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폐미니즘 소설, 나에겐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여자라서 꼭 읽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 여자이기 때문에 알아둬야할 이야기라는 강박이 있었다.

페미니즘에 빠지면 너무 시니컬해 지지 않을까 !! , 혹은 머리에 질끈 띠 매고 무슨 단체라도 가입해야 하는것 아니야 하는 촌스러운 사고를 가졌었다.

그래서 오히려 점점 폐미니즘 소설이나 영화라면 눈을 돌리고 멀리 했던 것 같다.

가보지 않은 미국을 가본것 처럼 단정짓는 그런 희한한 사고 ,또는 허세와 두려움을 이책은 조금 날려주는것 같다.

6명작가들이 말하는 폐미니즘은 대단한 운동을 하거나, 무서운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자라오면서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 지금도 겪고 있는 일상의 차별대우 혹은 불합리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다. 읽을수록 , 오랜시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그것이 부당함을 모르고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 폐미니즘은 웬지 우울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날려버리는 책이었다.

(새벽의 방문자들 )

새벽에 나의 집의 벨을 누르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새로 이사한 오피스텔에서 항상 남자들만 그리고 어김없이 응답이 없으면 문을 두드리고 하고 손잡이를 당기기도 한다.

이남자들 왜 이러는 걸까 ?

딩동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여자는 귀를 의심했다.

자신이 들은 소리가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해 당황했다.

딩동.

한 번 더 울리자 그제야 서늘한 공기가 여자의 심장을 훑고 지나갔다.

여자를 찾아올 사람도 없었고, 이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업었다.

더 남은 택배도 없었다.

무엇보다, 새벽 3시였다.

20페이지 (새벽의방문자들 )중에서

혼자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중 하나는 새벽의 방문이다. 예상치 않은 벨소리, 바깥에서 들리는 현관번호키를 누르는 소리, 오피스텔에 살면 한두번은 겪는 이런 방문, 특히 12시를 넘어 새벽녁에 들리는 소리는 정말 자다가도 놀라서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그런데 주인공은 한번으로 끝날줄 알았던 이방문이 연속적으로 계속 일어난다.

그것은 성매매 없소를 찾는 남자들의 방문이었다. 옆동과의 착각으로 인한 , 이런 조그마한 실수가 어떤 사람에게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사실 , 그리고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문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야기의 끝부분에 가서 예상치 못한 인물과의 만남 속에서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폐미니즘이 사실은 우리 일상속에서 아주 많이 근접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룰루와 랄라)

서른 다섯살 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그곁에 2년 같이 살았고 결혼을 앞둔 겸이라는 제철소 계약직 남자가 있다.

오래된 낡고 좁은 아파트 에서 자주 마주치는 어느 부부를 보면서 그 부인의 우울한 모습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반대되는 "룰루랄라"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들을 자주 주시하게 된다.

가난하고 불안정하다고 해서 아버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도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그런 어머니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일이 어떤 빛깔이고 어떤 소리인지 안다.

가난에서는 쓴맛이 아니라 짠맛이 난다.

그 소금기를 혀끝에서 느껴본 사람은 부르르 몸서리치게 되고,

인생에 시간과 사랑의 양념을 치는 일에 인색해진다.

우리 사이에는 아이가 없으리라. 나는 짐작한다.

룰루와랄라 중에서 51페이지

가난한 동네에서 아이들을 낳고 사는 그 룰루랄라 부부를 통해서 자신들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 어째든 그부부는 같이 다니면서도 나란히 걷는 법이 없다. 남편은 앞만, 여자룰루는 땅만보고 걷는다. 그러던 어느날 , 일러스터레이터 일거리가 줄어 공장에 알바를 하러 가게 된 나는 버스정류장에서 룰루를 마주치게 된다. 그들 부부에게 생긴 가슴아픈 사연, 그리고 내가 공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일들 속에서 가난과 여성이라는 주제가 오롯이 떠오른다.

가난은 어쩌면 우리에게 이제 여성이라는 존재, 성마저도 포기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아픈 이야기였다.

베이비 그루퍼

가장 이해할 수 없으면서 가장 이해될 수 도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이해할수 없는 것은 나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가장 흔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루피: 록그룹 팬으로서 그들을 쫓아다니며 성적 파트너가 된 여성들을 지칭하는데서 유래된 말이다.

