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트로 : 아바나 선언 레볼루션 시리즈 6
피델 카스트로 지음, 강문구 옮김, 타리크 알리 / 프레시안북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미국 플로리다주 최남단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나라 쿠바는 미제국의 각종 경제적 고립과 탄압 속에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해온 나라다. 게릴라 투쟁으로 친미괴뢰정권을 몰아내고 사회주의를 건설한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부터 미제국주의의 극심한 고립과 테러 속에서 생존해왔다. 195910월 쿠바에 대한 불법공습을 개시했던 미국의 아이젠하워 정부는 19603월 쿠바의 사회주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망명자들로 구성된 반공 게릴라를 양성했고, 44세의 나이로 미국 대통령이된 존F케네디는 19614월 쿠바의 사회주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1500명으로 구성된 병사들을 피그스 만에 상륙시켰다. 피그스만 침공이 처절한 실패로 끝나자 케네디 정부는 그해 11월 소위 몽구스 작전(Operation Mongoose)’을 실행하여 쿠바 정부를 위협했었다.

 

이런 미제국의 위협이 지속되자 쿠바는 소련과의 관계를 형성해나갔고, 소련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노골적인 테러 및 간섭행위를 막기 위해 각종 미사일을 배치했었다. 이중의 소련제 핵ICBM이 있자 미국은 쿠바 전역을 함선들로 포위하여 고립시키고 소련까지 위협했었다. 미국은 데프콘2까지 발령하며 쿠바와 소련을 위협했으며, 결국 흐루쇼프가 미사일을 강제적으로 철수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쿠바 미사일 위기(Cuban Missile Crisis)’였다. 쿠바 미사일 위기가 소련의 굴복으로 끝난 이후에도 쿠바에 대한 미제국의 탄압은 중단하지 않았다. 1970년대 미국의 CIA는 질병을 퍼뜨려 쿠바 국민들이 식용으로 기르는 돼지 50만 마리를 폐사시켰고, 쿠바에 대한 경제적인 제재를 풀지 않았으며, CIA를 통해 쿠바 지도자를 암살하려 했었다. 미국이 그토록 암살하고자 했던 인물이 바로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미국이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쿠바에 저지른 테러리즘(Terrorism)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미국은 카스트로를 죽이기 위해 수백 번이나 암살 시도를 했었다. 미국은 왜 카스트로를 죽이려 했던 걸까? 그것은 바로 피델 카스트로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들을 했기 때문이다. 1959년 바티스타 친미 괴뢰정권을 몰아낸 피델 카스트로는 당시 쿠바를 경제적으로 수탈하고 있던 연합 과일 회사(United Fruit Company)’와 같은 미국의 기업들을 국유화 했고, 거기서 창출되는 이익을 인민들에게 분배했다. 피델 카스트로는 농지개혁을 실행하여 미국이 지원하던 지주세력들이 개인적인 단위의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게 막았다. 이러한 조치들을 통해 피델 카스트로는 쿠바 인민들에게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자유와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고자 했다. 또한 피델 카스트로는 미국에서조차 하지 못하던 인종차별 철폐를 이루어 냈고, 남녀평등정책을 추진했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피델 카스트로를 죽이고자 했던 이유다.

 

혁명 시리즈 중 하나인 카스트로 아바나 선언은 총 3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1953726일 몬카다 병역 습격 이후 재판과정에서 피델 스스로가 변호사를 자처하며 법정에서 했던 발언인 역사가 나에게 무죄를 선고하리라. 두 번째는 1960년에 발표했던 제1차 아바나 선언이며, 세 번째는 1962년에 발표한 제2차 아바나 선언이다. 이 책의 첫 번째 파트인 역사가 나에게 무죄를 선고하리라를 보면 당시 피델이 어떠한 사회를 추구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인민을 억압하고 미제국의 경제적 지배를 돕고 있는 독재자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축출해야 한다 생각했다. 피델이 보기에 바티스타 치하의 쿠바는 미제국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로 사회의 소수계급이 다수를 착취하고 지배하는 사회였기 때문이다.

 

바티스타 치하의 쿠바에선 미국의 기업들이 쿠바의 자원과 생산물 대다수를 독점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이익에 따라 쿠바 인민들은 착취에 시달리다 죽어 나갔다. 재판 당시 피델 카스트로는 법정에서 자신이 꿈꾸는 혁명정부의 비전을 얘기했다. 카스트로가 꿈꾼 사회는 주거 문제가 해결된 사회, 토지 불평등 문제가 해결된 사회, 부패한 관리들을 청산한 사회, 인민들에게 질좋은 유급휴가와 저렴한 대중교통 수단을 제공하는 사회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이루기 위해 더 이상 국고를 횡령하지 않고, 국가에 세금을 납부하는 대기업으로부터 관료들이 착복하지 않으며 국가의 막대한 자원을 온전히 활용하고, 국가를 위해(방어할 국경도 없고 구입한 전쟁 무기는 오히려 국민을 향해 사용되는) 탱크나 전투기 등의 무기를 지나치게 구입하지 않으며, 국민을 교육하는 데 더 관심을 쏟는 사회였다. 따라서 카스트로는 자신의 진보적인 비전을 제국주의자들의 횡령과 착복행위를 청산하고 기업을 국유화함으로써 달성할 것이라 생각했다.

