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스테이크라니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절망은 끝까지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옛 도로로 차를 몬다.
차가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차는 가드레일을 들이박고, 남자는 나뭇가지에 ‘빨래 처럼 걸린다. 이제 그가 발견될 방법은 다른 차가 바로 같은 장소에서 자신과 똑같이 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지나가는 택시를 보며 그는 신에게 요청한다. "저 택시사고 나게 해 주세요." 곧 그가 바라는 대로 사고가 난다. 그러나 운명은 택시기사의 어이없는 죽음으로 이어진다. 구원은 멀리 있고, 절망은 가까이 있다. 나의 구원이 타인의 죽음에 의해 이뤄진다면 그것은 이미 구원이 아니다.
김수영 시의 한 구절처럼 ‘절망은 끝까지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_채호석(문학평론가,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의 편지
조현아 지음 / 손봄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다른 사람의 부당한 일에 나서서 그만하라고 할 수 있었던 건네가 나에게 그렇게 해주었기 때문에,
모두 네 덕분이야.
나도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었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시끄러운 고독
보후밀 흐라발 지음, 이창실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쓸 줄 안다면, 사람들의 지극한 불행과 지극한 행복에 대한책을 쓰겠다. 하늘은 인간적이지 않다는 것을 나는 책을 통해,
에서 배워 안다. 사고하는 인간 역시 인간적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것도, 그러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고라는 행위 자체가 상식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내 손 밑에서, 내 압축기 안에서 희귀한책들이 죽어가지만 그 흐름을 막을 길이 없다. 나는 상냥한 도살자에 불과하다. 책은 내게 파괴의 기쁨과 맛을 가르쳐주었다.- P12

삼십오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야말로 나의 온전한 러브 스토리다. 삼십오 년째 책과 폐지를 압축하느라 삼십오 년간 활자에 찌든 나는, 그동안 내 손으로 족히 3톤은 압축했을 백과사전들과 흡사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나는 맑은샘물과 고인 물이 가득한 항아리여서 조금만 몸을 기울여도 근사한 생각의 물줄기가 흘러나온다. 뜻하지 않게 교양을 쌓게 된나는 이제 어느 것이 내 생각이고 어느 것이 책에서 읽은 건지도명확히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삼십오 년간 나는 그렇게 주변 세계에 적응해왔다. 사실 내 독서는 딱히 읽는 행위라고 말할수없다- P9

때면 나는 그 눈부신 광경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여기엔 야간 순찰〉이 있고 저기엔 사스키아>가 있다. 〈풀밭 위에서의 점심식사〉와 목맨 사람의 집이 있는가 하면 게르니카>도 보인다. 꾸러미마다 한복판에 『파우스트』나 『돈 카를로스 같은 책이 활짝 펼쳐진 채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세상에 나뿐이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피 묻은 종이상자에는 『히페리온』이 들었고, 낡은 시멘트 부대 한 무더기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피신처로 쓰인다. 어느 꾸러미가 괴테나 실러, 휠덜린, 니체의 무덤으로 쓰이는지 아는 사람도 나뿐이다. 나 홀로 예술가요 관객임을 자처하다 결국 녹초가 되어버린다. 날마다 죽을 것만 같은피로에 찢기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이 피로를 덜어내고 자아- P15

위가 침에 축축이 젖어 있다. 단단히 사리고 똬리를 튼 내 몸은겨울철의 새끼 고양이나 흔들의자 나무틀 같다. 한 번도 진짜로버림받아본 기억이 없는지라 그렇게 나 자신을 방기하는 호사를누릴 수 있다. 내가 혼자인 건 오로지 생각들로 조밀하게 채워진고독 속에 살기 위해서다. 어찌 보면 나는 영원과 무한을 추구하는 돈키호테다.
영원과 무한도 나 같은 사람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을 테지 .- P1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돌아가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는모른다. 어쨌든 돌아가고 싶다.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정말로 내가 있을 곳이 있지는 않을까?

결혼은 티켓 같은 게 아닐까? 요즘 마유미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것만 손에 쥐면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는 티켓말이다. 그런데 운명이란 참으로 아이러니해서 정말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그 티켓을 쥐여 주지 않는 모양이다.
n- P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정한 유전 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강화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 이야기 같아?"

