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자들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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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웨이트리스였고 고급 호텔의 청소부였고 유모였다.

책을 팔기도 했고 표를 팔기도 했다.

작은 극장에서 한 시즌 동안 의상팀에 고용된 적도 있는데, 그때 나는 무대 뒤에서 무거운 의상과 새틴으로 만든 망토, 그리고 가발 들에 둘러싸여 추운 겨울을 났다.

학업을 마치고 난 뒤에는 교사로 일하기도 했고 재활 상담사로 근무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도서관에서 일했다.

약간의 돈이 모이면 곧바로 여행길에 올랐다.

22페이지

 

어느 한사람의 여행이야기 인줄 알았다. 끊임없는 여행, 방랑을 통해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나 싶었다.

대부분의 소설이 그런것 처럼 , 스토리가 연결되고 나오는 인물들이 정해져서 읽다보면 주인공을 기억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되는 형식을 당연한 듯이 받아들인다.

나 또한 스토리가 있는 소설을 많이 읽다보니 116편으로 구성된 이작가의 이야기가 낯설었다.

서너살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하더니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 공기, 심리학등의 철학및 과학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그래서 100페이지까지 읽으면서 무슨 이야기인지 ?

방랑자들은 언제쯤 나오는거야 ? 하면서 읽게 된다.

이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내가 아는 지인이 읽는 것을 보고 재미있어 ? 하고 물어보았더니 " 아니 무슨 소리인지 잘모르겠는데 어째든 재미는 있어 , 그리고 특이하다고 할까 ? " 라는 말에 나도 이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독서론( 거창하게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 은 내가 좋아하는 책, 즉 재미나고 쉬운 책만 읽지 말자, 이다.

독서가 즐거움도 있지만 , 거기에 나 자신을 키우는 측면도 있다고 여기기에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접하지 않는 분야, 형식, 이야기등도 꾸준히 읽어야 한다고 그래서 주위에서 난해하다거나 어렵다는 책 덕후들이 말하는 책은 억지로라도 접해보려고 한다.

사실 나에겐 이책은 소설 형식의 파괴같은 책이다. 어릴적에는 스토리가 없으면 무슨이야기야 하면서 절대 안읽었는데, 이런 책들이 주는 의외성 - 새로운 형식이 주는 재미와 매력이 읽는 순간에 톡톡 터진다.

" 머리속에서 생각들이 톡톡 터진다 " 라는 개념을 잘 이해 할 수 없었는데 , 방랑자들을 읽으면서 수많은 생각과 고민들 그리고 작가가 펼쳐놓은 인물들에 집중하는 그 어느 순간

왜 우리는 이러고 살까?

인생이란 ,삶이란 ,여행이란 ?

 

이런 물음들을 내 자신에게 던지고 있었다.

완결되는 스토리속에서 감동을 받고 즐기고 " 아 재미있다 " 하고 끝나버리는 이야기와 달리 이책은 나에게 수많은 질문들을 던져준다.

 

왜냐하면 116편의 이야기들속에서 어느 하나 ,익숙하고 단순한 삶과 이야기가 없다.

평범한 인물들 속에서 그들이 내리는 색다른 선택들 과 행동들이 읽는 동안은 짜증이 나고 심술을 부리고 싶기까지 하다. 그런데 희한하게 읽다보면 그 인물에 동화되어 작가가 내리는 결말과 내가 내리는 결말이 달랐으면 하는 바램, 또는 그뒤의 이야기를 내맘대로 추측하고 설정하는 이야기꾼이 되어간다.

시작도 어느 순간 시작하지만, 마무리도 어느 순간 끝나버리는 형식들, 그리고 공간과 시간이 순서없어 왔다 갔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들 속에서 느끼는 현실과 과거 그리고 미래의 삶이 어쩌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특히 장애아와 어딘가에 갔다가 2년만에 돌아온 남편으로 인해 삶의 고통을 받고 있던 여인 아누슈카와 그녀가 만나게 되는 지하철역사에 앞에서 소리치는 어느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 삶이 던지는 형벌에 대한 생각과 그것에 던지는 무게에 대해 우리는 그냥 받아들여하는가 ?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그 앞의 이야기들에서 잡히지 않았던 이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누슈카 그녀의 선택을 통해서 그리고 소리치는 여인을 통해서 어느 순간 " 머리를 때리면서 " 다가 왔다.

우리가 국가를 만들고 한곳에 정착하고 직업을 갖고 아이를 낮는 모든 단계들이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결정이었을까 ?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유한 자리를 차지한 모든 것, 모든 나라와 교회, 인간이 세운 정부, 이 지옥에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든 것은 전부 그자의 지배를 받고있다.

