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후아유>에도 나왔다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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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5-01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티카카...무슨 전설이나 사연이 있는 호수아닌가요...잘 기억이 안나네...^^;;

waho 2004-05-01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티티카카호수가 나왔던 동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제목이...
이곳 너무 멋지네요. 이름도...

▶◀소굼 2004-05-01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게 페루였던가 칠레였던가...여튼 저 호수 밑에 도시가 있다는 얘기가 있어요;

프레이야 2004-05-01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루의 티티카카호수,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근데 이 사진은 환상적인 이미지로 살려놓아 더 그러네요^^
 

 저자가 누보로망의 선두주자란다. 누보로망이 뭔지 모르겠다. 

언젠가 작품설명 읽어보니까,  대충 아내가 이웃집 남자를 좋아할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작중화자인 남편의 질투의 심리를 쓴 작품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난 워낙에 심리묘사가 잘된 작품을 좋아하고 지금 지지부진하게 쓰고 있는 습작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읽어보기로 했다.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어휘가 문제다. 달리는 건 물론이려니와, 내가 지금 바르게 어휘를 구사하고 있는건지 조차 의심스러웠다. 일단 이어령 교수의 책을 사서 후회해 본적은 없으니까 읽어 볼란다. 두께는 만만찮아 보이지만 장정이 마음에 든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의 소재가 연극이다. 등장인물에 연출가가 나오고 작가가 나오고 배우도 나온다.

작가는 자기 경험이상 나올 수 없을 것 같다. 오래전서부터 연극에 관심이 있어왔는데 이론적으로 아는 건 없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순 몸으로만 떼웠었다. 꼭 지금 쓰는 글이 아니더라도 쭈~욱 훑을 필요는 있을 것 같아 샀지만 약간 겁이 난다. 무슨 학술서적 같아서. 끝까지 읽을 수 있으려나...?

 

 이건 전에 메시지님 리뷰를 읽고 찜해 둔 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같은 작가지망생인 후배 한애가, 언니는 작가가 되려고 하면서 이외수씨 책 한권 안 읽느냐고 면박을 받았었다. 난 저자의 외모에 선듯 마음이 가지 않았다.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고 했는데...

막상 받아 든 순간, 책이 생각보다 얇기도 하거니와 페이지마다 글자도 몇개 안들어가 "잉..?"했다. 그리고 좀 읽기 시작했는데 이런...의로로 너무 좋다. 왜 이외수 매니아가 있는지 알 것도 같다.    

큰일났다. 지금 읽고 있는 책도 다 못 읽었는데 이 책을 펼쳐 들다니.

쿠폰에 눈이 어두워 3권쯤 사려고 했는데 4권을 사 버리고 말았다. 부지런히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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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굼 2004-04-29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 주에 쿠폰에 눈이 어두워 예상보다 많은 책을 살지도 모른다는..이게 알라딘의 노림수일테지만^^;;

stella.K 2004-04-29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쵸. 역쉬 알라딘, 알면 알수록 빠져든다니까요.^^

waho 2004-04-2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쿠폰에 눈이 멀어 사만원 이상 구입을 두차례!
 
 전출처 : 프레이야 > 어린 자녀들이 어른에게 하는 충고 21가지

어른 머리 위에 앉아 있는 아이들, 어른에게 이런 충고를 하고 싶대요.

1. 저를 버릇없는 아이로 내버려두지 마세요. 부모님을 시험하기 위해 여러가지 요구를 하지만 다 얻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2. 저에게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망설일 필요는 없어요.

3. 저에게 나쁜 버릇이 생길 때까지 내버려두지 마세요.

4. 제가 어리다고 업신여기거나 무시하지 마세요. 우습게 여기면 저는 터무니없이 다 자란 척하거나 잘난 척하거든요.

5. 가능하면 사람들 앞에서 나무라지 마세요. 조용히 둘이 있을 때 지적해 주시면 저는 더 잘 알아들을 수 있어요.

6. 제가 저지른 잘못의 결과에 대해 너무 보호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고통스러워도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선 책임을 느껴야하거든요.

