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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왜? -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海피아’ 출신의 반성적 진단
정유섭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세월호에 대한 뭔가 다른 시각을 접해보고 싶었다.
TV를 조금이라도 보고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세월호 초기부터 사고경위에 대한 각종 리포트를
접해봤을 것이고 알게 모르게 사건에 대한
큰 틀은 정리되어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선체가 옆으로 기운 후 몇시간 동안 떠있을 때
저 다음은 계속되는 구조현장을 보여주는게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 다음은 남아있던 사람들이
배와 가라앉아 버렸다는 보도였다.
점차 보도 등으로 정리되어가는 그 이유들은,
당시 안내방송과 달리 빠져나온 사람들은 살고
구조되길 기다렸던 사람들은 죽었다는 것.
그리고 그 책임은 처음엔 해경에게 돌려졌고
점차 그 위위 단계인 국가로 향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선사 소유주인 유씨 일가에게로 향하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그 이후 벌써 꽤 많은 시간이 지나갔고
반복되는 보도와 특집편성등을 통해
많이 알고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으면서도
명쾌히 이해되지 않는 뭔가가 있었다.
그리 많은 국민적 관심과 허탈함을 자아낸 사건임에도
왜 운전한 사람에 대한 1차적인 원망은 없어졌는가,
그리고 연일 들려오는 재판 결과에서도
변침 명령을 한 3등항해사 등에 대한
원인이 됐던 시발점들은 왜 희미해져 가는가 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엔 이 사고과정을 일차원적으로 떠올리면
차를 몰고 가다가 운전자가 사고를 냈는데
차량 제조사와 교통법규를 집행하는 경찰이나
교통법 입안자인 정부에 까지도 원망이 가면서
거기에서 차량 소유주만 더 부각이 되면서
당시 운전자는 왜 1차적인 가해자로써 배제되는 느낌인가였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알았던 거 같았던 내용들도
점차 다르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정보들을 접하면서
기존에 알았다고 느낀 것들에 대한 재정리도 되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가해자가 3등항해사가 아닌
왜 임시선장일 수 있고 해운사일 수 있느냐가
좀더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었다.
평형수.
책에 나온 표현처럼 간단하게 그 기능을 설명하자면
설사 자빠질지라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배 밑에는 평형수라는 게 채워져 있다는 것.
평형수, 평형수.
사건초기 정말 많이 들었던 단어 중 하나다.
그런데 이번 책에서처럼 확연히 들어온 적이 없었다.
넘어져도 오뚜기처럼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마법같은 장치란게 그저 평형수만 있었으면 가능했단다.
여러가지 변수들이 더해져 침몰을 가속화 시키긴 했다.
새어 들어오지 않았어야 할 물이 들어올 틈이 많았다던가
고정되어 있지 않은 고중량의 화물들의 쏠림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건
평형수에 대한 중요성과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던
종합적인 상황 등을 재조명해 보면서
그 배를 처음 쓰러뜨린 1차적 원인이라 생각들던
3등항해사나 조타수도 결국 100% 책임은 아니었구나와
그 책임이 왜 선사 등에 돌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의 확장이었다.
거기에 다 떠나서 넘어진 후에 구해낼 수 있었던 시간들,
허무하게 지켜보는 시간으로 되버린 것들에 대해서도
진입이 불가능해진 각도가 매우 빨리 이뤄진 것도 알겠지만
아직 완전 빠져버리진 않았으니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사고를 당하게 된다는 결과로까진
생각이 확장될 수 없었기에 애매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이 있기도 했었는데
책에 실린 비극적인 모든 아귀들을 하나하나 보아 갈수록
최종적으로 벌어진 안타까운 결론으로
귀결되어 맞춰질 수 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움이 일었다.
마음아프다. 그리고 허탈하다.
결국 책임많은 선사 소유주도 죽었다.
그럼 이제 뭐에 이유를 물어야 할까.
결국 한사람 한시스템만이 이유가 아니라는게 더 맥빠지게 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