그자는 물욕, 권력, 탐욕등등 을 가리킬 수도 있고 , 또는 내가 규정지는 어떤 한계와 편견들일 수 도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정착하는 농경사회에서 산업혁명을 통해서 더이상 방랑하지 않음으로써 떠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잃어버리고 점점 더 불행한 사회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이책이 던져주는 이야기는 그런게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생각들이 들었다 .

생각을 멈추고 , 행동을 멈추고 , 이동을 멈추는 순간 점점 불행해질 수 있는 현실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작가는 " 방랑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 인생이 여행이라면 그 곳에서 방랑자들로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 세상의 이야기를 116편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멈추는 자는 화석이 될거야. 정지하는 자는 곤충처럼 박제될거야.

심장은 나무 비늘에 찔리고, 손과 발은 핀으로 뚫려서 문지방과 천장에 고정될거야 .

391페이지

그래서 인생을 여행하는 방랑자들 우리 인간들은 , 인간박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 , 또다른 불멸을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인간을 미라화 하거나 장기를 저장 방부하는 연구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 같다.

인간은 창조의 중심에 놓여 있으므로 ,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신의 것도 다른 그 어떤 피조물의 것도 아닌 인간의 것이므로 .

우리가 이룰 수 없는 것은 단 하나, 영생.

맙소사 , 그렇기에 감히 불멸의 존재를 꿈꾸게 된것은 아닐까 ?

306페이지

책을 읽으면서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쭉 읽어라 !! ,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 책의 흐름도 그러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꿈꾸고 희망하고 때론 의미를 알게 되는 것처럼 .인생도 ,책도 그리고 여행의 이유도 ...

이라고 작가는 말하는 것 같다. 여행을 시작할때 게이트 앞에서 서는 설레임처럼 ..

천사처럼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우리의 여행 적합도를 확인하고 난 뒤,

호의적인 손짓으로 우리를 들여보낸다.

폭신한 카펫이 깔리고 둥근 벽이 에워싼 터널 속으로 .

우리의 눈에 비친 그들의 미소에는 일종의 약속이 담겨있다.

그 미소가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 태어날 것이라고 .

이번에는 적절한 시간, 적절한 장소에서

602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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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문은강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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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에 이상한 호텔이 있다. 그곳의 이름은 원더랜드 , 누구를 위한 원더랜드인가 ?

고객보다 그곳의 사장 고복희 사장님 스타일의 원더랜드 이다. 손님이 알아야 할 원칙은 다음과 같다.

고복희가 싫어하는 것

공부 안하는 학생, 일 안하는 청년, 통행금지를 안 지키는 손님 ,

환불해달라는 손님, 아니 그냥 ... 손님들

그리고 디스코와 한국.

 

이러고 호텔을 하면 누가 오겠냐고 , 당연히 손님이 없다. 그런데도 고복희 그녀는 눈깜작 안한다.

그녀의 그런 내공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왜 그녀는 이 먼곳 캄보디아 까지 와서 호텔을 차린 것일까?

그리고 그곳 호텔에 한국에서 백수의 삶을 살다가 엄마의 구박, 친한 친구의 인스타 자랑질에 그만 베트남 한달살기를 꿈꾸며 " 호텔 원더랜드 한달살기 특가"에 구매 버튼을 누르고 달려온 26살의 박지우가 온다.

그녀의 엉뚱함도 원더랜드의 사장만큼 만만치 않다.

 

고복희 : 왜 여기로 왔습니까?

박지우 : 앙코르와트 때문이라고 했잖아요.

고복희 : 그럼 앙코르와트 가까이 갔어야지요 ?

박지우: 여기가 앙코르와트 가까이잖아요 ?

여기가 캄보디아 수도 아니에요 ?

고복희 : 맞습니다.

박지우: 근데 앙코르와트가 없어요 ?

고복희 : 불국사는 서울에 있습니까 ?

40페이지 .

 

 

앙코르와트를 보기위해 8시간 거리인 프놈펜에 온 박지우를 보면서 고복희는 왜 더 가까이 가지 않았냐는 물음만 던지고 ,정작 박지우가 환불을 이야기하자 거절한다.

그로 인해 박지우는 이상한 사장님 고복희와 함께 한달을 같이 살기 시작한다.

엄마 또래의 고복희를 보면서 꼰대 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 캄보디아 교민 사회 사람들을 만나고 ,고복희 주위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오히려 고복희 보다 더 꼰대스러움을 느낀다.

