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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평점 :
난해하다. 무슨 이야기 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펼쳤으니 읽어봐야겠다.
작가이름도 김사과인데, 사과스럽지 않고 무섭다.
1부, 2부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딱히 경계는 없다.
1부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대부분은 세상에서 낙오자로 비쳐질듯한 그들의 이야기이다.
배경이 외국이라는 점을 빼면 그들의 공간의 세상어디에서도 통하는 이야기이다.
인간의 의식 밑바닥에 감추어진 욕망, 허상, 허세 또는 좌절감이라는 감정을 어딘인지 모를 세상이라는 말로 표현해 , 때론 우리 바닥에 감추어진 감정들과 만났을때의 나의 민망함을 표현한것 같다.
" 난 바르게 살고 있어, 난 미쳐가고 있지 않아, 아니야 더 나쁜쪽은 아닐거야"에 대한 역설적인
이야기들을 김사과적 방법으로 이야기 한다.
텅빈거리, 잠에 빠진 상점들의 쇼윈도에 내 모습이 비친다.
하지만 비치는 저 형상은 내가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인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여기는 어디인가.
내가 알던 거리는.
내가 알던 그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아아 , 기억난다. 그들은 늪으로 향했다.
햇살 아래 깨어난 거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알수 없다.
걷는다. 더 나쁜 쪽을 향해 걷는다.
더 나쁜쪽으로 중 에서
2부 나오는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찌질하다. 공통점은 있다. 모두들 물질, 물욕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모두 부자를 경멸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이중적 마음을 들여다 본것같은 느낌이 든다.
분리수거함에서 건진 디올정장과 리복 클래식 운동화의 조화처럼 부자연스러움이 멋이 되어버리는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꼬기 , 흠모하던 여자의 친절함에 그녀의 스토커가 되어버린 나는 , 부를 동경하지만 부에 밀려난 우리들의 상실감 내지, 부에 대한 욕망을 그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정치가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 경제가 지배하는 세상, 재벌기업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에서 흰색을 흰색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자유보다는 부가 만들어낸 허상에 더 집중하는 우리의 모습을 민정남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 같다.
홀로그램 속에 갇혀 울고 또 울고 있을 그의 모습이 점점 경쟁과 물질만능주의에 젖어들고 있는 우리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것 같다.
무엇인지 모를 무언가를 행하는 우리의 현실이 두개의 시처럼 흘러간다.
3부 시들이다. 정신이 없다. 2뒤에 쓰인 0의 숫자만큼 계속 삶은 이어지고 있다.
1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결국 우리뒤에 수많은 0이 기다리고 있을뿐 .
무진장 달려온 삶의 대부분에 내가 있었을까? 없을까? 대한 기대와 생각들이 시로 표현된것 같다.
어 그때, 병신같이 폼을 잡고 선 우리를 누구도 섣불리 비웃지 못했을 때,
그때, 아직 우리가 거기 없었을때.
나는 삶을 헤맨다. 제대로 살아야지 하고 맘을 먹고, 인간이라는 인식을 저버리지 말아야지 하지만.
항상 어떤 순간에는 내가 거기없다. 찌질함과 비루함 그리고 물욕으로 가득찬 나를 만난다.
김사과의 소설이 그랬다. 불쾌했다. 이렇게 까지 인간을 표현해야 하나 싶지만 읽어 갈수록
사과향기에 취해든다. 향기로운 인간이야기가 아닌 썩은 악취가 나는 사과향기이지만
그래서 더욱 중독된다. 그리고 그 끝에 김사과의 숨은 달콤한 향기가 난다.
그 향기속에서 내자신을 찾고 싶은 욕망이 든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김사과가 필요하다. 나의 썩은 욕망에 김사과의 썩은 이야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