7. 저의 실수가 죄악인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죄책감은 저의 존재 가치를 좀먹으니까요.

8. '엄마 미워' 라고 했을 때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가 미워하는 것은 엄마가 아니라 절 윽박지르는 엄마의 권위니까요.

9. 제가 아프다고 할 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어요. 가끔씩은 관심을 끌려고 괜히 한 번 그래 보기도 하거든요.

10. 전 정말 잔소리가 싫어요. 그렇게 계속 잔소리 하시면 저는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귀먹은 척 할 거에요.

11. 저에게 경솔한 약속은 하지 마세요. 부모님이 약속을 못 지키시면 저는 실망한답니다.

12. 저는 정확하게 표현할 능력이 아직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주시면 차차 잘하게 될 테니까요.

13. 제가 정직하지 못하다고 너무 몰아세우지 마세요. 저처럼 어린 아이들은 겁이 많아서 쉽게 거짓말을 하니까요.

14. 제가 질문할 때 회피하지 마세요. 안 가르쳐 주시면 저의 큰 호기심은 사라지거나 엉뚱한 데에 가서 다른 답을 찾으려고 할테니까요.

15. 제가 무서움을 잘 탄다고 바보 취급하지 마세요. 어린아이들은 무서워할 때가 많다는 것을 이해해 주세요.

16. 어른들은 완벽하거나 결점이 없다고 말하지 마세요. 부모님이 완벽하지 못하고 결점을 드러낼 때 제가 너무 충격을 받게 되니까요.

17. 일관성이 없으면 곤란해요. 이랬다저랬다 하시면 부모님을 신뢰할 수 없어요.

18. 저에게 사과하는 것을 자존심 상해하지 마세요. 솔직한 사과는 부모님을 더 신뢰하고 좋아하게 하니까요.

19. 저는 이것저것 실험해 보기를 좋아해요. 그런 시도 없이는 잘 할 수 없으니 이해해 주세요.

20. 제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는지 잊지 마세요. 어려우시겠지만 제가 자라는 것처럼 부모님도 성장하세요.

21. 저는 부모님의 사랑과 이해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제가 아침저녁으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잖아요.

 

 ## 위의 충고 21가지는 물론 어른이 쓴 글이겠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예쁜 편지지라도 주면서 엄마 아빠에게 하고 싶은 충고를 적어달라고 해 보면 어떨까. 물론 전부 수용하겠다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전제되어야 실효가 있을 것이다.

20번의 충고는 정말 마음에 새겨두어야겠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따라 부모도 성장하여야한다. 아이들의 발걸음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아이들 나름의 싱싱한 가치관에 뒤처지지 않는 엄마가 되기 위해, 우리 가훈이 뭐냐고 묻는 아이에게 난 서슴치않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라고 말해주었다.

10번의 충고는 얼마전 이야기를 나눈 학생의 엄마와 나누었던 이야기랑 같은 경우다. 3학년 남자아인데, 전혀 남의 말에 귀를 귀울이지 않는다. 어쩌다 하는 대답도 근성이고 상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이해하고 그에 적절한 반응을 하려고 하지 않아, 수업 내내 나의 애를 태우는 아이다. 한달을 두고 보니, 아이가 귀기울여 듣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그런 능력이 소진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충고를 하면 오히려 자기가 들은 게 맞고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냐면서 도리어 억지를 부리곤 했다. 아주 난감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해서, 먼저 전화를 걸어온 그 어머니에게 그런 문제점을 슬그머니 꺼냈더니 봇물 터지듯 이야기를 풀었다. 그 분도 그런 아이의 태도로 고민을 많이 했던 눈치였다.