신설 예술고를 다니는 나는 거기서 "초"라는 친구를 통해서 홍대를 갔다가 음악을 하는 P를 알게 된다.

미성년자인 나와 달리 ,P는 어른이지만, 자립하는 어른이 아닌 제멋대로이면서 우유부단한 어른에 가까운 청년이다. 나를 여자친구라고 소개하지 않으면서 섹스를 하고 싶어하고 ,나와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면서 내몸을 탐하는 그런 남자이다.

어느 저녁 긴 구글링 끝에 나는 그루피라는 단어를 찾아냈다.

지난 여름 내내 내가 정체를 밝혀보기 위해 노력했던 P와 나의 관계가 그 단어 안에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그러모아도 설명되지 않던 한 시절이 그 단어의 발견과 함께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그날에 나는 울지 않았다. 문득 문득 눈물이 난것은 그 후로 며칠이 지난 어느날, 또 몇 달이 지난 밤들이었다.

문자에 답을 하지 않자 P는 이내 뜸해지더니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다.

베이비 그루피 중에서 135페이지

예술가 P라서 아니라,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돼가 아니라, 이야기속에서 느끼는 것은 우리 사회는 왜 남자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에 급급해 ,여성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 P ,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것을 당당해 하는 그를 통해서 아직도 많은 남자들의 사고는 개화기에 머물러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하고 사귀는 것에 대한 교육이 없는 대학과 등수만 중요시되는 교육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성교육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 했다.

나머지 세편도 만만치 않다. (예의바른 악당)에서 전혀 예의가 없는 남친이 나오고 그남친은 자신이 예의바르고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여자친구에게 막말을 일삼는다. 그 이야기의 결말에 나온 문장

선배는 왜 , 사람들을 화나게 해요?

예의바른 악당 중에서 189페이지

여성들이 대부분의 남성에게 던지고 싶은 특히, 예의 바른 악당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인것 같다.

(유미의 기분)에서는 평상시 남자들 ,특히 조직사회에서 던지는 여성의 성 상품화, 또는 여성 몸매나 얼굴로 우스개 소리를 하는 사회에 일갈 하는 이야기이다.

선생님 그 말씀 책임질 수 있으세요 ?

무슨 말?

한은새가 먼저 꼬리 쳤다는 얘기요.

어?

여자는 꼬리가 아홉이라서 꼬리를 잘 친다는 얘기요.

아, 그건 ,다같이 웃자고 한 얘기지.

저는 안웃었는데요.

유미의 기분 " 198"페이지 중에서

웃자고 한 이야기에 뭘 그리 정색하고 그래 ? , 여자들은 꼭 지보다 이쁘면 욕하더라 !! 라는 말들과 일맥상통한다.

어쩌면 정색한 내가 오히려 사람들한테 욕을 먹거나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을 느끼는 경우를 많이 당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것을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어릴적 부터 조그마한 집단에서 부터 여성을 상대로 하는 유머를 하지 말아야 인식의 전환도 일어나리라는 것을 느낀다. 나도 한때 같은 여성이면서 유미를 탓했으니 말이다.

(누구세요) 찌찔이 남자친구와 멋있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19금도 살짝 가미되어있는데, 고구마 백개를 먹다가 갑자기 시원한 사이다이야기로 결말이 나는데, 가장 재미있으면서 통쾌 유쾌하다.

단,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라는 것이 단점이다.

남자들이 여성들을 상대로 가장 많이 하는 음담패설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만나다니, 여성들보다는 남자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한 이야기이다.

면밀하고도 냉정히 머리를 굴리다가 다시 나는 흠칫, 놀란다.

아니 ,당신,아가씨 . 댁은 도대체 누구세요 ?

내 안에 지금 계신 분,누구예요? 누구냐고요.

우리 오늘 처음 만나는 것 같은데, 애기 좀 해요.

나는 팬티를 벗어 세탁기에 던진다.

저 팬티는, 내 팬티가 아니다.

그럼 ,누구 팬티야?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누구세요 ? 중에서 264

마지막 작품의 작가는 "간혹 어떤 일들은 단지 성별을 바꿔놓은 것만으로 큭큭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그저 우리가 함께 웃어보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 큭큭큭 하면서 .

