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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1~2 세트 - 전2권 ㅣ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존 톨랜드 지음, 민국홍 옮김 / 페이퍼로드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악의 대명사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는 전 세계인들에게 악인으로 각인된 인물이다. 미국 헐리우드 영화에서 외계인, 악마, 좀비, 로봇과 더불어 5대악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대중매체에서 악의 대명사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그가 일으키고 저지른 제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 즉 홀로코스트와 연관이 있다. 무엇보다 그가 1939년에 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은 6500만 명 이상의 인명을 죽게 만들었고, 그의 편협한 인종적 사고관은 최소 600만 명 이상의 유대인을 학살하는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원동력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서 보더라도 아돌프 히틀러가 많은 이들에게 강력한 비판을 받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악의 대명사 아돌프 히틀러는 다른 의미에서 얘기해보자면, 학술적으로 많이 연구가 된 인물이다. 일단 국내에 출판된 그의 두꺼운 연구서만 보더라도 존 톨랜드가 쓴 책까지 합쳐서 총3권이다. 그만큼 연구가 많이 된 인물이다. 그가 집권하던 나치 독일에 관한 연구는 말 그대로 정말 많다. 또 다른 의미에서의 아돌프 히틀러는 20세기 역사에서 ‘썰’이 많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마다 MBC에서 방영하는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를 보면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 독일에 대한 내용들이 음모론적인 차원에서 많이 소비가 된다. 나치의 UFO 제조설, 히틀러 여자설, 히틀러 고자설, 히틀러 생존설, 나치의 타임머신 프로젝트(어떤 타임머신 루트를 찾아 과거로 돌아가 전쟁을 다시 일으킨다는 얘기), 나치의 비밀 남극기지, 나치와 외계인 협력 그리고 나치의 달 기지와 같은 이야기도 나온다. 심지어 나치의 달기지 음모론은 2012년 영화 ‘아이언 스카이(Iron Sky)’로 만들어져 패러디가 되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히틀러가 12년간 통치하던 나치 독일은 여러 부분에서 많은 기행(奇行)을 했었고, 기행이라는 말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일들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도 했었다. 앞에서 서술한 음모론들이 나오게 된 이유는 히틀러 개인이 매우 독특한 인물이었다는 점도 있지만, 그의 나치 독일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타국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었던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이처럼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 독일은 많은 분야에서 여러 가지의 학술적 연구와 더불어 수많은 에피소드들을 후세대에게 양산해내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나치 독일과 아돌프 히틀러를 공부해보는 일은 참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일이다.
물론 현대에 들어서 대중매체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치 독일과 히틀러라는 소재가 악용되는 사례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네오나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례는 2017년 당시 샬러츠빌 사태와 같은 아주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었다. 따라서 이런 점에 있어서 나치 독일과 히틀러에 대해 흥미를 가지는 것은 이데올로기 혹은 정치적으로 매우 조심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내가 역사를 좋아하게 되고, 대학교 전공까지 역사학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는 중학교 시절 감상했던 히틀러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한 몫 했다. 그 다큐멘터리를 감상한 내가 히틀러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었다. 그리고 철없던 시절의 나는 보았던 다큐멘터리나 대중매체의 의도와는 다르게 아돌프 히틀러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 물론 그런 부분은 지적으로 성장하면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말이다.
앞에서 상술한 바와 같이 나치 독일이나 히틀러를 다룬 연구나 서적들은 상당히 많다. 일단 국내에 출판된 책들도 무수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나는 나치 독일이나 히틀러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히틀러를 다룬 전기를 지금까지 읽어본 적이 없었다. 그랬기에 나는 2019년 페이퍼 로드 출판사에서 출간한 존 톨랜드의 아돌프 히틀러 결장판을 읽게 되었고, 장기간에 걸쳐 완독했다. 총 2부작으로 구성된 책이라 분량이 워낙 많았기에 일부러 1,2권을 나눠서 읽었었다.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의 원서는 냉전이 끝나지 않았던 1976년 정확히는 베트남 전쟁 종결 1년 후에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존 톨랜드는 ‘일본 제국 패망사’나 ‘6.25전쟁사’등으로 국내에서 유명한 논픽션 작가로 자료조사 특히 인물 인터뷰라는 측면에선 방대한 자료를 통해 여러권의 책들을 집필한 인물이다. 마찬가지로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며 수많은 인물의 인터뷰를 토대로 책을 집필했다. 비록 국내에 먼저 번역된 책들보단 과거의 책이긴 하지만, 상당히 많은 자료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읽어볼 가치가 높은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작년 8월과 12월 그리고 올해 1월에 걸쳐, 1,2부를 나눠 읽었다. 1부는 작년 여름에 읽었고, 2부은 작년 12월과 올해 1월 초까지 읽었다. 아돌프 히틀러 전기를 읽어보지 못했기에 보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독서를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번역도 매끄러워서 원 저자의 매끄러운 문장이 눈에 잘 들어왔다. 비록 방대한 분량이지만 내용 자체가 마치 문학이나 소설책 읽듯이 술술 읽혔다. 이런 점은 학술적인 연구를 보다 바탕으로 한 책들보단 일반인들에게 진입장벽이 한 단계 낮아진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최대한 아돌프 히틀러라는 인물을 과거의 인물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치적인 입장을 최대한 배제하려고 했다. 즉 히틀러라는 인물이 가지는 정치성을 보다 배격하려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히틀러에 대한 반인륜적 범죄를 부정한다는 의미는 절대로 아니다. 그는 히틀러의 생애 그러니까 독일 총통이 되기까지의 히틀러의 모습을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즉 히틀러라는 인물이 어떤 과정을 거치며 나치 독일의 지도자가 되었고, 어떻게 해서 그런 반인륜적 범죄를 저질렀는지를 정치적 판단을 배제하고 접근하려 했다. 또한 저자는 히틀러 측근들이 본 히틀러는 어떠했는지도 얘기하고자 했다. 따라서 상당히 많은 인터뷰 자료를 책에서 참고하고 인용했다.
비록 전부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인터넷상에 퍼져있는 히틀러에 대한 여러 가지 ‘썰’들도 제법 적잖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런 썰에 대한 저자의 해설과 해석 혹은 추측도 담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의 생애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냉전 시기에 나온 책이라 사료적 한계도 돋보인다. 특히나 동부전선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빈약하다. 이 점에 있어서 톨랜드도 과거 나치 독일 군 장성들의 회고록이나 인터뷰에 의존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책 2부는 수정의 밤부터 히틀러의 자살까지를 다루는데, 당연하게도 동부전선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책에 있는 동부전선에 대한 내용들은 상당히 축소된 느낌을 받는다.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하는 과정부터 스탈린그라드 전투까지는 제법 분량을 할애하지만, 그 이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즉 이런 점은 시대상의 사료적 한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세계 최악의 반인륜적 학살자인 아돌프 히틀러의 생애을 생각보다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비록 분량이 많아서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었다. 히틀러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 특히나 히틀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쉽게 알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