그 어머니는 자신의 태도에 잘못이 있다는 것을 얼마 전부터 알고 요즘은 잔소리를 자제하려고 엄청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무슨 잔소리를 그렇게 할 게 있냐고 하는 내 물음에, 그저 보기만 해도 뭐든 동생보다도 느려서 속이 터진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채근하고 윽박지르고 결과에 대해 칭찬보단 동생과 비교하여 핀잔주고 잔소리 하고, 그랬다고 한다. 이제라도 원인을 알았으니 되도록 잔소리를 줄이고 있단다. 듣는 건 세상을, 사람을 이해하는 데 기본이라 생각한다. 나도 때로는 귀먹은 척 하고 살 때가 있지만...  이 아이의 마음의 병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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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웨스톤(EDWARD WESTON) / Nude In the Doorway / 1936 / 10"× 8"

전시장소 : 갤러리 뤼미에르 (서울 청담동 02-517-2134)
전시기간 : 2004. 04. 29. (목) - 06. 10. (목)


개관전에 즈음하여

사진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는 오늘, 갤러리 뤼미에르는 개관전으로 『20세기 사진명작전』을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의 역사에서 20세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으로 하여금 기술 중심의 표현성에서 벗어나 예술을 향한 표현성, 미적 품격을 고양시키는 사진성을 발견했던 시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물론 20세기에 들어서도 사진의 기술력이 현저히 향상되고, 기술의 진보가 사진의 모습을 결정 지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20세기야말로 사진이 당당한 예술로서 미술에 뒤지지 않는 뛰어난 예술성을 갖고 있음을 만천하에 드러냈던 시기였다고 봅니다. 저희 갤러리 뤼미에르가 사진전문화랑으로서 『20세기 사진명작전』을 개관전으로 기획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러한 20세기 사진의 위대함과 그 예술적 품격을 헤아리고자 함일 것입니다.

20세기 주옥같은 명작들은 오늘날 역사 속에서 우리를 맞이합니다. 뿐만 아니라 고고히 빛나는 위대한 작가, 감동의 물결을 채우는 불후의 명작들은 늘 우리를 흥분시킵니다. 그 위대한 역작들 가운데서 저희 갤러리 뤼미에르가 개관전을 통해 보여주려는 23점의 작품들도 그 명작들 속에 속하는 작품일 것이며, 또한 시대와 함께 해왔던 작품, 사진의 전통을 잃지 않았던 작품, 세계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작품, 특히 철저한 예술 혼으로 사진의 인식을 새롭게 했던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세기 미국사진을 대표했던 에드워드 웨스톤, 앤셀 애덤스, 헬렌 레빗, 아놀드 뉴먼, 데니 라이온, 루스 오르킨, 아서 로스타인,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작품을 비롯하여, 20세기 프랑스 사진을 대표했던 까르띠에 브레송, 자크 앙리 라르띠끄, 윌리 노니의 작품, 20세기 독일사진을 대표했던 아우구스트 잔더의 작품까지, 그리고 국가를 초월하여 지난 80년대 이후 세계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니콜라스 닉슨, 레이 메츠커, 매리 앨런 마크, 데니스 스톡, 족 스터지스의 작품까지 가히 지난 20세기 세계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명작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그 작품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 땅에서 선보여 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사진의 역량이 그만큼 커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나날이 변모하는 한국사진의 역동성에 비추어 볼 때 이 땅에 머지않아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조금도 의심치 않습니다. 바로 그 날이 왔을 때 갤러리 뤼미에르가 한국사진의 발전에 기여했음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최미리 (갤러리 뤼미에르 대표)



아놀드 뉴먼(ARNOLD, NEWMAN) / IGOR STRAVINSKY / 1946 / 11"× 14"


