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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코코 샤넬 - 코코 샤넬 전기의 결정판
앙리 지델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4월
평점 :
명품, 청담동며느리룩, 마릴린먼로NO .5 , 트위드쟈켓 등등 수많은 수식어로 이루어진 샤넬 .
이 많은 수식어뒤에 정작 코코 샤넬에 대해서 궁금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샤넬 입을 수 있느냐 , 아니냐가 더 중요한 세상의 가치관에서 코코 샤넬에 대해 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코코샤넬의 영화를 잠깐 봤던 적이 있었는데 뚜렸하게 어린시절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 그닥 와닿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 책은 오랜 자료조사와 방대한 고증등등을 통해 그녀가 감추고 싶었던 어린시절과 코코 샤넬애칭이 만들어진 이야기와 함께 그녀의 사랑과 일을 촘촘하게 그려냈다.
코코 샤넬이 살아생전 자신의 회고록을 펴내면서 어린시절 수녀원에서 자랐고 술집등에서 노래를 부르며 가수생활했던 그시절을 감추려고 했던 이야기를 통해서 누구보다 당당했던 그녀가 아주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여성의 인권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했던 시절, 엄마의 죽음이후 자신들을 짐짝취급하며 수녀원에 버리고 자취를 감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 생계를 위해 노래를 했지만 그것마저도 즐겨했던 그녀의 청춘기, 그리고 사귀는 남성들을 도움을 받아 의상실을 시작하면서 성공하게 된 계기를 보면서 지금 이렇게 유명해진 그 밑바닥에 고아소녀의 두려움을 통해서 그리고 평생 사랑하는 사람과 연결되지 못하고 홀로 삶을 이어왔던 강인함이 샤넬이라는 이름을 꽃피웠음을 알게 된다.
현재는 가장 여성스러운 옷으로 통하던 그시대에 오히려 가장 여성스럽지않은 밋밋함의 대명사로 불리웠던 샤넬의 옷이라는 것이 아니러니하다.
마른몸매에짧게자른까만머리,
눈이부실정도로강렬한눈빛,
예측할수없이튀어나오는
신랄한말투와재치
그시대의 여성과는 다른 샤넬이라서 오히려 그녀가 만들어내는 옷이 더욱 특별해보였던 것은 아닐까?
수긍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쉽지 않은 그 시절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일화, 셈이란 풍자화가가 (진짜멋쟁이와 가짜 멋쟁이)라는 삽화를 그리면서 그당시 샤넬이 사귀고 있던 폴로 선수 아서카펠의 몸에 안겨 샤넬의 대명사였던 모자박스를 손에 든채 매달려가는 모습을 그려놓았다. 이작품은 젊은 의상 디자이너를 세상에 알리는 한몫을 하기는 했지만 , 그녀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상황에 자신에게 긍정적인 면을 살피고 , 풍자화가 셈을 칭찬하며 잘 지냈다고 한다.
특히 그녀가 1차대전과 2차대전을 겪은 전쟁세대이며 그 시기에도 패션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에 1차대전과 2차대전의 다른 양상이 생생그려져있다.
1차대전에는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던 프랑스는 전쟁시기에 오히려 귀족층에게 패션이 더 중요한 화두였음을 보면서 약간 어이가 없었다. 그당시에 오히려 샤넬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더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2차대전에는 파리가 독일에 점령되고 폭격당하면서 전쟁의 시기에 샤넬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고 또한 한때 사겼던 독일장교로 인해 전쟁이 끝나고 프랑스에 있지 못하고 스위스로 떠나있기도 한다. 하지만 그와 달리 다른 의상디자이너들은 전쟁기간동안 직물산업을 통해 부를 챙겼다.
전쟁이 계기가 되어 샤넬은 14년동안 메종 샤넬을 닫고 향수산업에서 나오는 돈으로 삶을 이어가던 중 일흔 한살에 다시 복귀를 하게 된다.
내가 알던 샤넬은 한번도 쉬지 않고 계속 유명했던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책을 통해 일흔한살의 복귀로 인해 현재의 샤넬이 있게 된 밑거름이 된것을 알게 되었다.
젊음을 지나 노년의 나이 모든 것을 정리하는 나이라고 특히 요즘같은 백세시대도 아닌 1950년대에 일흔한살에 복귀를 꿈꾸고 이루어내고 성공했던 그녀의 이야기에 놀라움과 감동을 받았다.
샤넬 하나 없고 샤넬 브랜드에 관심은 없지만 가격이 오를수록 오픈런이 되는 그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는. 코코 샤넬에 꺽이지 않는 용기, 도전, 요즘 우리세대들이 말하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라는 것을 느낀다.
특히 샤넬 그녀도 책덕후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구절을 보면서 왠지 동질감이 들었다.
책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어 이러면서 ,
수백 권에 이르는 책이 응접실의 벽면들을 채우고 있었다.
그녀가 책을 사는 것은 읽기 위해서이지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가브리엘의 표현에 의하면 책들은 그녀의 “ 가장 좋은 친구들” 이었다.
그녀에게 독서는 피난처였다. 아주 어릴 적부터 바렌의 다락방에서 얼마나 많은 소설을 탐독했던가 ?
페이지 350 중에서
이미지로 판단하면 안된다고 하지만 늘 이미지로 편견을 만들게 됨을 느낀다. 여성미, 청담룩,등으로 폄하했던 것은 샤넬이 만든 이미지가 아닌 샤넬을 비하하는 사람이 만든 거짓 이미지임을 알면서 그것에 동조했던 것을, 샤넬의 브랜드안에는 그녀의 외로웠던 자신의 삶을 고독속에서 몸부치면서 이루어낸 성과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느낀다. 그래서 샤넬 백보다 (비싸니까) 샤넬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