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네비이 씰이 전개했던 넵튠 스피어 작전 전개도)

 

2011년 4월 30일 오후 11(아프가니스탄 현지 시각),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블랙 호크 헬기 두 대가 활주로를 이륙했다두 대의 헬기는 미군 특수부대인 네이비 씰(Navy Seal) 대원 24명을 태우고 있었다헬기는 이륙한 지 10분 만에 힌두쿠시 산맥을 넘어 파키스탄 영내로 진입했다. 3대의 치누크 수송헬기도 활주로에서 이륙해 블랙호크 헬기의 뒤를 따랐다이들이 목표물인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 가옥으로 접근했던 시점은 밤 12시가지나 5월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목표물에 도착한 네이비 씰 대원들은 침착하게 자신들이 계획한 작전을 수행해 나갔다비록 작전 중 가옥으로 접근한 헬기 한 대가 꼬리를 담에 부딪치는 바람에 마당 안으로 불시착했지만작전자체에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네이비 씰 대원들은 침착하게 마당에서 현관 철제문을 파괴하고 안으로 진입했고두 번째 헬기에 있던 요원들도 정문을 부수고 안으로 진입했다진입한 특수부대는 목표물을 살해했다그 목표물은 바로 9.11 테러를 주도했던 오사마 빈라덴(Osama Bin Laden)이었다.

(프레디터 드론, 드론 중에 가장 유명한 드론으로 미국이 21세기 중동분쟁에서 많이 사용한 최신식 무기다. 물론 이 최신식 무기는 무고한 양민학살을 불러오기도 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라덴을 추적해왔다그리고 10년 뒤 그를 사살할 수 있었다네이비 씰이 작전을 전개할 당시 수도 워싱턴에 있는 백악관에선 대통령 오바마를 포함한 각료들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당시 이 현장을 중계한 것이 바로 무인정찰기 RQ-170이었다무인정찰기 RQ-170은 미국이 개발한 무기인 드론 중 하나였다이 드론들은 중동분쟁에서 최신식 무기로써 많은 임무를 수행했었다그러나 이 드론들은 중동에서 반미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주된 요소이기도 했다왜 그런 것일까?

 

앞에서 서술한 네이비 씰의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의 공식 명칭은 넵튠 스피어 작전(Operation Neptune Spear)이었다넵튠 스피어 작전이 성공한 이후 대통령 오바마는 방송에 나와 정의는 승리했다라고 하며 미국국민들과 함께 승리를 만끽했다그러나 작전이 진행되었던 파키스탄에선 이 사건 전체가 극도로 치욕스럽게 다가왔다왜냐하면 이런 작전 자체가 파키스탄 정부의 어떠한 허가나 사전얘기 없이 진행된 것이었기 때문이다물론 이 때문만은 아니었다파키스탄 정부와 국민이 이런 작전을 벌인 미국에게 반감을 느꼈던 것에는 작전 당시 사용했던 RQ-170과 같은 드론의 공격이 파키스탄에서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버락 오바마, 버락 오바마는 미국사람들에게 진보적인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그의 외교 정책은 미국의 이익을 네오콘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이었다. 특히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오바마는 병력을 증강했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은 바로 알카에다와의 접촉을 의심하여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킨 미국은 초반에는 탈레반의 주요 거점들을 장악하면서 승리하는 것으로 보여줬지만결국 수렁으로 빠졌다무엇보다 미국 편이었던 부패한 군벌들을 대리고 중앙 정부의 통제를 따르게 하는 건 불가능한 상태였다거기다 아프가니스탄의 지형은 탈레반들의 게릴라전에 적합하였고테러전도 동반되었다이러는 과정에서 탈레반의 병력은 2007년 기준으로 최소 1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또한 2만 6,000명으로 늘어난 상태였다물론 이 상황에서도 진전이 없었기에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미군을 더 증강하고자 했다.