| 전시서문 |

20세기 사진을 다시보자

갤러리 뤼미에르가 사진전문화랑으로서 첫 전시를 『20세기 사진명작전』으로 결정했다는 것은 두 가지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다. 시대의 정황으로 볼 때 첫째는 적절한 시점에 나타난 화랑이라는 것이며, 또 하나는 상업화랑이지만 매우 적절한 시점에 마련된 기획전이라는 점이다. 미술시장에서의 사진의 활성화가 국내외적으로 큰 관심거리이기 때문이고, 또한 디지털 시대에 있어 전통 사진의 예술성이 더욱 고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사진이 머금고 있는 형식과 내용은 시대의 예술구조와 스타일을 역사화하기 때문에 발터 벤야민의 말처럼 지난 시대의 작품을 새롭게 보는 것은 컬렉터들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하는 열망이며, 바로 이 열망이 새로운 세계를 탄생시키고 가속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한다. 오늘 우리가 그 말들을 가장 절실하게 이해하는 장(場)이 여러 예술장르 중에서도 사진 장르다. 20세기 사진은 급격한 시대의 변화, 역사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만약 20세기 사진은 무엇이었는가를 묻는다고 한다면 그 답은 필연적으로 사진의 참된 모습과, 그리고 사진의 본질을 규정하고 사진예술의 근간을 이뤘던 전통적 사진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때문에 사진전문화랑을 표방한 갤러리 뤼미에르의 출현과, 그 개막전으로서 『20세기 사진명작전』을 준비했다는 것은 매우 적절한 시대성을 갖고 있다.

물론『20세기 사진명작전』에 거는 기대감은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른다. 전시 작가들 모두가 세계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유명작가라는 데 기대감이 클 것이고, 또한 선보일 작품들이 역사책에 나온 위대한 명작들이라는 데서도 기대감이 클 것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사진예술의 전통성을 지키면서 사진을 예술의 영역으로 이끌었던 위대한 사진가들, 그러니까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뜨겁게 하는 에드워드 웨스톤, 앤셀 애덤스, 헬렌 레빗, 아놀드 뉴먼, 데니 라이온, 루스 오르킨, 아서 로스타인, 로버트 메이플소프와 같은 20세기 미국을 대표했던 대표작 앞에서 흥분될 것이고, 까르띠에 브레송, 자크 앙리 라르띠끄, 윌리 노니와 같은 20세기 프랑스 사진을 대표했던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흥분될 것이다. 또한 여기에 독일사진을 대표했던 아우구스트 잔더의 작품, 그리고 전후 세계인으로부터 폭넓게 사랑받은 니콜라스 닉슨, 레이 메츠커, 매리 앨런 마크, 데니스 스톡, 족 스터지스와 같은 뛰어난 현대 사진가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될 것이다.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ROPE) / KEN MOODY & ROBERT SHERMAN / 1984 / GELATIN SILVER PRINT, VINTAGE UNSIGNED / 8"× 10"


그러나 『20세기 사진명작전』에서 좀더 내밀하게 들여다보아야 할 포인트들은 조금 떨어진 데 있다. 무엇보다 관심을 갖고 지켜볼 요소는 20세기 사진을 규정했던 전통적 사진의 스타일이다. 한 시대의 사진의 스타일은 사진의 존재방식이자 역사의 존재방식이다. 전통적 스타일이야말로 한 시대의 사진이 역사와 함께 했던 그 무엇이기 때문에 그렇다. 20세기 사진명작전에서 유명세 못지않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여기 시대 속에서 이끌어낸 사진의 스타일이다. 그것은 세계에 대한 작가들의 태도이며, 또한 세계와 만났던 주체들의 세계관이다. 아우구스트 잔더를 비롯 17명의 사진가들의 작품은 시대의 스타일로서 20세기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시대성을 반영하고 있다.