원더랜드 호텔의 한국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직원 린, 오히려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면서 고용된 사장에게 맞기도 하고 자기 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안대용, 그리고 매번 원더랜드에 찾아와 황당한 짓을 벌이고 고복희 사장에게 막말을 하는 김인석 ( 안대용의 사장 ) , 그리고 오지랖퍼 아줌마 오미숙 등 .

문제는 손님없는 원더랜드가 아니라 , 그손님 없는 원더랜드를 갖고 싶어 모략질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것에 흔들림이 없는 고복희 여사의 강심장 ,그 곁을 지키는 직원 린과 뒤늦게 합류하여 고복희 사장을 점점 좋아하고 지원군아닌 지원군이 되어가는 박지우 , 그들의 이야기가 큰 사건 없이 잔잔하게 흐른다.

중간 중간 고복희 사장의 연애시절과 한국에서 과거 남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잔잔한 강물에 조금씩 파장을 던진다.

때론 알콩 달콩 연애사, 유머 그리고 슬픈 헤어짐과 연민까지 ..

원더랜드 AI 같은 고복희사장의 과거속에서 IMF, 새만금 사업으로 인한 그 지역의 피해현실 ,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묻어나고 , 현실의 원더랜드에서는 외국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한국 젊은이들의 취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등이 골고루 버무려져 있다.

또한 . 원더랜드를 중심으로 캄보디아 교민사회의 일상과 함께, 해외에서 겪게 되는 어쩌면 이민사회의 민낯같은 이야기이다. 한국의 현실을 돌파하고자 해외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희망을 찾아오는 그들에게 낯선 나라가 주는 위험과 고난을 약간 엿볼 수 있었다 . 또 그로 인해 집단주의 방향이 조금만 잘못된 방식으로 흘러도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가에 대한 이야기인 것 같다.

또한 무엇인가로 도망친다고 해서 그 문제에서 영원히 도망칠 수 없음을 , 그 문제는 시공간을 떠나 한번도 내곁을 떠난적이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또한 박지우를 통해서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과 걱정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나는 힘 또한 그들의 몫이라는 현실에 어른으로 서 미안해진다.

 

물론 어른들이 봤을 땐 제가 웃기겠죠. 나라 탓만한다.

그런 생각이시겠죠 ? 그치만 저도 노력하거든요 ?

제 나름대로 하고 있다고요. 근데 다들 저만큼은 한단 말이예요.

모두가 빡세게 살아서 제가 빡세게 사는 건 티도 안나요 .

안 빡세게 사는 애들은 잘사는 집 애들이예요.

빡세게 살 필요가 없는 거죠 .

뭔가 이루고 싶으면 죽도록 하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죽도록 하는 사람들은 진짜 죽어요 .

살기 위해 죽도록 하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에요 .

93페이지

캄보디아의 원더랜드는 한국의 어느 소지방의 현실과 미래를 보여주는 이야기 같다. 그 원더랜드곁에서 어떤이는 슬프고 어떤이는 떠나야 하고 어떤이는 결국 남아야 하는 우리의 인생같다.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독특한 고복희 사장을 내세워 전혀 무겁지 않고 슬프지 않고 담백하게 풀어낸 것 같다.

역사적 사실과 아픔을 표현하는 방식도 , 고복희 개인사를 이용하여 적절히 표현했고 , 그로 인한 상처에 무너져 살지 않고 당당히 또다른 삶을 살아내고 있는 고복희라는 캐릭터를 보여주어서 좋았다.

춤을 좋아하던 남편을 따라 간 나이트클럽에서 한번도 추지 않았던 춤, 그춤을 그녀는 머나먼 캄보디아에 와서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호텔을 운영하는 것으로 못추었던 춤풀이 ,한풀이를 하는 것은 아닐까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이 문장 처럼

다 함께 모여 춤추는 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동그란 지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이 찍어놓은 발자국으로 빼곡할 것이다.

저마다의 흔적을 남겨놓고 떠난 이들은 분명 즐거웠을 것이다.

아침이 밝아온다. 고복희가 원더랜드 대문을 연다.

262페이지

고복희 여사의 남편 장영수가 말했던 것처럼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원더랜드를 위하여

신나게 한바탕 디스코 , 지루박, 비트 땡기는 춤을 출 수 있는 고복희 여사의 원더랜드를 찾고 싶다 . 만들고 싶다.