 

위에서 상술했듯이 비록 혁명이 성공한 이후 쿠바는 미제국주의의 극심한 경제제재에 시달렸기에, 경제적인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피델 카스트로와 쿠바 공산당은 인민들의 복지와 삶을 개선하기 위해 각고한 노력을 보였다. 실제로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는 미제국의 극심한 고립을 받고, 경제적 위기가 있을 때, 국방 예산을 줄여서라도 의료와 교육 정책에 많은 투자를 했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오늘날 쿠바의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제도다. 쿠바의 이와 같은 진보적인 제도는 2020년인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으며, 쿠바에 사는 외국인들 또한 이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019.11 테러 현장에서 부상을 당한 소방관들이 의료비가 비싼 미국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쿠바로 넘어가서 제대로 치료받은 일이 있었다. 아무튼 이와같은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적인 이데올로기가 적용된 쿠바 사회는 세계적인 의료강국으로 우뚝 서 있다. 1차 아바나 선언과 제2차 아바나 선언에는 사회주의 쿠바를 무너뜨리고자 했던 미제국주의자들이 악랄함과 사악함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 2차 아바나 선언에서 카스트로는 미제국주의를 아주 잘 분석했다. 대표적인 내용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제국주의 세력이 촉발시킨 2차대전은 파시즘의 격퇴, 세계 사회주의 형성, 식민지 종속국가들의 주권 투쟁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1945년과 1957년 사이 12억 이상의 인구가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독립을 쟁취했다. 민중이 흘린 피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 식민지 종속국가의 민중운동은 세계를 뒤흔들고 제국주의의 최후 위기를 특징짓는 보편적 현상이다. 쿠바와 남아메리카는 세계의 일부다, 우리의 문제는 제국주의라는 일반적 위기와 예속 민중의 투쟁이 야기하는 문제의 일부다. 즉 그 분쟁은 새로 탄생하는 세계와 죽어가는 세계의 분쟁이다. 우리 조국을 음해하는 섬뜩하고 잔인한 캠페인은 제국주의자들이 민중의 해방을 방해하기 위해 자행하는 부질없고 처절한 노력이다. 쿠바는 특별한 방식으로 제국주의자들을 괴롭힌다. 쿠바혁명에 대한 양키들의 증오에 무엇이 은폐되어 있는가? 현 세계에서 침략 목적으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제국주의 세력과 전 대륙의 독재 세력을 연합시키는(35000만 인구를 대변하는 이 세력은, 다른 국가의 안보를 위협할 금융, 군사 수단도 없이 경제적으로 저발전 상태에 있는 고작 인구 700만 명의 소국을 공격하려 한다) 그 음모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것인가? 그들을 연합시키고 부추기는 것은 공포다.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도 공포다. 혁명적 수단을 통해 쿠바에서 집권한 노동자, 농민, 지식인, 학생, 진보적 중산층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노동자, 농민, 학생, 지식인, 진보적 중산층이 혁명적 수단으로 양키 독점 세력과 아메리카 대륙의 반동적 독재자들이 착취하고 억압해온 가난한 국가들에서 권력을 쟁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아메리카 대륙의 약탈 당한 민중이 압제자들에게서 총칼을 회수하여 쿠바처럼 아메리카의 자유 민중으로 우뚝 설지도 모른다는 공포다.”

 

출처 : 카스트로 아바나 선언 p.115~116

 

미제국이 두려워했던 것은 남아메리카의 반미화였다. 이는 피델 카스트로가 제2차 아바나 선언을 발표할 시기 미국이 베트남 전쟁 개입 명분으로 내세웠던 도미노 이론처럼 참으로 제국주의적인 생각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미국은 어떻게든 피델 카스트로를 죽이려 시도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기록된 피델 카스트로의 연설들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의 투쟁적인 삶과 이데올로기가 있는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피델 카스트로 그는 분명 위대한 혁명가였고,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을 통해 사회주의 쿠바를 세계 사회주의자들의 추구하는 목표 지점을 세운 인물이었다. 피델 카스트로가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넘었다. 피델의 죽은 뒤 그 뒤를 이은 동생 라울 또한 사회주의 쿠바를 번영으로 이끌고 있다. 더 이상 피델 카스트로는 살아있지 않지만, 그가 이룩한 사회주의적 업적은 지금도 많은 혁명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사회주의 쿠바는 앞으로도 자본주의에 맞서 사회주의 혁명을 수호할 것이다.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