시대 순으로 보자면 독일사진을 대표하는 아우구스트 잔더의 <우리시대의 초상> 시리즈는 그 시대 가장 강력한 시대적 스타일을 보여준다. 1900-1920년대를 "노동과 계급의 시대"로 규정한다면 잔더의 사진이야말로 시대의 정황을 극명하게 표현하고 있는 명작들이다. 잔더는 이 작품을 통해서 세계적인 사진가로 자리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까르띠에 브레송, 자크 앙리 라르띠끄, 윌리 노니의 작품도 그렇다. 특히 브레송의 작품 <결정적 순간> 시리즈는 시민사회의 일상을 완벽하게 포착해낸 걸작이다. 1920-40년대를 "경제와 생산의 시대"라고 규정한다면 브레송의 사진이야말로 삶의 뒤안길을 비추는 서정성의 극치이다. 또 전후 혼란스러운 삶을 투사하는 미국의 아서 로스타인, 헬렌 레빗, 데니 라이온, 데니스 스톡의 작품도 그렇다. 1940-1960년대를 "정치와 사상이 시대"로 규정한다면 이들의 스타일을 그 시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투사한 삶의 정황이다. 아서 로스타인의 대공황시대의 사진, 헬렌 레빗의 <뉴욕 할렘> 시리즈, 데니 라이온의 <폭주족> 시리즈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급격한 문화변동에 놓였던 70년대 이후의 사진들에서도 그렇다. 20세기 사진명작전에서 현대적 시대의 스타일과 만난다. 루스 오르킨, 니콜라스 닉슨, 매리 앨런 마크의 작품은 그 시대 대표적인 시대의 초상을 보여주고 있다. 1960-1980년대를 "사회와 소비의 시대"로 규정한다면 루스 오르킨의 <맨해튼 저지대>, 니콜라스 닉슨의 <소도시 풍경>, 매리 앨런 마크의 <소수민족 아이들>은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이면을 투영했던 시대의 걸작이다. 또 80년대 현대사진을 주도했던 로버트 메이플소프, 족 스터지스의 작품도 마찬가지며 이들의 사진은 그 시대 가장 강력한 시대의 초상을 보여준다. 1980-2000년대를 "문화와 성의 시대"로 규정한다면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서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남성 신체>, 족 스터지스의 <여름의 마지막 날>은 8, 90년대 가장 큰 스캔들을 몰고 왔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우리는 또 『20세기 사진명작전』에서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예술사진의 스타일과 만난다. 20세기 사진이 지난 일백년 동안 걸어왔던 예술사진, 그리고 예술로서의 사진과 사진으로서의 예술의 경계점에서 부단히 시대의 흐름에 연동했던 예술사진의 모습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1930년대 예술사진을 결정지었던 에드워드 웨스톤과 앤셀 애덤스의 사진이 대표적이다. 웨스톤의 <누드>는 오늘날 가장 위대한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예술사진의 대표작이며, 앤셀 애덤스의 <요세미티 풍경> 역시 그 시대를 대표하는 풍경사진의 규범이다. 전후 현대사진의 스타일에서도 그렇다. 현대적 초상의 모습과 정물 추상의 모습을 보여준 아놀드 뉴먼과 레이 메츠커 사진은 그 시대의 독보적인 형식적 스타일을 보여준다. 아놀드 뉴먼의 <예술가의 초상>은 가장 뛰어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고, 레이 메츠커의 <추상-더블 이미지>는 현대사진의 실험성을 보여주는 뛰어난 형식미이다.

20세기 거장들의 위대한 형식미 앞에서 우리가 만나는 것은 그들이 취했던 예술적 태도와 미학적 관점들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발짝만 나간다면 우리는 이들의 작품들에서 역사성과 예술성 그리고 소장성과 만난다. 우리는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었다. 20세기 아날로그 시대는 더 이상 출현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20세기 사진 명작들이 지금 우리에게 던져주는 시사성은 무엇인가. 그것은 역사적 가치, 예술적 가치, 그리고 소장적 가치이다. 바로 디지털 예술 환경에서 우리가 20세기 사진명작과 만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것들을 깨달았을 때 20세기 사진을 제대로 보았다고 말할 수 있다.

진동선 (사진평론가)



| 전시작품의 일부보기 |

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 / THREE FARMERS ON THE WAY TO A DANCE / 1925 / 10"× 8"

데니 라이온(DANNY LYON) / CROSSING THE OHIO / GELATIN SILVER PRINT / 1966 / 11"×14"

핼렌 레빗(HELEN LEVITT) / NEW YORK(HYDRANT SPRAY) / 1940 / GELATIN SILVER PRINT / 14"×11"

앙리 까르띠에-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 HYRES / 1932 / GELATIN SILVER PRINT / 1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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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 2004-04-2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은 너무 멀어서...;;

stella.K 2004-04-28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비발님은 어디 계시죠?

waho 2004-04-2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월달까지면 게다가 강남이면 볼 수도 있겠다! 시간 되면 가봐야 겠어요.

