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주의가 외면하는 미국 역사의 진실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부터 미국-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
김남기 지음 / 어깨걸고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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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의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외할머니가 고인이 되실 때쯤이었다. 2018년 군복무를 마친 나는 전역 이후 미국여행을 갔었고, 여행을 하면서 미국의 이면을 보게 됐다. 사실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미국의 역사학자 하워드 진(Howard Zinn)의 저서<만화로 보는 미국사><미국 민중사(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를 읽으면서였다. 이 책을 통해 미국의 또 다른 민낯을 보다 자세히 알게 됐고, 이는 내 미국여행에서도 큰 영향을 줬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내가 하고 있는 페이스북 상에서라도 미국의 추악한 역사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을 비난하든 칭찬하든 간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역사를 잘 아는 경우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미국의 추악한 이면을 모르거나 잘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미제국주의 역사라는 타이틀을 단 글을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연재했다. 연재를 하다 보니, 책 한권 정도의 분량이 나왔다. 따라서 이 글을 책 한권으로 내고 싶었다.

 

책을 내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연재는 2019년 여름부터 20203월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러나 출판을 하기 까지는 연재를 시작하고 나서 2년이 걸렸다. 출판은 결국 내가 속해있는 단체에서 하게 됐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과 맞추어 출판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새로 알게 된 미국 역사 관련 내용들과 기존에 추가하고 싶은 내용들을 원고에 추가하는 작업을 거쳤다.

 

책은 하워드 진이 쓴 <미국 민중사>의 구조를 다소 따른 감이 있다. 책의 시작은 콜럼버스의 침략부터 작년에 종결된 미국 아프가니스탄 전쟁까지를 다뤘다. 물론 미국의 침략사 및 개입사를 주로 다뤘지만, 인종차별 문제와 인권 문제도 책에서 같이 다뤘다. 미국이 경제 강국 및 군사강국으로 부상하게 되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제법 깊숙이 다뤘고, 미소냉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 전쟁도 책에서 다른 주제들 보다 깊숙이 다룬 측면이 있다. 마지막 챕터인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그렇다.

 

이 책은 미국의 역사가 침략과 약탈 그리고 학살과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역사임을 주장한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작된 미소냉전이 사실은 미국의 신제국주의적 정책에 입각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미국의 여러 개입들을 근거로 강조한다. 1950625일 북한이 시작한 한국전쟁도 사실은 대량 민간인 학살의 주체가 미국과 한국이었으며, 그에 반해 인민군과 좌익의 학살은 훨씬 적었음을 저자는 역설한다. 베트남 전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책은 베트남 전쟁이 미국이 추악하고 잔혹한 침략전쟁이며, 호치민과 베트남 민중이 민족해방전쟁이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 전쟁에서 미국은 무수히 많은 폭탄과 화학무기를 베트남에 살포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전쟁범죄를 저질렀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냉전이 종결되자 미국은 오히려 더 강대국으로써의 위치를 고수했고, 소말리아 내전과 유고슬라비아 내전 등에 개입했으며, 2001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다. 이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태도는 분명하다. 이것은 결국 미국이 자초한, 비극이었으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침략 몇 개월간 9.11 테러로 죽은 미국 민간인 3,000명보다 훨씬 더 많은 2만 명을 죽였다고 말이다.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 전쟁으로 65만 명의 이라크인이 죽었고, 아프가니스탄은 20년 동안이나 전쟁을 치렀다. 이러한 비극의 결정적인 원인은 미국 제국주의 그 자체에 있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의 출판은 분명 개인적으로나 사회 운동적으로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 자체는 저자인 내가 보기에도 몇몇 놓친 점이나 오류들도 있다. 책을 다시 훑어보면서 느꼈지만, 철자 오류들이 종종 보였다. 이 점은 저자로써 다소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리고 미국 침략사에서 중요한 먼로 독트린에 대한 내용이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이란 내정간섭 등의 내용도 빠져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나중에 개정판을 내게 된다면 꼭 정정하고 싶다.

 

책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이 책은 전문서적이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운동하는 이들을 각성시키기 위한 목적도 분명 있다. 그러나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친미주의가 널리 퍼진 한국 사회에서 다른 시각으로 미국을 보고자 한 도전이었다고 말이다. 나중에 많은 자료들과 사회적 경험을 더 쌓으면, 이 책의 개정판을 언젠가는 낼 것이며, 사회운동에 보다 기여를 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미국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한국사회에서 누군가는 이러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후원을 받았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해외에 사는 이들이 나에게 후원금을 보냈었고, 후원을 해준 이들에게 해외 및 국내배송으로 책을 붙였다. 후원해준 분들 덕분에 출판을 할 수 있었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책 출판을 위해 후원해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요즘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질 않고 있다. 전쟁 자체는 러시아의 부당한 침략으로 시작됐지만,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여전히 살인적인 경제제재를 당연하다는 듯이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살인적인 경제제재를 비판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쿠바와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이 겪은 경제제재가 얼마나 반인권적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내가 쓴 책 <반공주의가 외면하는 미국 역사의 진실>은 미국을 보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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