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 개정판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하워드 진을 존경한다. 내가 그를 알게된 건 올해 초지만, 그가 쓴 베스트 셀러인 ‘미국민중사‘는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역사관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따라서 난 그가 살아온 삶을 더 알고 싶었다. 그걸 알기 위해 이번 미국여행에서의 바쁜일정에도 불구하고 한권의 책을 읽었다. 그책이 바로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다.

‘자전적 에세이‘인 이 책은 1950년대 하워드 진이 스펠먼 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겪었던 일들과, 당시 미국사회에 만연해 있던 인종차별에 맞서 흑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지배계급에 맞서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고 저항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초반에 다루고 있다. 거기서 잠시 하워드 진의 어린시절 이야기로 넘어가 1940년대 그가 폭격수로서 2차대전에 참전하며 1945년 4월 사상 최초로 네이팜폭탄을 프랑스 마을에 투하했던 이야기를 다루고, 베트남전과 베트남전 당시 하워드 진이 참가했던 반전운동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베트남 전 파트 이후에는 1980년대 ‘미국민중사‘를 집필했던 시점과 미국내 자칭 보수주의자들과의 갈등 그리고 1991년 걸프 전쟁 이후 하워드 진의 활동을 알 수 있다.

이번 미국여행을 하면서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하워드 진이나 말콤X, 놈 촘스키, 마틴루터킹 같은 민권운동가들이 자유와 평등이라는 가치를 위해 지배계급과 억지스럽고 비상식적이기 짝이없는 불합리에 맞서 싸웠고,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에 현재 내가 미국 백인들로 부터 차별받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그들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미국사회가 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에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책의 제목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가 뜻하는 바와 같이, 세상의 부조리가 있음에도 그것을 그냥 지켜만 보며 나몰라라 하는 것은 비겁함이 될 수 있다. 즉 우리 사회에서 부조리한 일이 벌어지거나 공권력이 남용되는 불합리한 사례가 일어난다면 그것에 맞서야 한다는 얘기다.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말에서 하워드 진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바로 그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같은 면에 있어서 하워드 진은 우리나라의 민주화 운동가이자 ‘전환시대의 논리‘ 저자인 리영희 선생과도 많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 리영희 선생은 언론인이고, 하워드 진은 역사학자라는 점이 차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번 여행을 하며 정말 의미있는 독서를 했다. 지난 7일 보스턴에 있는 하워드 진의 묘를 방문하여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며 그를 기렸다. 앞으로도 그의 정신을 기리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