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미국의 세기
존 다우어 지음, 정소영 옮김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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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 폭력, 전쟁, 무기개발, 제국주의로 얼룩진 미제국주의의 추악한 역사>

미국이라는 나라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독일과 일본제국을 패망시키는데 이바지했던 미국은 전쟁이 끝나고 난 뒤 소련과 경쟁했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은 자신들의 적이 사라졌다 생각했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1991년 걸프전쟁을 기점으로 미국은 중동분쟁에 개입했고,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에 개입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중동분쟁은 현재진행형으로써 아직도 미국은 중동분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책은 미국이라는 한 제국주의 국가가 1945년 제2차세계대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질러 제국주의적 폭력과 비상식적인 무기개발 그리고 자신들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들이 저질러온 침략과 학살에 대해 낱낱이 고발하고 규탄한다. 그 중 하나는 ‘대리전과 대리 테러’라는 제목의 장에서 다루는 음험하고 추악한 만행들이다. 냉전기 미국은 남미에서 자신들을 지지하는 친미괴뢰정권들을 세우기 위해 남미에 있던 사회주의 세력과 혁명세력들을 무력과 친미파들을 앞세워 박살냈다. 마치 8.15 해방 이후 제국주의 국가 미국이 남조선에서 이승만이라는 미제국주의자와 총칼을 앞세워 여운형 선생과 같은 좌우연합 통일 세력의 염원과 당시 제국주의에 맞서 저항하던 사회주의 세력과 수많은 노동자 농민의 투쟁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듯이 말이다. 쉽게 말해 남미에서도 4.3항쟁이나 여순항쟁 그리고 대구 10.1 항쟁같은 반제국주의 투쟁과 노동자 농민의 항쟁이 있었고, 미제와 미제 앞잡이들에 의해 아주 철저히 짓밟혔다는 얘기다. 그리고 미국의 저지른 그런 제국주의적인 만행은 “하나같이 반공주의의 이름”아래 일어났다. 그러나 이런 미제국주의의 탄압과 전술전략이 남미에서 실패한 사례가 있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게바라라 일으킨 쿠바혁명이 바로 그것이다.

쿠바혁명으로 인하여 미국은 바티스타 친미괴뢰정권을 지키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그러자 미국은 쿠바를 봉쇄했고, 심지어 망명자들 출신들을 동원하여 쿠바를 침공했었다. 그리고 처참히 패배했다. 냉전 후반기라 할 수 있는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후반 사이 미국은 ‘콘도르 작전’을 개시하여 친미반공국가를 만드는데 이바지했다. 그 과정에서 수만 명 이상이 남미에서 학살당했다. 마치 한반도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반공이라는 이름아래 목숨을 잃었듯이 말이다. 미국이 자신들의 반대세력을 고문하기 위해 만든 매뉴얼이 있는데, 이는 너무나 끔찍해서 읽다보면 눈이 돌아갈 정도다.

미국의 이러한 만행들은 1991년 걸프전쟁 이후에도 반복됐다. 2001년 9.11테러로 인하여 충격에 휩싸였던 미국과 호전광 조지 부시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리고 미국은 여러 전쟁범죄들을 일으켰고, 지속적으로 중동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21세기 초반부터 오늘날 까지 치른 중동분쟁에서 사망한 미군 병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합치면 대략 7000명 이상이 된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은 아직까지도 엄청난 교착상태에 빠져 전투가 지속되고 있고,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책에서는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쟁에서 미군이 행한 무차별 미간인 폭격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에게 행한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각각 수십만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한다. 독일의 드레스덴 폭격과 일본의 도쿄 대공습만 보더라도 적어도 2만에서 10만사이의 민간인이 미군의 폭격으로 무차별 학살당했다. 베트남 전쟁에서는 남북합쳐 약 200만명의 베트남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미국의 융단 폭격과 고엽제 투하로 인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무차별 폭격은 베트남에서 보다 한국전쟁에서 더 효율적이었다 한다. 2차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전략폭격을 지휘했던 커티스 르메이 장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북한과 남한 양쪽에서 도시란 도시는 거의 다 불태웠어요. 100만 명 이상의 민간인들을 죽였고 700만 명 이상을 고향에서 내몰아서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비극이 일어나게 된 거죠. (폭력적인 미국의 세기p.73~74)

커티스 르메이 장군이 제시한 수치가 과장이든 아니든 간에 한국전쟁 시기 미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학살당한 민간인은 엄청 많았던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미군의 무차별 폭격은 걸프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에서도 반복됐고, 지금도 계속 미국에 의하여 반복되고 있는 중이다.

“폭력적인 미국의 세기”는 이와 같은 미국의 만행을 아주 잘 고발한 책이다. 저자는 풍부한 지식과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책 두께에 견줘 많은 것을 알려 준다. 미제국주의의 역사가 궁금한 독자에게 아주 유용한 참고서가 될 것이다. 200페이지 안팎의 짧은 분량이지만 그 짧은 분량 안에 정말 많은 내용을 압축적으로 잘 담고 있다. 책 분량에 비해서 읽으면 얻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책이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큰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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