그러나 작가도 우리도 안다. 큭큭큭 하는 날보다 ,현실에서는 ㅠㅠㅠ 하는 날이 많아서 큭큭큭 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어려서는 이쁘지 못하면 여성의 자리보다 사람으로 인식되고 , 엄마가 되는 순간 여성성보다는 모성을 더욱 요구하는 사회가 그리고 나이가 든 여성은 아줌마라는 성도 없는 이상한 중성의 위치를 요구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속에서라도 "큭큭큭"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준 작가에게 고마워진다.

폐미니즘 소설에 대한 편견도 날리고, 남성이 읽기전에 모든 여성들이 읽어서 우리가 우리에게 폐미니즘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그리고 남성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나의 주위에는 아직도 그녀의 존재자체가 축복임을 모르는 많은 여성들을 위해서 ..

6명 작가가 건네는 이야기에 방문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트 워치
세라 워터스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사람을 바라볼때 , 그 사람의 과거,현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곤 한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의 그런 얄팍한 면을 건드려 보기로 한것 같다.

이 소설의 구조는 거슬러 올라간다. 6명의 삶은 1947년에 나열되어 있다. 제멋대로인채 ..

그래서 , 참 불행해보이기도 하고  웬지 또라이들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에 사는 케이부터 ,여자인데 차림새가 이상하다. 세상으로 부터 자신을 격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별히 문제도 없어 보이는데 왜 이럴까 , 레즈비언 헬렌과 줄리아의 관계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삼촌이 아닌 사람과 살고 있는 덩컨, 그리고 누나 비즈 , 덩컨의 친구 프레이저 , 이들 모두 어떤 실타래에 얽힌 복잡해 보이는 관계처럼 보이는데, 그 내막을 알수 없는 존재들이다.

 

모든 관계는 멀리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 그 깊은 면면을 살펴보면 조그마한 문제들이 꼭 있다.

여기 등장하는 그들은 전쟁이라는 무서운 과거속에서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살아왔지만 , 어느 누구하나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특별히 불행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들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상처들을 정작 자신들이 모르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947년에서는 그들의 이야기, 행동, 생활들이 그냥 심심한 풍경화 같이 보여진다. 단 그풍경화가 자못 우울해보이는것이 문제이다. 그래서 1941년에 대체 , 그들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는 궁금증 때문에 과거로 빨리 달려가고 싶어진다.

 

1941년에 가보니 차라리 보지를 말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케이의 방황도 덩컨의 이상한 행동도, 비브의 불륜도 이해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스토리가 있다.

알고 나면 욕할수 없다는 말이 있다더니, 1941년에 만난 6먕 각자의 삶이 대놓고 슬프다고 할수 없지만 대놓고 괜찮은 삶이라고 할 수도 없다.

 

전쟁이라는 상황속에 놓인 영국의 현실 , 매일 하늘에 폭격기가 떠서 어느 집을 불태우거나 터지게 만드는 현실속에서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군인의 삶이 아닌 전쟁의 겉에 살고 있다고 여겼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가해지는 위협과 현실이 어떠했는지 보여주는 소설이다.

거기에 레즈비언이라는 특수성까지 말이다.

전쟁속에 피어난 사랑 이라는 타이틀은 늘 이성 간의 사랑에는 관대하지만, 레즈비언이라는 특이성에 놓이면 그림보다는 절망 또는 숨겨야 할 또 하나의 전쟁의 상처 같은 이야기이다.

 

과거를 알아가는 일이 그들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도움이 되긴 하지만 슬픔과 무서운 전쟁이란 현실에 마주해야 했다면 오히려 읽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했을 걸 이라는 느낌 마저 든다.

 

하지만 , 알려고 하지않아도 모든 일은 , 모든 시간은 흘러서 각자의 삶에  다가온다.

전쟁을 누군가을 위한 해방이라고 여기면서 또다른 누군가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것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잔인한 명분이라는 것을 6명의 런더너들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들의 고통에 그냥 이야기로 밖에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아직도 지구 곳곳에 누군가의 해방을 꿈꾼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6명의 그들처럼 삶이 파괴되고 있고, 사랑도 삶도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만 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전쟁이 지속되고 있어도 , 전쟁이 끝나도 , 무서운 두단어로 인해 전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새라 워터스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이 소설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야간 구급대원 케이- 나이트 워치를 통해 어두운밤을 밝혔던 것처럼 ,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피페해 지지 않도록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살아야 할까 라는 고민을 던져주는 것 같다.