나도 그곳에 가서 신명나게 막춤이라도 추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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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가 돌아왔다
김범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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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백수인채 집에서 10년을 보내고 있는 동석의 집에 벨이 울린다. 10초간격으로 끊임없이 울리는 벨소리 중단을 위해 나간 그곳에 어떤 할머니가 노란 머리와 은빛반짝이 원피스, 벙거지 모자를 한 차림한 채 서있다.

그리고 던진 말 .

내가 네 할머니다.

11페이지

 

 

이게 꿈이냐 생시냐 ? , 광복 직전 염병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부활, 기뻐하기 보다는 어리둥절한채 맞이하고 그리고 그소식을 알리는데 식구들은 반응은 그리 유쾌하지 않다.

독립운동을 한 할아버지, 오래동안 정치에 입문하려고 애쓰는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를 대신해 슈퍼을 운영하면서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어머니, 그리고 대학강사인 여동생이 최씨 집안의 구성원들이다.

하지만 , 67년만에 나타난 할머니 그옛날 독립운동하는 마을 사람들을 밀고 하고 일본 헌병이랑 눈이 맞아 일본을 간 사람으로 유명하다.

고향 마을 강경에는 " 개 잡년, 배신녀, 매국노 "로 유명해져있고, 할어버지도 할머니를 본 순간 그동안의 점잖고 세련된 모습을 버리고 욕설과 함께 할머니의 머리채을 잡으면서 구타을 한다.

그리고 고모네 식구들과 최씨네 가족들이 모두 모여 할머니에게 67년을 살다가 갑자기 왜 찾아 왔냐며 어서 꺼지라고 말하는 순간 할머니가 내뱁은 말은 .

 

일본에서서 택시 회사를 했다. 이번에 정리했더니 한국 돈으로 한 60억 되는구나.

너희들에게 물려주면 세금을 제하고도 거의 40억은 된다고 하더라 .

41페이지

 

 

60억의 발표이후 가족들 모두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시어머니 취급를 안하던 엄마는 갑자기 큰절을 올리고 , 어머니 만나기를 회피했던 아버지도 집으로 들어와 감동적인 장면을 선사하고 고모네 식구들도 모두 집결한다.

60억 이후 , 집안은 비로소 화해와 용서 , 잃어버린 67년, 감동의 대 서사시가 엄숙하게 전개되었다. 할머니 표정에 그 감동과 희열이 역력했다.

60억 이전, 할머니의 기괴한 모습들은 아마도 긴장과 공포 , 불안과 어색함이 만들어낸 갑옷이나 방패같은 것이었는지도 몰랐다.

41페이지 .

 

 

할머니가 돌아온 후 가장 힘들어하는 할아버지는 60억이후 모든 가족들에게 외면 당하고 , 모든 가족들은 할머니에게 잘보이려고 앞다투어 애를 썬다.

하지만, 얼마 못가 고모와 엄마의 뒷조사로 인하여 60억의 존재가 부정확함을 알게 되고 할머니를 추궁하게 된다.

최씨 집안의 장남 , 10년백수 인 동석도 할머니가 1억으로 PC방을 차려주겠다던 부푼 꿈에 젖어 있던 와중이었는데, 할머니는 정말 60억이 있을까? 왜 67년이 지나서 ,매국노이잔 환향년으로 손가릭질 받던 그녀가 돌아온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를 꿀어가고 있는 사람은 최씨 집안의 장남 10년백수에 찌질이 ,공무원 시험도 7-10급까지 죄다 떨어지고 대기업입사시험도 줄줄이 낙방한 서른 다섯, 집에서 벌레 취급을 받는다.

기다리고 , 또 기다리고 , 그렇게 기다리기만 하다가 사십되고 오십되는 거야.

넌 병원균이다. 바이러스야. 넌 의미도 존재도 없는 벌레야 . 알아들었냐?

21페이지 아버지가 동석에게 한말

 

 

동석은 집에서 계급이 가장 낮은 벌레이다. 그리고 또한 몇년을 사귄 여자친구가 이별 선언 후 가장 제일 친한 친구 상우와 결혼을 해버렸다. 그리고 그둘과의 관계도 끊어야 마땅한데, 여진히 상우를 만나서 그에게서 술을 얻어먹고 유흥을 즐긴다.

그래서 그의 가족들은 그를 벌레 처럼 여긴다. 그 벌레가 사람들이 벌레라고 여기는 할머니의 귀환과 60억으로 인해 인생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떠나버린 여자친구, 떨어져버린 자존심,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 할머니의 출현과 함께 최씨집안에 숨겨져 있던 문제점과 빛들이 하나 둘씩 표면화 되기 시작한다.