- P108

 

이야기는 없어진 해인 마을에서 시작된다. 지도에서 없어진 마을에서 살던 사람들, 가난한 마을 그곳에는 특별할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아무도 떠나려하지 않은 그마을에서 특별히 떠난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이야기를 하는 나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라는 이야기의 시작은 특별했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 누구 이야기 같아 " 하는 물음과 함께 자꾸 이야기를 다시 읽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를 찾고 싶어진다. 결국 돌고 돌아 새로 시작되겠지만 말이다.

단순히 작은 마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야기속에서 수많은 다른 나가 아니 그녀와 그또는 그아이 ,그리고 소설속의 그녀들이 등장한다.

몰락한 왕가의 (옹주)라는 작품을 남기고 실종된 버린 작가. 작가의 작품이다 아니다. 라는 논란뒤에서 옹주의 소설의 내용이 전개되어 진다. 그작가의 마지막 작품보다 뛰어난 작품 하지만 평소의 그녀같지 않은 필체들 .

돌이켜보면 우리가 경험한 건, 어떤 믿음 이었던 것 같다.

김지우 혼자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우리 모두에게 조금씩 스며 들어 있던 문제를, 어쩌면 그녀는 해결한 것 같다는 믿음

18페이지

어떤 작품을 읽을 때 우리가 곧잘 기대하는 것 , 어쩌면 내 모든 고민의 실마리가 여기 있을지도 몰라, 또는 어떤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속에 나오는 어느 등장인물에게 느끼는 감정과 이야기가 내문제와 내이야기같은 그런 느낌들 .

이야기인데 , 등장인물들이 연결 되어 있는 것 같은데 , 읽다보면 아닌것 같기도 한 그런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뒤죽박죽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 정리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이야기들이다.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알수 없는 이야기도 아닌데 , 희한하다.

등장인물의 배경과 이야기들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지점이 어딘지 모르겠으나 어떤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곳곳에서 느껴진다고 할까 ?

모두의 이야기는 결말이 없다. 그런데 결말이 있기도 하다.

무슨말이냐고 , 우리의 인생이 , 삶이 아직 결말이 안보인다. 산자만이 죽은자의 결말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삶을 결론지거나 살아줄 수 없다. 그래서 어쩌면 어떤 한사람의 이야기속에서 각자의 또다른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들이 다르지만 같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이 아닐까 싶다.

서로 돌보는 것은 우리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고통은 함께 경험한다.

공교롭게도 우리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17페이지

책을 시작할때 읽으면서도 이해되지 않았던 문장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니 민영과 진영, 그리고 지우와 선아의 애달픈 삶과 사랑이 엿보인다. 그리고 우리의 각자의 삶에서 느끼는 고통들이 여기 나와 있는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그래서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다.

모두들 "내 이야기는 책한권으로도 모자란다 " 라는 말처럼 , 이름을 달리한 소설속의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한권의 소설속에 담으려고 노력한 작가의 노력의 결실같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늘 그러하듯이 계속 시작되고 계속 반복된다. 유전처럼 , 익숙한 이야기와 삶이 어쩌면 바꾸지 못하는 유전같아서 슬픔과기쁨이 교차하는 성분을 잃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완전한 결말은 없다. 실제 우리 삶은 살다보면 늘 변화하는 이야기처럼 그속에서 또다른 연결이 만들어지고 그 삶이 단단해 질 수 있음을 위로해주려는 따스한 유전, 다정한 유전의 근원이 우리속에 있음을 각인시켜주는 새로운 유전 같은 소설이다.

아니다. 사실 그 질문을 받은 순간, 그녀는 당황했다.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문제였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늘 신분이나 이름을 물었지. 그녀가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묻지 않았다.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말하기보다, 나는 누구도 아니라는 말을 더 많이 하며 살았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가운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옹주는 그 소녀를 떠올렸다. 조용하고 어른스럽던 아이, 자주 울던 아이, 바느질을 배우고 싶어 했던 아이.
그 아이의 이름은...….- P67

나는 언제나 이선아가 엘리너에게서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했다. 엄마 때문이었다. 나는 엄마의 우울증을 이해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생각을했던 것이다. 그녀의 소설에 나오는 이 익숙한 여자들, 슬프고 기괴하고 복잡한 마음으로 세상을 견디는 여자들은 사실 엄마가 아닐까. 그러니까, 혹시 엄마는 나와 아빠에게 말하지 못하는 것들을 그녀에게 털어놓았고 그 마음들이 결국 소설이 되었던 건 아닐까.- P41

