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마다 서정적 인간애 가득
투쟁당시 尹의사 심경도 비쳐



▲ 1932년 거사 직후 일본군 헌병대에 처포됐을 당시의 윤봉길 의사. 검거보고서에 붙어있던 사진이다. / 조선일보DB사진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가 중국 상하이 훙커우(虹口)공원에서 일왕 생일 기념식장에 폭탄을 던진 의거가 29일로 72주년을 맞는다. 윤 의사가 의거 이틀 전인 1932년 4월 27일 의거 장소를 사전답사하고 지은 한글시 ‘훙커우 공원을 답청(踏靑)하며’는 그 같은 대사를 앞둔 스물네살 청년의 놀랍도록 침착한 모습에 더해 서정이 가득하다.

“처처(凄凄)한 방초(芳草)여/ 명년에 춘색(春色)이 이르거든 왕손(王孫)으로 더불어 같이 오세// 청청(靑靑)한 방초여/ 명년에 춘색이 이르거든 고려강산에도 다녀가오// 다정한 방초여/ 금년 4월 29일에/ 방포일성(放砲一聲)으로 맹세하세.”

서정 시인으로서의 윤 의사의 면모를 드러내는 ‘시인 윤봉길과 지인(知人)의 서정시 340수’(역사공간)가 의거 기념일을 맞아 출간된다. 보물 568호로 지정돼 충남 예산의 윤 의사 생가인 충의사에 전시 중인 시문집 다섯 편 중 ‘명추(鳴椎)’ ‘임추(壬椎)’ ‘옥타(玉唾)’ ‘한시집(漢詩集)’에 수록된 한문 시들을 처음 우리 말로 번역한 책이다.

 

“어진 사람 덕 베풀어 길이 향년을 누리는데/ 감미로운 맛 마음 기르도록 옥연(玉延)을 바치네/ 보수(불교에서 말하는 칠보의 나무)라 바람 따뜻한 절에서 새가 머금듯/ 방년이라 물 맑은 연못에서 거북이 늙어가듯/ 백발 육순 오래지 않아 이르는데/ 노란 국화 구월 보름에 달 둥글도다….” 한시 ‘강혜정의 장수한 날에 공경히 바치며, 우의(禹儀·윤 의사의 본명) 쓰다’ 중의 일부다. 스승 성주록(成周錄)의 벗인 혜정 강치헌(姜致憲)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지은 시로, 20대 초반의 청년으로서는 매우 성숙하고 노련한 표현과 인생과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역자 진영미씨는 “당초 수록된 시 모두가 윤 의사의 작품이라고 알려졌지만 생존연대가 맞지 않고 필체가 다른 작품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성주록·강치헌 등이 지은 시가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윤 의사의 인격 형성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국민대 국사학과 장석흥 교수는 “많은 시들이 서정적인 인간애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윤 의사가 펼친 의열투쟁의 본질이 테러리즘이 아닌 인도주의에 바탕을 둔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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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좌 옮김 / 솔


▲ 행복한 불행한 이에게-카프카의 편지 1900∼1924 / 프란츠 카프카 지음
“나는 커튼이 드리워진 창문 뒤에서 그림책을 가지고 노는 어린애 같았지. 이따금 그 아이는 창 틈으로 길거리를 언뜻 보고, 그러고는 곧 그 귀중한 그림책들에 되돌아가는 것이야.”

카프카<사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프카적으로 생각하고 느낄 필요가 있다. 물론 이것은 셰익스피어나 괴테의 글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이들 작가와 대부분의 많은 작가들의 글이 보다 보편적인 이해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이해에 기대어 또 다른 이해로 나아갈 수 있는 데 비해 카프카의 글은 보편적인 것들에서 누락되어 있는 것, 그 사이에 위태롭게 끼어 있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허물고 무효로 만드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카프카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이야기와 이미지와 문장 속에는 최종적인 해석을 방해하고 지연시키는, 또 다른 비유로만 파악하고자 할 수는 있지만 끝내 파악할 수 없는 암시와 비의들로 넘쳐나는데 그것들 또한 붙들려고 할수록 우리의 이해로부터 빠져나간다.


“트리시 사람들은 묘하게들 살아가고 있어, 그러니 내가 오늘 나의 지구본 위에서 트리시의 대략적 위치에다가 붉은 점을 표시해 놓았다 해도 하등 놀라운 일이 아니오.”

그 점에 있어 카프카의 세계는 그것을 포착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의해서라기보다는 그것 스스로가 현현하는 식으로, 카프카적인 비유를 들자면, 어떤 거실의 어둠 속에 서 있던 날개를 펼친 공작이 어떤 조명에 의해 모습을 드러내듯 우리 앞에 불쑥 나타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카프카가 활동한 프라하의 칼레르 다리. 카프카는 "보헤미안의 고색창연한 수도인 프라하는 나의 문학적 어머니"라고 말했다.

