돈으로 삶을 이어가던 중 일흔 한살에 다시 복귀를 하게 된다. 

내가 알던 샤넬은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유명했던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책을 통해 일흔한살의 복귀로 인해 현재의 샤넬이 있게 된 밑거름이 된것을 알게 되었다. 

젊음을 지나 노년의 나이 모든 것을 정리하는 나이라고 특히 요즘같은 백세시대도 아닌 1950년대에 일흔한살에 복귀를 꿈꾸고 이루어내고 성공했던 그녀의 이야기에 놀라움과 감동을 받았다. 


샤넬 하나 없고 샤넬 브랜드에 관심은 없지만 가격이 오를수록 오픈런이 되는 그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는. 코코 샤넬에 꺽이지 않는 용기, 도전, 요즘 우리세대들이 말하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느낀다.  


특히 샤넬 그녀도 책덕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절을 보면서 왠지 동질감이 들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어 이러면서 , 


수백 권에 이르는 책이 응접실의 벽면들을 채우고 있었다.

그녀가 책을 사는 것은 읽기 위해서이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가브리엘의 표현에 의하면 책들은 그녀의 “ 가장 좋은 친구들” 이었다. 

그녀에게 독서는 피난처였다. 아주 어릴 적부터 바렌의 다락방에서 얼마나 많은 소설을 탐독했던가 ? 

페이지 350 중에서 


이미지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늘 이미지로 편견을 만들게 됨을 느낀다. 여성미, 청담룩,등으로 폄하했던 것은 샤넬이 만든 이미지가 아닌 샤넬을 비하하는 사람이 만든 거짓 이미지임을 알면서 그것에 동조했던 것을, 샤넬의 브랜드안에는 그녀의 외로웠던 자신의 삶을 고독속에서 몸부치면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그래서 샤넬 백보다 (비싸니까) 샤넬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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