너희 글 잘 읽었어. 매우 인상적이었어. 같은 소재로, 같은 이야기를 쓴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몰랐어. 그래서 다른 아이들 몇 명과 마찬가지로 나는 글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어. 대신, 너희의 글을 읽고 생각한 걸 말하고 싶어. 처음에는 솔직히 누가 썼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우리는매일 함께 있고, 서로에 대해 잘 알잖아. 나는 그렇게 생각하거든. 하지만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누가뭘 썼는지 확신할 수 없었어. 동시에 왜 좋은지도 설명할 수가 없었어. 나쁜 점도 포함해서 말이야. 그냥내 능력 부족이겠지. 이런 감상문을 써본 적이 없기- P69

너희의 주인공들, 두 여자. 그들은 더 나은 삶을 원해, 그게 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그들은 계속 뭔가를 원해. 그래서 글을 쓰고, 서로를 의식해. 그들은주어진 것들에 결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야.
그래서 계속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것 같아. 지금 자신과 다른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 그런데 심지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조차, 그러니까 그들이 만들어낸주인공들조차 뭔가를 원해. 계속 바라지. 자신이 있는 곳을 떠나고 싶어 하고, 과거든 현재는 스스로를지우고 싶어 해, 그 마음이 말이야, 너무 명확하게- P71

느껴졌어. 아니, 보였어. 마치 그 부분만 툭 불거져나와 있는 것 같았지. 그 마음이 너무 뚜렷해서 다른 것들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어. 이렇게 읽어도되는 걸까? 이렇게 개인적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걸까? 나는 혼란스러웠어. 너무 내 것이라서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어떤 마음 때문에, 나는 너희의 글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어.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라면, 나는 이걸 있는 그대로 써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 방식으로 우리가, 몰랐던 마음들이 만난다면,
그것으로 나는 새로운 것을 알 수 있게 되겠지.


그리고 새로운 것을 읽을 수 있겠지.- P72

그런데 이상하게도 낫기 위해 노력한다는 건, 더자주 끝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오히려 죽음을 향해걸어간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희망과 의지를 붙잡고 앞으로 걸어가고는 있지만 사실 끝에는 무엇도 없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일인지도모른다는 예감.
이야기를 끝낸 후, 지우는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누구 이야기 같아?"- P108

어가는 기분이 들면서도 계속 글을 쓰는 이유는, 그느낌을 다시 체험하고 싶어서인 것 같다고, 그런 경험을 딱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어서인 것 같다고,
하지 않은돌이켜보면 놀랍다.
그러니까 ‘단숨에 쓰는 것’ 말이다. 내게 엄청난재능이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던 그 체험, 이제는 안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직조한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새 내면에 쌓여 있던 이야기가 그저 폭발하듯 풀려나왔던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내가 뭔가를 이해했고, 받아들이려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 복수를 다짐하는 마음. 나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질투하고, 원하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 그때 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쓴 것이 아니다- P137

아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그저 받아 적었을뿐이다. 평생, 머릿속에 담아왔던 어떤 장면들, 데자뷰처럼 반복되던 어떤 순간들. 그래서 나는 계속 쓴다. 내가 죽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쓴다. 나는 이야기속에서 나를 죽이고, 또 죽여서 다시는 살 수 없게만든다. 그리고 그 아이를 살려낸다. 운명이 뒤집힌그 이야기 속에서 글을 쓰는 건 내가 아니라 그녀다.
어딘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소녀. 엄마. 친구.
할머니. 내가 아닌 모든 사람들.
나는 그들을 통해 살아 있다.

아직은 살아 있다.- P138

해인 마을은 이제 지도에서 찾을 수 없다.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마을 사람들에게는 그랬다. 살던 곳이 사라지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그들에게 마을은 일종의 유전이었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집과 밭, 산과 나무, 그러니까터전이라고 부르는 것. 아들이 아들에게 물려주고, 딸이 딸에게 전해 받은 것.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다사라졌다.
처음은 단 한 명이었다. 그 애가 떠난 후, 뒤이어 많은 아이가 하나둘 마을을 떠났다. 꿈꿀 수없는 일들은 생각보다 쉽게 벌어진다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

이것이 이제 새로운 유전이다.
- P1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