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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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수의 죽음과 박정희의 죽음은 죽었다는 사실 이외에 아무 관련이 없다. 마동수의 생애에 특기할 만한 것은 없다.

페이지 8

 

그렇다 . 이야기는 특기할 만한 것이 없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일제시대에서 1980년 민주항쟁의 시대에 살았던 2세대의 이야기인데 그시대의 삶을 살았던 평범한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이야기이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시대 소재이다. 그러나 김훈작가의 책의 주인공들은 영웅이 아니다.

때론 찌질하고 모욕적인 경우도 당하고 비겁하기도 한 삶을 살아낸 자들이 주인공이다.

바로 우리가 주인공이다. 독립운동가, 민주열사들 곁에서 비루한 삶을 살아야 했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혹은 엄마 아빠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버지 마동수에서 아들 마장세, 마차세 그리고 어머니 이도순

그들은 가족이다. 가족인데 때론 가족이 굴레고 고통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이들을 통해 보여준다.

아버지 마동수의 삶을 통해 일제시대에 평범했던 청년이 만주로 가야했던 시대상황, 6.25을 겪으면서 전쟁의 끔직함보다는 먹고 살아야했던 생존의 처절함을 보여준다.

 

어머니 이도순, 여자로서의 행복따위는 그시대에 존재하지 않았구나!, 젊은 시절 잠깐 마동수와의 빨래터 연애는 남들이 생각하는 낭만적 연애랑 달랐고 그이후 마동수와의 부부생활은 후에 같은 묘자리에 있는 것을 거부할만큼 원수같은 사이가 되버린다.

 

마동수와 이도순의 아들, 흙수저에서 흙수저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날 , 새롭고 놀라운 맛의 세계가 마장세의 몸속에서 문득 열렸다.
햇빛이 강렬한 날이었다. 바다와 하늘에 빛이 가득했고 ,
미군 병장의 구두에서도 빛은 반짝였는데 그렇게 힘센 맛이
마장세의 몸 안에 가득 찼다.
미군군화의 번쩍임과 초콜릿 맛의 강렬함은
마장세의 마음속에서 연결되어 있었다.
맛이 목구멍의 끝 쪽으로 사라지면 맛의 기억은 더 강렬해졌다.
지나간 맛은 모두 헛것이었지만 헛것은 입안에 든 먹이보다 더 선명하고 구체적이어서, 지나간 맛과 아직 오지 않은 맛이 빈창자 속에서 뒤섞였다.
배가 고플때는 햇빛이 더 강렬해 보였고 햇빛을 받는 해운대 모래에서 고소한 냄새가 났고,먼바다 쪽에서 초콜릿 냄새가 밀려왔다.

페이지 159

 

 초콜릿을 받아먹으면서 커던 남자아이들은 미군들처럼 베트남으로 가서 군화의 번쩍임을 그나라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삶으로 바뀌었다.

장남 마장세는 베트남에서 아픈 기억으로 인하여 고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가족도 외면한채 괌에서 생활하면서 가끔 소식을 전해오고, 마차세는 아버지의 죽음이후 학교를 관두고 언론사에 취직하나 언론통폐합이라는 역사에 희생되어 실직자로 남겨지게 된다. 그리고 여자친구와의 결혼, 어머니의 죽음, 취직 등등 비주류로 살아야 했지만 주류 삶들처럼 그시대를 살아간다는것은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삶은 계속되고 남겨진 자들은 살아가야 하고 또 살아가야 하는구나!

쓸쓸하고 외롭지만 그래도 삶은 지속된다는 것을 ..

대단한 스토리, 놀랄만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데 ,읽고 나면 웬지 거대한 소용돌이를 헤지고 나온듯한 기분이 든다.

그들의 삶, 남루한 삶이 지금 우리들의 삶에서 느끼는 허무함이 비슷해서 일까?

공감되고  공감되면서 쓸쓸함이 가득해진다.

그래서 이작가의 책을 계속 읽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다큐멘터리 같은 소설, 그 소설이 소설같지 않아서 소설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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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민(愚民)ngs01 2017-02-09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친일파 후손들은 조물주위에 건물주가 되어 배 터지게 잘 살고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도
갖은 꼼수로 특검 조사를 못 받겠다고 한 관저에 처
박혀서 평생 경제활동을 해 보지 않았기에 출퇴근
개념도 모르는 드라마 좋아하는 꼭두각시가 하루속히 자기가 가야 할 감옥으로 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mira 2017-02-09 19:22   좋아요 1 | URL
감옥도 아까워요 우리세금으로 먹는거잖아요 진짜 친일파를 제대로 처리안하니 이런일이 생긴것같아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