 

결국, 케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런 인간이 됐단 말이지.

 

책의 젓문장, 케이가 속으로 던지는 말이 , 계속 떠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첫문장이 현실의 첫문장이 되어갈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가 없어서 쓸쓸하냐는 질문을 받을때가 있다.

늘 곁에 있던 사람이 도중에 사라지면 아마 쓸쓸하겠지만 내게는 처음부터 아빠가 없었다.

13페이지

12살 하나는 , 엄마가 같이 산다. 엄마는 어릴적 부터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태어날때 부터 없었던 아빠였지만, 가끔 친구들의 아빠를 보면 부러움에 젖는 초등학생 하나.

이렇게 첫부분의 문장을 보면 슬프고 슬픈 내용인가 라고 생각하지만 읽어갈수록 , 상황은 슬픈데 유쾌함이 가득담겨져 있다 .

 

하나를 중심으로 5개의 단편이 엮어져 있는데, 내용의 줄거리는 웬지 우리나라 응답시리즈처럼 옛날 이야기 같이 정겹고 웃프면서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마트폰세대인 12살 작가의 감성이라고 여겨지지 않을 만큼 레트로적인 감성이 가득하다.

소설주인공의 하나의 감성인지, 12살 작가의 실제 감성인지 궁금해진다.

주인공 하나는 미혼모 엄마에 ,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12살 소녀이다. 가난때문에 먹고싶은것을 참아야하고 놀이공원도 맘대로 갈수 없는 그런 소녀인데 언제나 쾌활하고 긍정적으로 나온다.

그 근원은 무엇일까 ? 하나의 성장을 지켜봐주는 엄마의 쾌할함과 모녀의 곁에서 삶을 같이 살아가주는 이웃 ,주인집 아줌마, 그리고 하나의 학교 선생님이 있다.

먼저 하나의 엄마는 .

엄마는 공사현장에서 남자들과 어울려 힘쓰는 일을 한다.

거기서 여자는 엄마뿐이다.

볕에 탄 머리카락은 퍼석퍼석하고 잘 먹는데도 말랐다.

날씬해서 부러운 몸매가 아니라 가난해서 비쩍 마른 몸이다.

잘 씻어도 얼굴이 어딘가 지저분해 보이고, 여름에 반바지와 러닝셔츠를 입고 대자로 뻗어 낮잠을 자는 모습은 꼭 밭에서 방금 파낸 흙 묻은 우엉같다.

22 페이지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친적도 없이 자란 엄마는 아빠없이 어떻게 하나를 기르게 된 사연은 없지만 , 그런 자신의 삶에 원망보다는 늘 긍정적이다. 그런 긍정의 힘이 하나를 밝고 꾸밈없이 기르게 된 원동력 같다.

엄마는 무식해보이고 싼음식을 좋아하고 멋도 안부리지만 , 내면에는 누구보다 값진 귀부인 들어 차 있다.

엄마의 어록들을 보면 단단한 하나의 근원이 엄마임을 알수 있다.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뭐가 좋을 지에 대한 답

먹고 배설하고 그냥 사는 거야.

삶의 보람이니 의무니 과거니 장래니 일이니 돈이니 하는 것과 관계없이 단순하게 살다가 죽는 게 좋겠어.

#다시태어나도 엄마딸 23페이지

아빠에 대해서 하나가 물었을때 엄마는

숨기면 꽃 이라는 말 모르니

제아미 가 한말 ,

꼭 수제비 같은 이름이지?

아무튼 그사람이 말했어. 뭐든지 다 밝힌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뜻이야.

인생에는 알쏭 달쏭한 부분을 남겨둬야 상상의 여지가 많고 운치가 있다는 소리지.

수수꼐끼 이외에 무엇을 사랑하랴"라고 니체도 말했다더라.

니체라고 아니 ? 독일 철학자야 .

#다시태어나도 엄마딸 17페이지

라면서 초등학교를 겨우 마친 엄마라고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 무소유,니체,망명자같은 엄마 입에서 나오지 않을 말들을 하면서 어린 하나에게 겸손과 인간의 기본적인 내면세계를 길러주는 양분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곁에 보통 선생님 보다는 약간 다른 기도 선생이 있다 . 이선생은 전생에 셜록홈즈와 같이 살았다고 말하면서 한번도 영국을 가보지 않았다는 것을 당당히 이야기한다.