Smila 2004-04-28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를 쓰고 가서 봐야겠네요....
 

<그 갈피엔 무슨 사연 숨었을까>


▲ 전 세계를 돌며 구한 돌로 쌓았다는 ‘책 탑 2002’.
전시장에 기둥처럼 책 10여권이 쌓여 있다. 종이가 아니라 대리석이나 화강암 등 돌을 깎아 만든 책이다. 만져보면 차갑고 단단하고 부드럽다. 속에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지만 넘겨 볼 수 없는 이 신비한 책들이 등장하는 전시 제목은 ‘쿠바흐-뷜름젠 & 쿠바흐-크롭’. 부제는 ‘책이 된 돌, 빛과 소리가 된 돌’이다.

전시장에 등장하는 작품 44점을 만든 작가들은 한 가족이다. ‘쿠바흐-뷜름젠’은 독일 출신의 볼프강 쿠바흐와 안나 뷜름젠 부부. 1968년부터 공동작업을 펼쳐왔다. ‘쿠바흐-크롭’은 이들의 딸 리비아 쿠바흐와 사위 미하엘 크롭. 10여년 전부터 팀을 이뤄 작업하고 있다. 이들은 넷이 함께 살면서 함께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마치 쌍둥이가 태어나듯,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말한다.

‘쿠바흐-뷜름젠’ 팀에는 보물찾기 하듯 돌을 고르러 떠나는 여행이 곧 작업의 시작이다. 작품마다 노르웨이, 터키 등 돌을 발견한 지명도 소개해 놓았다. 책이 펼쳐진 채 날아가는 듯한 형상의 ‘이카루스’ 시리즈는 브라질의 산타세실리아 채석장 인근에서 날개처럼 생긴 화강암을 발견하면서 만들게 된 작품이다.

이들 부부는 이처럼 그 지역만의 고유한 역사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돌을 가지고 인류의 지혜를 담아놓은 책의 형상을 만든다. 이들에게 돌은 쪼개고 다듬어 무엇을 만들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땅의 정신을 담아내는 동맥’. 보통 조각가들은 무늬 없이 매끈한 돌만 쓰지만 이들은 수천, 수만년 동안 자연이 서서히 그려낸 돌의 얼룩을 조각에 그대로 살린다.

반면 딸과 사위는 돌에 빛과 소리를 담으려 한다. 거대한 화강암에 그물처럼 무수한 구멍을 내고 햇빛과 바람이 술술 드나들게 하는 식이다. 육중한 돌은 날아갈 듯 가볍게 다가온다. 밑이 둥근 반구 모양의 돌을 여러개의 돌기둥으로 지탱해 놓은 작품은 슬쩍 건드리면 돌끼리 부딪치면서 맑은 톤의 ‘달그락’ 소리를 낸다. 흰 구름 흘러가는 푸른 하늘 아래, 혹은 바람 부는 야외에서 보면 몇 배 더 감명 깊을 듯하지만 지금은 좀 답답한 갤러리 안에 전시돼 있다.

전시 개막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주 한국에 온 이들 가족은 강화도의 고인돌 유적, 덕수궁 내 석조물을 돌아보고 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들이 살고 있는 독일의 바트뮌스터 암슈타인에는 이들의 작품을 닮은 ‘쿠바흐-뷜름젠 & 쿠바흐-크롭’ 미술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일본의 유명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전시는 5월 8일까지 박여숙 화랑. (02)549-7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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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8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여숙화랑에서 하는 전시면 일단 믿을만 하던데...이 전시 기회되면 함 보고 싶네요. 좋은 정보 감사!

stella.K 2004-04-2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탑이 너무 독특하고 좋아서요.^^

김여흔 2004-04-29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정보, 감사해요. ^^

잉크냄새 2004-04-29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수건인줄 알았어요... 미안해요...^^;

갈대 2004-04-2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하나 훔쳐다가 책꽂이에 뒀으면 좋겠네요.
잉크냄새님 절 웃기시다니..ㅋㅋ

stella.K 2004-04-29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얼핏 보면 수건 같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