모든 근원의 밑바닥에 돈이 관련되어있고, 그 돈으로 인해 모든 것이 풀릴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더 깊이 그들를 톻해 지켜보니 , 돈보다는 애정, 결핍, 자존심, 공부등 여러가지 감정들이 서로 섞여있다.

갑자기 나타난 할머니를 통해서 곪아진 염증들이 폭발 되기 시작하고, 과거의 잘못들이 스쳐지나가기고 하고 현실의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가된다.

그리고 하나둘씩 할머니의 과거이야기를 통해서 , 일제시대에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특히 양반사회가 사라졌지만 뼈속깊이 아직도 계급사회였던 그시대에 종놈의 딸이 양반아들 최씨집에 들어가서 겪어야 했던 여성차별과 인권의식을 볼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 여자친구와 친구에게 복수아닌 복수 또는 회피를 하고 있던 동석에게 할머니는 말한다.

가장 어려울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순간 말이다.

사람들에겐 그런 순간이 찾아온단다.

그때 사람들은 무서워서 진실보다는 거짓을 찾게 되지. 내가 그랬어.

정말 맷돌로 갈아버리더라도, 끊는 물에 삶아 버리더라도 네 할아비를 기다리고 진실을 얘기해야 했어 . 그런데 난 도망쳤지. 그게 그땐 최선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최악이었더. 피할수 없는 길을 피하면 그 대가를 아주 오래도록 치러야 한다.

내게 그건 자식들었다. 내 자식들 , 바로 네아비와 고모를 난 67년동안 볼 수 없었다.

볼수 없다는 고통은 그래도 괜찮았다. 내자식들이 , 어미없는 자식으로 자라면서

겪을 고통을 생각하면 난 정말 숨을 쉴때 마다 아팠단다.

너도 참 어렵게 사는 것 같은데 결정적인 순간에 늘 정직해야 한단다.

피하면 길은 더 없단다.

315페이지

 

 

에이 이런 신파라니 !! , 매맞는 여성, 바람피는 유부녀, 버림당한 사랑, 남자들의 우정 등 우리가 말하는 모든 신파가 여기 있다. 뻔한 신파이지만 여전히 감동를 주는 것은 이야기의 개연성과 그속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감정을 나타내는 언어들의 유희 인것 같다.

이작가는 밍숭 맹숭, 찌질 오지랖 캐릭터 동석과 뻥쟁인듯한 할머니인데 또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 들을 내세워서 신파라는 소재를 신선한 이야기로 탈바꿈했다.

60억에 끌려다닐것 같은 이야기가 다 라고 생각했는데 , 그속에서 역사적 아픔과 함께 그 속에서 개인의 희생이 있었음을 그리고 지금 시대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민을 유머스럽고 처절하게 잘 그렸다.

끝순이 할머니의 말처럼 삶이 결국

 

돌아보면 모든 것이 행복이었다.

그꿈과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재회를 했으니.

정말 돌아보면 모든 것이 다 행복이었다.

335

 

 

행복일수 있기를 , 바라게 된다. 그러려면 이지리멸렬한 세상을 찌질하고 처철하게 살아내야 한다고 저자가 말하는 것 같다.

60억을 가지고 어느날 나타날 할머니를 기대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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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 제9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서철원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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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과 조선이라 너무나 안 어울릴 것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역사를 안다며 그당시 천주교박해가 가장 심했던 시대라고 역사는 전한다.

 

소설의 시작은 두명의 천주교 신자의 순교로 시작된다.선비 윤지충과 권상연이 전라도 진산군에서 조상의 제사를 거부하고 천주교식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잡아서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죄목으로 형벌을 가한다. 두 선비를 단죄하는 자리에 정조의 최측근 최무영이라는 사람이 내려가고 그는 그 두선비의 죽음으로 내몰려고 하지 않치만 그당시의 노론들이 그들을 죽일것을 청한다.

천주교 순교 정도로 여기는 세상의 이목과 달리 , 그뒤에는 조정의 권력, 왕권의 약화, 사대부들의 아귀다툼이 깔려있다. 그당시 수원화성의 마무리 건축을 하고 있던 정약용은 그 소식을 듣고 그 두선비의 죽음 뒤에 자신에게 다가올 피바람을 예상한다 .

그리고 자신이 믿는 천주교에 대한 생각과 함께 신과 가족등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순교란 조용하고 무거운 길이다. 길 끝에 천주의 세상과 마주할 것이다. 허나 그 길이 천주의 길이란 말인가?”