"머리가 너무 좋아서 위험한 영역으로 가버린 타입"이라고 친구들은 말을 하지만 하나는 은근 그선생의 정신세계를 좋아한다.

신이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심술궂습니다.

이걸 꼭 기억해두세요. 신은 때때로 인간의 작은 바람이나 소소한 소망도 용서없이 짓밟아요. 좋은 결과와 나쁜 결과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 나쁜 쪽으로 굴러갈 확률이 훨씬 높죠.

신은 우리에게 심장이 후벼 파이는 고통을 주고 웃으면서 지켜봅니다.

과학수업때 기도 선생이 한말 .

이처럼 하나곁에는 평범하지 않은 엄마와 평범하지 않은 선생님이 그리고 주인집 백수아들이 있지만 그들이 하나의 평범성을 지켜주는 존재들이 된다.

맨처음 12살작가의 이야기라는 소개 글을 보고 , 유치하지 않을까!! , 너무 소녀 감성적인 이야기만 가득한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소녀작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글내용이 성숙하고 완성도도 높다.

하나의 순수함, 엄마의 과격한 무식함, 기이한 선생, 수다많은 주인집 아주머니와 세상에 맞설 용기를 잃어버린 주인집 아들 켄토를 통해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그마한 원룸에서 두명의 철학자가 있다.

나의 어릴적 모습이 생각났다. 아버지 때문에 어쩔수 없이 굳은 일을 해야 했던 엄마. 식당을 다니는 엄마가 부끄러웠고, 잘 사는 친구집에 갔다가 이쁜 앞치마를 두르고 맛있는 밥을 해주고, 뽀얀 얼굴에 세련된 말씨를 쓰는 그런 엄마를 갖고 싶다고 매일 밤 누워서 꿈을 꾸었다.

나는 아마 다른 집 딸인데 , 이집으로 잘못입양 되어 왔을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던 나의 12살 에

이작가는 "#다시 태어나도 엄마딸 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대단하다고 라는 말이 너무 약소한 칭찬이다.

마지막 단편의 신야의 이야기에서는 울컥유발자라고 할 수 밖에 없는 , 그런 내용이 있다.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 문학 천재"라는 말을 아낌없이 쏟아내게 된다.

그야 있지. 나도 자주 울어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

누구든 슬플때나 괴로울 때는 울어 . 안 우는 사람은 없어.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돼.

보이즈 돈 크라이 가 아니라 소년이여 크게 울어라 "야

노보이 노 크라이 , 세상에 울지 않는 소년은 없어

안녕 다나카 중에서 269

울어도 된다는 이야기, 안참아도 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아가고 있는데 . 다늙어서 .

이작가는 어떻게 알았을까 ? 그래서 이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진다. 어쩌면 일본 문학 노벨상의 후보를 지금 만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너무 갔나 !!)

어째든 책앞의 추천사 중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일을 후회했다. 이작가와 같은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았더라면 내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 몇번이고 눈물을 훔치며 책장을 천천히 넘겼다.

이 책은 내 인생에 정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독자평

나도 이하동문 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엽 감는 새 연대기 1 - 도둑 까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키를 몰랐다면 좋았을 하루키의 매력, 젊어서 슬펐고 이제는 젊지 않은것이 슬픔인걸 알게된 내사랑하는 무라카미 덕후의 첫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4
마쓰이에 마사시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혼을 했다.
십오 년 넘게 살았던 시부야 구 모토요요기 정 아파트에서 나가는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내가 됐다.

48세 의 오카다 는 출판사의 편집자이다
덴마크 가구를 좋아하고 책과 시디모으기를 좋아한다. 요리또한 능숙하다. 
이혼후 아파트 생활을 접고 조욯한 동네의 단독주택을 구하러 다닌다.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누리지 못했던 고적함, 자신만의 공간을 기대하면서 찾던 중 노부인의 집에 세를 얻게 된다.
그 노부인은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가는 대신 , 이 집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한테만 세를 주겠다고 한다. 
그 노부인 소노다씨를 만나러 간 그곳에서 오카다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혼자 사는 거 쉽지 않아요 . 

쓸쓸하거든 , 마음은 편하지만 .

