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더 마인호프
울리 에델 감독, 마르티나 게덱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2008년 독일에서 제작한 영화 <바더 마인호프(The Baader Meinhof Complex)>를 봤다소위 68혁명이라고 하는 세계사적인 흐름 속에서 자본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서구의 젊은이들은 기존의 세계질서와 가치관에 저항했다이런 저항은 무장투쟁이라는 급진적인 혹은 다소 극단적인 방식으로도 표출되기도 했다대표적으로 독일의 바더 마인호프와 일본의 적군파가 그러했다고 할 수 있으며이런 움직임은 역으로 대중의 반발을 사기도 했었다.

(영화 바더 마인호프 포스터)

 

영화 바더 마인호프는 1960년대와 70년대 서독 사회를 뒤집어 놓았던 급진적인 좌파 조직 바더 마인호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영화의 시작은 이란의 왕족 샤가 독일을 방문하면서 일어난 집회부터 다루고 있다이 집회에서 시작된 충돌을 시작으로 68혁명이라는 흐름 속에서 급진적인 좌파 조직 바더 마인호프가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보여준다성 해방과 과거사 청산 그리고 베트남 전쟁과 반전운동이라는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이들은 반제국주의의 기치를 걸고 자신들 나름의 투쟁에 나섰지만투쟁의 형태가 테러를 동반한 전략으로 흐른다.

 

물론 이들에게는 무장투쟁을 행할 때자신들 나름의 기준과 원칙이 있었으며최대한 그것을 준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예를 들면 독일에 있는 몇몇 은행을 습격하여 자금을 마련하는데이것은 과거 스탈린이 은행 강도 시절 부르주아 기관을 공격한다는 명분과 비슷했다서독에 있는 미군기지에 이들은 폭탄 공격을 감행하기도 하는데이것은 베트남 전쟁에서 무차별 폭격을 감행하는 닉슨 정부의 제국주의적 만행의 잔혹함을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이들은 이스라엘의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독일 언론사에 폭탄 공격을 감행하기도 하는데이것은 제국주의적 침략을 당하는 팔레스타인과의 연대에 의거한 것이었다.

(바더 마인호프의 로고, 로고로 MP5 기관단총을 삽입한 것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무장투쟁 노선이 불필요한 희생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누군가는 지적할 것이다물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들을 단순히 테러리스트 조직으로만 이해할 수 있을 까나는 이러한 질문을 영화 <바더 마인호프>가 최대한 주관적인 해석을 하지 않은 채던졌다고 생각한다나중에 체포되어 감옥생활을 하는 이들이 영화상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접했을 때나는 이 영화가 바더 마인호프 조직을 다면적으로 크게 접근했다는 것을 격렬히 느꼈다.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을 전개했던 독일의 68혁명 세대, 이들은 실제로 호치민과 체게바라의 이름을 외치며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을 전개했다.)

 

영화는 바더 마인호프들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 이러한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했다이런 과정 중심에는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국가의 폭력이 존재했다특히나 영화는 베트남 전쟁 당시 많은 이들이 미국의 폭력성에 큰 분노를 느꼈음을 보여준다. 68운동의 지도자인 한 사람은 미제국주의에 맞선 베트남 인민과 연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반제국주의 투사인 호치민의 이름을 외친다영화상에서 수많은 독일의 젊은이들이 베트콩의 깃발과 붉은 깃발을 들며이에 동조한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또한 마찬가지였다바더 마인호프 일행은 요르단에 가서 팔레스타인 투사들에게 군사훈련을 받는다이 두 가지 국제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대미제국주의 문제는 바더 마인호프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무장투쟁에 나섰던 바더 마인호프, 영화 상에서 등장하는 장면이다. 영화 상에서 이들은 주로 자신들이 적으로 선정한 기관을 공격하거나 관련 인사들을 살해했다. 즉 무차별 민간인 살상을 추구하지 않았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영화는 바더 마인호프를 단순한 테러조직으로만 보지 않는다그들의 인간적인 고뇌와 사회주의에 대한 순수한 믿음도 제법 잘 보여준다누군가는 이들을 보고 테러리스트라고 욕하겠으나나는 이들의 순수한 혁명정신도 숭고했다는 생각을 영화를 보며 멈출 수가 없었다물론 이들의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불행이었을 수도 있고불필요한 희생은 당연히 안타깝다그러나 영화상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지적하는 무관심’ 그러니까 자유라는 이름하에 당시 팔레스타인과 베트남에서 저질러진 범죄행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대다수의 자본주의 옹호론자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 옹호로 나가지 않았는가이러한 생각을 영화를 보는 내내 멈출 수가 없었다.

(68혁명 당시 휩쓴 시위현장, 당시 서구사회의 젊은이들은 80년대 한국 학생운동처럼 격렬히 저항했었다.)

 

영화는 시청자에게 바더 마인호프의 양면을 보여줌으로써이들에 대한 해석을 숙제로 남긴다나는 이 영화가 혁명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지혹은 부정적으로 생각할 지 이 두 갈래에서 보는 사람에 따라 많은 교훈을 준다는 생각이 든다즉 영화는 한 가지 판단만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나는 이점이 아주 긍정적으로 다가온다앞서 말한 바와 같이그들이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가졌던 이상과 생각을 함부로 욕할 수 있을까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럴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오랜만에 정말 훌륭한 영화한편 감상했다안본 사람이 있다면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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