답할 수 없는 물음을 던져 놓고 약용은 깊이 시름했다.

42쪽

“약현, 약전, 약종 형들을 향한 조정의 탄압이 두려웠고, 자신을 겨냥한 노론의 사찰이 두려웠다.

46페이지

 

 

그리고 발견된 한점의 그림, 예수와 열두제자들의 그림이라고 하는 "최후의 만찬 " 모사화 . 조정대신들은 모두 그림을 불태워 버리라고 간언하지만, 정조는 그 그림의 특별함과 함께 그속에 담긴 어떤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은 마음을 떨칠수가 없다.

그리하여 김홍도를 불러 그림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서 보고 하라고 한다.

이처럼 이책은 , 역사와 미술 ,그리고 권력, 철학 등을 버무린 특이한 역사소설이다.

뒤쥐속에 죽은 아버지를 둔 정조 , 천주교를 믿게 된 정약용, 조정대신들의 끝없는 대립과 갈등 , 유교와 천주교의 사상적 대립을 최후의 만찬이라는 그림을 통해서 색다르게 이야기 한다.

특히 김홍도라는 천재 화가를 내세워 "최후의 만찬"이 조선의 역사와 만났을때 가지는 매력을 독특하게 풀어냈다.

거기에 , 원한을 가진 여섯 서학인들의 복수는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역사소설이 아닌 미스터리하면서 액션적인 면을 부가하는 요소가 된다.

문체가 특이하고 고어들이 많아서 맨처음 읽을때는 다소 어렵다. 고전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읽다보면 내가 조선의 거리를 걷고 말하고 이야기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것같다.

정조에게 "최후의 만찬 "그림을 본 김홍도가 그 그림속에 비밀을 품고 있다는 말에 , 정조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불과 물과 바람과 쇠와 붓을 다스리던 아이들은 여전히 불가사의였다.

천둥과 번개를 불러오던 아이는 감이 오지 않았다.

시간을 건너뛰고 꿈속을 걸으며 심미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문장으로 전해왔으나 여전히 실존과 허상 사이에 돌았다.

돌연변이 아이들은 시대마다 나라를 흔드는 망조에 불과했다.

세상을 구하기도 했고, 세상을 위태롭게 하기도 했다.

시대마다 친화할 수 없는 적으로 배척되었고 ,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다.

시간을 뚫고 아이들은 출몰한다는데, 어떤 방식으로 과거 시간에서 현재로 건너오는지 알 길이 없었다. 아이들은 모두 달빛사제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시대마다 치정으로 얽혀 있는 아이들의 존재를 긍정해야 할지 부정해 할지 알 수 없었다.

 

 

신비로운 존재에 대한 정조의 두려움과 현재의 노론들의 암투에 대한 불안함과 불편함이 묻어있다.

단순하게 미워해서 죽인다. 누군가를 살해한다 라는 평범한 문체들보다는 위의 문장들처럼 몇번을 읽고 곱씹어야 나타나는 속내가 있다. 그런 표현들로 이루어진 역사소설이라니 !!

평범하지 않아서 , 아니 평범한 이야기를 시적문장으로 표현한 작가의 솜씨가 놀랍다.

뒤에 심사위원를 맡은 원로 소설가의 말이 나에게도 팍 와닿았다.

 

이 작가의 감성은 무지갯살처럼 아름답다.

난해하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문장은 시적이고 환상적이다.

같은 작가로서 시샘이 날 정도이다.

심사위원 중에서 ..

 

 

가을에 읽기 좋은 , 철학적이면서 시적인 역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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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방문자들 - 테마소설 페미니즘
장류진 외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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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미니즘 소설, 나에겐 아직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여자라서 꼭 읽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 여자이기 때문에 알아둬야할 이야기라는 강박이 있었다.

페미니즘에 빠지면 너무 시니컬해 지지 않을까 !! , 혹은 머리에 질끈 띠 매고 무슨 단체라도 가입해야 하는것 아니야 하는 촌스러운 사고를 가졌었다.

그래서 오히려 점점 폐미니즘 소설이나 영화라면 눈을 돌리고 멀리 했던 것 같다.

가보지 않은 미국을 가본것 처럼 단정짓는 그런 희한한 사고 ,또는 허세와 두려움을 이책은 조금 날려주는것 같다.

6명작가들이 말하는 폐미니즘은 대단한 운동을 하거나, 무서운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자라오면서 여성으로서 겪어야 했던 , 지금도 겪고 있는 일상의 차별대우 혹은 불합리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다. 읽을수록 , 오랜시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그것이 부당함을 모르고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 폐미니즘은 웬지 우울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날려버리는 책이었다.