(드론 공격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을 비판하는 현지 주민들이 쓴 벽화)

 

이와 동시에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은 이웃나라인 파키스탄까지도 번졌다특히나 국경지대에서는 더더욱 그러했다그리고 탈레반은 파키스탄에서도 암암리에 활동했다이를 군사적인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미국은 2004년부터 또 다른 전략전술을 사용했다그것이 바로 드론을 이용한 공습이었다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미국의 CIA는 주로 정찰에만 사용되었다그러나 2004년이 되면서 드론 공습을 개시하기 시작했고, 2007년과 2008년에는 그 숫자가 예전보다 증가했다이런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일으켰던 조지 부시 대통령은 결국 임기를 마쳤고민주당의 버락 오바마가 그 자리를 이었다.

 

2009년에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병력을 증강했다. 2010년에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숫자가 10만 명을 돌파했다이와 더불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의 드론 공습의 숫자를 급증했다미군 특수부대와 CIA가 운용하는 대테러 추적팀은 파키스탄 정부가 꾸물거리는 사이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고드론 공습의 숫자를 급증시켰다미국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재임 첫 3년간 드론 공격으로 1,350~2,250명이 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드론 공습의 비율로 따져 보았을 때오바마는 취임 첫 9개월 동안 부시 대통령이 퇴임 직전 3년 동안 재가한 것만틈의 드론 공격을 재가했다이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 사망자 숫자도 급증했다.

(드론 공격 풍자 만화)

 

2006~2008년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의 게릴라 소탕전담당 보좌관으로 일한 데이비드 킬컬렌과 2002~2004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육군 장교로 복무한 앤드루 액섬은 2009년 5월 파키스탄인들의 분노를 실감나게 소개했었다두 사람이 인용한 파키스탄 언론 보도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은 700명이 살해된 반면 테러조직 지도급 인물은 14명밖에 죽이지 못했다이는 게릴라 1명당 민간인 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명중률 2%”밖에 안됐다올리버 스톤과 피터 커즈닉이 공동으로 집필한 저서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그 내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뉴욕 타임스 스퀘어 차량폭탄 테러범으로 널리 알려진 샤하자드는 체포 직후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미국을 공격한다면 당신들은 기분이 어떻겠습니까당신들은 지금 주권국가 파키스탄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재판정에서 판사가 어떻게 무고한 여성과 어린이를 죽일 수도 있는 일을 꾸몄느냐고 묻자 그는 미국의 드론 공격은 어린이를 가리지 않는다그 누구도 가리자 않는다여성과 어린이를 죽이고누구든 죽인다고 답했다파키스탄 사람들에게 드론 공격의 희생자들은 인간이지만 드론 조작 요원들에게는 때려잡은 벌레였다.”

 

출처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II p.396~397

 

파키스탄인들이 2011년 넵튠 스피어 작전 이후에 미국과 오바마에게 분노를 감추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부시부터 오마바까지 행한 드론 공격은 2017년에 이어받은 트럼프 행정부 또한 끝나지 않은 중동전쟁에서 사용했다아무튼 이런 무자비한 드론 공격은 중동에서 반미정서를 자극하는 자극제였다무엇보다 이에 따른 무고한 민간인 사망자에 중동사람들이 분노했다베트남 전쟁 당시 수많은 민간인들이 해방전선(베트콩)을 지지했듯이중동의 민중 또한 반미를 내세우는 저항 세력을 지지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다.(물론 자유와 독립 그리고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가치를 내걸고 싸우던 베트콩과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한 집단은 질적으로 다르지만.)

 

정리하자면 중동전쟁이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고아프가니스탄이나 파키스탄이란이라크시리아 등에서 지속되는 이유에는 결정적으로 미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왜냐하면 미국이라는 주체가 이 지역에서 전쟁을 자극했기 때문이다여기서 설명한 드론 공격 또한 미국의 제국주의적 만행으로 중동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것이고당연히 이점에 있어서 미국은 크나큰 정책적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참고자료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 현대사 II올리버 스톤 피터 커즈닉(공저), 이광일들녘, 2015

 

이슬람 전사의 탄생정의길한겨레출판, 2015

 

전쟁 국가의 탄생레이첼 매도박중서갈라파고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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