애니웨이, 웰컴 투 아워 킹덤 오브 소로 
(외로움의 왕국)

결혼생활 동안 성향이 너무나 다른 아내때문에 눈치를 보았던 오카다는 이제야 말로 진정한 자신만의 생활를 누린다는 기대감에 들떠있다. 

결혼은 친척을 두 배로 늘리고, 짐을 두 배로 늘리고, 싸움을 네배로 늘린다

외로움을 대체할 고양이 후미도 있고 , 집을 고쳐가는 재미로 외로움은 생각지도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혼자간 국수집에서 예전 연인 ,스가와라 가나를 만나면서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오기시작한다. 

오카다는 건축에 대한 애정이 있고, 오래된 단독 주택이 주는 정감을 지키려는 우아한 선택을 할줄 아는 남자다. 
직장 동료는 이혼한 그에게 

오카다는 우아하군
우아하다고요?아닙니다 .
오카다는 아직 사십대잖나. 월급은 많이 받으면서 마음 편하게 혼자 살지.
이걸 우아하다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하나.

우아하기만 할줄 알았던 이혼남의 시선을 통해 혼자사는 외로움, 다시 시작하는 연애에 대한 감정 , 결혼 생활동안의 감성등에 대해 잔잔하면서 깔끔하게 다루었다.
옛연인의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혼자사는 사람에 대한 우아함보다 두려움을 알게 되면서 혼자이기 보다 누군가 곁에 있는 생활을 다시 찾으려고 하는 감정의 변화를 적절하게 그려냈다. 

사귀기 시작해서 헤어지기까지 가끔씩 가나를 슬프게 했다.어쨌거나 나는 기혼자였으니까. 전망 같은 것도, 화살표도 없이 상황에 내맡긴 채 사귀었다.
가나도 공중에 뜬 상태에 지칠 대로 지쳐 진이 빠져서 헤어지게 됐다.
지금에 와서 그것을 실감했다.

이 정도 도움으로는 따라잡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제 와서 그 때 빛을 갚아야 하는 것이라면 화살표는 항후 전망을 가리키는게 아니라 지금 이곳에 있는 나를 향하는 셈이다. 

134페이지 중에서

중년후반을 맞이한 이혼남 오카다가 연인에게 느끼는 감정 또는 자신이 결정을 기다리는 상대가 되었을때의 느끼는 감정에 대한 결이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사실 유부남이었을 때의 연인을 힘들게 한 댓가를 치르는 것 같아 약간 통쾌하다.
스가와라 가나라는 여성의 캐릭터도 멋지다. 질척 대지 않고 각자의 생활을 하면서도 적절이 같은 시간을 지내는 것 시간을 잘 분배한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오카다를 애타게도 만든다. 

중년이 지난 남자의 사랑, 그리고 삶은 어떨까? 모든 격정의 시간을 지났으니 생에 대해 차분히 받아들이고 정리하기 시작할 수 있을까 ? 우아하게 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경제적 풍족함, 관계의 까다로움, 자식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면 우아한 생활이 시작될수 있을까!
에 대한 해답을 오카다의 감정과 생활에서 느낄 수 있다. 
삶은 나이가 든다고 더 수월하고 우아할수 없음을 , 또한 우아하게 산다는 것은 고독과 외로움을 선택해야 할수 있다는 것을 오카다를 통해 알게 해준다. 

전작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통해 잔잔한 일상,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때문에 이책 또한 그 잔잔함이 좋았다. 

잔잔한 외로움, 잔잔한 우아함, 그 우아함의 선택- 웰컴 투 아워 킹덤 오브 소로 그것이 내삶이 되지 않을까 벌써 부터 걱정이 앞선다.  


인간은 애초에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키스를 했어도 잠자리를 함께 했어도 알수 없는 부분은 남는다. 말을 써서 생각하고 말을 써서 뜻을 전하게 되면서 , 다시 말해 인간이 인간이라는 유별난 생물이 된 이래로, 전달될 게 전달되지 않게 됐다고 말할 수 없을까. 
말은 머릿속에서 멋대로 이야기를 지어내고 터무니없는 것을 상상하게 하고, 엉뚱한 해석을 하게 한다. 말을 초월한 자신감도 있지만, 직감도 맞을 때가 있으면 틀릴때도 있다. 

페이지 24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