(새벽의 방문자들 )

새벽에 나의 집의 벨을 누르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새로 이사한 오피스텔에서 항상 남자들만 그리고 어김없이 응답이 없으면 문을 두드리고 하고 손잡이를 당기기도 한다.

이남자들 왜 이러는 걸까 ?

딩동

초인종이 다시 울렸다. 여자는 귀를 의심했다.

자신이 들은 소리가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못해 당황했다.

딩동.

한 번 더 울리자 그제야 서늘한 공기가 여자의 심장을 훑고 지나갔다.

여자를 찾아올 사람도 없었고, 이사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업었다.

더 남은 택배도 없었다.

무엇보다, 새벽 3시였다.

20페이지 (새벽의방문자들 )중에서

혼자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중 하나는 새벽의 방문이다. 예상치 않은 벨소리, 바깥에서 들리는 현관번호키를 누르는 소리, 오피스텔에 살면 한두번은 겪는 이런 방문, 특히 12시를 넘어 새벽녁에 들리는 소리는 정말 자다가도 놀라서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그런데 주인공은 한번으로 끝날줄 알았던 이방문이 연속적으로 계속 일어난다.

그것은 성매매 없소를 찾는 남자들의 방문이었다. 옆동과의 착각으로 인한 , 이런 조그마한 실수가 어떤 사람에게 공포가 될 수 있다는 사실 , 그리고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문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이야기의 끝부분에 가서 예상치 못한 인물과의 만남 속에서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폐미니즘이 사실은 우리 일상속에서 아주 많이 근접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룰루와 랄라)

서른 다섯살 나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다. 그곁에 2년 같이 살았고 결혼을 앞둔 겸이라는 제철소 계약직 남자가 있다.

오래된 낡고 좁은 아파트 에서 자주 마주치는 어느 부부를 보면서 그 부인의 우울한 모습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반대되는 "룰루랄라"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들을 자주 주시하게 된다.

가난하고 불안정하다고 해서 아버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도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그런 어머니의 자식으로 살아가는 일이 어떤 빛깔이고 어떤 소리인지 안다.

가난에서는 쓴맛이 아니라 짠맛이 난다.

그 소금기를 혀끝에서 느껴본 사람은 부르르 몸서리치게 되고,

인생에 시간과 사랑의 양념을 치는 일에 인색해진다.

우리 사이에는 아이가 없으리라. 나는 짐작한다.

룰루와랄라 중에서 51페이지

가난한 동네에서 아이들을 낳고 사는 그 룰루랄라 부부를 통해서 자신들의 미래를 상상해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 어째든 그부부는 같이 다니면서도 나란히 걷는 법이 없다. 남편은 앞만, 여자룰루는 땅만보고 걷는다. 그러던 어느날 , 일러스터레이터 일거리가 줄어 공장에 알바를 하러 가게 된 나는 버스정류장에서 룰루를 마주치게 된다. 그들 부부에게 생긴 가슴아픈 사연, 그리고 내가 공장에서 겪는 불합리한 일들 속에서 가난과 여성이라는 주제가 오롯이 떠오른다.

가난은 어쩌면 우리에게 이제 여성이라는 존재, 성마저도 포기하는 사회가 되어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마음아픈 이야기였다.

베이비 그루퍼

가장 이해할 수 없으면서 가장 이해될 수 도 있는 이야기일 것 같다.

이해할수 없는 것은 나이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가장 흔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루피: 록그룹 팬으로서 그들을 쫓아다니며 성적 파트너가 된 여성들을 지칭하는데서 유래된 말이다.

신설 예술고를 다니는 나는 거기서 "초"라는 친구를 통해서 홍대를 갔다가 음악을 하는 P를 알게 된다.

미성년자인 나와 달리 ,P는 어른이지만, 자립하는 어른이 아닌 제멋대로이면서 우유부단한 어른에 가까운 청년이다. 나를 여자친구라고 소개하지 않으면서 섹스를 하고 싶어하고 ,나와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면서 내몸을 탐하는 그런 남자이다.

어느 저녁 긴 구글링 끝에 나는 그루피라는 단어를 찾아냈다.

지난 여름 내내 내가 정체를 밝혀보기 위해 노력했던 P와 나의 관계가 그 단어 안에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그러모아도 설명되지 않던 한 시절이 그 단어의 발견과 함께 빠르게 무너져 내렸다.

그날에 나는 울지 않았다. 문득 문득 눈물이 난것은 그 후로 며칠이 지난 어느날, 또 몇 달이 지난 밤들이었다.

문자에 답을 하지 않자 P는 이내 뜸해지더니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다.

베이비 그루피 중에서 135페이지

예술가 P라서 아니라,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 돼가 아니라, 이야기속에서 느끼는 것은 우리 사회는 왜 남자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에 급급해 ,여성의 몸을 생각하지 않는 P ,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것을 당당해 하는 그를 통해서 아직도 많은 남자들의 사고는 개화기에 머물러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랑하고 사귀는 것에 대한 교육이 없는 대학과 등수만 중요시되는 교육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성교육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 했다.

나머지 세편도 만만치 않다. (예의바른 악당)에서 전혀 예의가 없는 남친이 나오고 그남친은 자신이 예의바르고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여자친구에게 막말을 일삼는다. 그 이야기의 결말에 나온 문장

선배는 왜 , 사람들을 화나게 해요?

예의바른 악당 중에서 189페이지

여성들이 대부분의 남성에게 던지고 싶은 특히, 예의 바른 악당들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인것 같다.

(유미의 기분)에서는 평상시 남자들 ,특히 조직사회에서 던지는 여성의 성 상품화, 또는 여성 몸매나 얼굴로 우스개 소리를 하는 사회에 일갈 하는 이야기이다.

선생님 그 말씀 책임질 수 있으세요 ?

무슨 말?

한은새가 먼저 꼬리 쳤다는 얘기요.

어?

여자는 꼬리가 아홉이라서 꼬리를 잘 친다는 얘기요.

아, 그건 ,다같이 웃자고 한 얘기지.

저는 안웃었는데요.

유미의 기분 " 198"페이지 중에서

웃자고 한 이야기에 뭘 그리 정색하고 그래 ? , 여자들은 꼭 지보다 이쁘면 욕하더라 !! 라는 말들과 일맥상통한다.

어쩌면 정색한 내가 오히려 사람들한테 욕을 먹거나 ,분위기 이상하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을 느끼는 경우를 많이 당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은것을 내포하고 있는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어릴적 부터 조그마한 집단에서 부터 여성을 상대로 하는 유머를 하지 말아야 인식의 전환도 일어나리라는 것을 느낀다. 나도 한때 같은 여성이면서 유미를 탓했으니 말이다.

(누구세요) 찌찔이 남자친구와 멋있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19금도 살짝 가미되어있는데, 고구마 백개를 먹다가 갑자기 시원한 사이다이야기로 결말이 나는데, 가장 재미있으면서 통쾌 유쾌하다.

단, 현실에서는 절대로 일어나기 힘든 이야기라는 것이 단점이다.

남자들이 여성들을 상대로 가장 많이 하는 음담패설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글로 만나다니, 여성들보다는 남자들이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 가득한 이야기이다.

면밀하고도 냉정히 머리를 굴리다가 다시 나는 흠칫, 놀란다.

아니 ,당신,아가씨 . 댁은 도대체 누구세요 ?

내 안에 지금 계신 분,누구예요? 누구냐고요.

우리 오늘 처음 만나는 것 같은데, 애기 좀 해요.

나는 팬티를 벗어 세탁기에 던진다.

저 팬티는, 내 팬티가 아니다.

그럼 ,누구 팬티야?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누구세요 ? 중에서 264

마지막 작품의 작가는 "간혹 어떤 일들은 단지 성별을 바꿔놓은 것만으로 큭큭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그렇게 그저 우리가 함께 웃어보았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 큭큭큭 하면서 .

그러나 작가도 우리도 안다. 큭큭큭 하는 날보다 ,현실에서는 ㅠㅠㅠ 하는 날이 많아서 큭큭큭 할 여유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어려서는 이쁘지 못하면 여성의 자리보다 사람으로 인식되고 , 엄마가 되는 순간 여성성보다는 모성을 더욱 요구하는 사회가 그리고 나이가 든 여성은 아줌마라는 성도 없는 이상한 중성의 위치를 요구받는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속에서라도 "큭큭큭"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준 작가에게 고마워진다.

폐미니즘 소설에 대한 편견도 날리고, 남성이 읽기전에 모든 여성들이 읽어서 우리가 우리에게 폐미니즘을 제대로 인식시키고 그리고 남성들을 교육시키기 위해서라도 여성들은 꼭 읽었으면 좋겠다.

나의 주위에는 아직도 그녀의 존재자체가 축복임을 모르는 많은 여성들을 위해서 ..

6명 작가가 건네는 이야기에 방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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