카프카를 해석하는 데 있어 공식처럼 얘기되는 불안·소외·부조리 등의 코드를 지참하고 그의 작품에 다가서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의 세계의 핵심으로부터 비껴가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오히려 우리는 카프카가 자신과 주위 사물과 세계와의 때로는 불편하거나 무안하거나 절망적이거나 유쾌한 사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묘사한 지극히 사소한 것들에서, 가령 그가 늘어놓는 종기와 류머티즘과 삔 엄지발가락에 대한 불평 속에서, “짐승과 다를 바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엄살 속에서, 동생 엘리에게 보낸 편지에 실린 “내 행복이 마음에 걸리거든 이제 만족해도 좋을 거야”라는 표현의 능청 속에서, 그리고 부드러운 빈정거림과 귀여운 심술 속에서 관념을 넘어서 있거나, 관념의 이전에 있는 그의 세계의 핵심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소설이 일반적인 의미의 소설로부터 끝없이 이탈하려고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형식의 편지로부터 벗어나 있는 그의 편지들은 카프카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단서들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카프카는 거의 광적인 편지 쓰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작을 했으며, 1900년과 1924년 사이에 주로 친구 막스 브로트와 주변 사람들에게 쓴 편지의 많은 부분들이 장차 쓰여지게 될 그의 소설의 소묘로 읽힐 수 있다. 우리는 그 특성상 내밀할 수밖에 없는 그의 편지를 통해 그의 소설의 바탕이 되는 그의 일상적인 사고 작용의 기제와 그의 문체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는 그의 기질적인 특성을 확인할 수 있고, 그를 인간적으로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다.

“나는 잠시 졸도해서 의사에게 소리 지르는 기쁨도 잃은 채, 그의 소파에 누워야 했고, 그리고 그동안-그건 매우 이상한 느낌이었다네-마치 손가락으로 치마를 아래로 잡아당기려는 한 소녀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니까.”

여전히 카프카의 세계는 이와 같은 기이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들 속에 무한한 용적으로 매장되어 있으며, 누군가의 손에 의해 채굴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여름 대낮에 낮잠을 잘 때 퇴침으로 쓰기에 알맞은 부피의 이 번역서를 내는 데 가담했을 모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해 마땅한 이 두꺼운 책을 읽은 후면 카프카가 이 편지 속에서 묘사한, 어느 짧은 낮잠 후 눈을 떴을 때 그의 어머니가 정원에 있는 한 여인에게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묻자 “정원에서 간식을 들고 있는 중이어요”라는 대답을 들으며 느끼는 삶의 낯설음이 주는 놀라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정영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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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04-27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유럽의 음울하면서도 고풍스런 취향은 언제 접해도 우울합니다. 그래서 카프카는 '부조리'의 모순에 집착했던 것 같아요.

stella.K 2004-04-27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방금 여우님 서재에 다녀왔는데! 동유럽은 좀 그렇죠. 다른데는 몰라도 프라하는 한번 가보고 싶어져요.^^

잉크냄새 2004-04-2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럽하면 체코의 프라하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근데 얼마전 본 사진에서 프라하 궁전옆에 솟아오른 네온사인에 약간 실망감이 들기도 하더군요.

바람구두 2004-04-28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나도 가보고 싶다. 프라하.

waho 2004-04-29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퍼가도 되죠?
 

서양미술 받아들이려던 이슬람 화가를 누가 죽였나

 이난아 옮김/ 민음사/ 전2권


 
 
이슬람 문화의 꽃인 세밀화를 통해 동·서양 문화의 충돌과 진정한 예술의 독창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1591년, 눈 내리는 이스탄불의 외곽 우물 바닥에 죽어 누워 있는 시체의 하소연으로 시작된다.

“나는 지금 우물 바닥에 시체로 누워 있다. 마지막 숨을 쉰 지도 오래되었고 심장은 벌써 멈춰버렸다. 그러나 나를 죽인 그 비열한 살인자 말고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현대 터키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하나인 오르한 파묵의 이 소설은 세밀화가 엘레강스를 살해한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역사 추리 형식으로 구성했다. 그는 술탄(회교국의 군주)의 밀서(密書)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술탄의 밀서 제작 책임자인 에니시테는 수년 전 베네치아의 궁정에서 보았던 초상화의 매력에 푹 빠져, 유럽의 화풍을 도입한 삽화 책을 만들자고 술탄에게 건의한다. 술탄의 세계를 서양화풍으로 그린 책을 비밀리에 만들라는 명을 받은 에니시테는 궁정화원에서 가장 기예가 뛰어난 장인들을 선발해 작업에 착수한다. 이 과정에서 화가들은 에니시테를 통해 서양 미술의 충격을 받게 되고, 이것은 그들 사이의 불안과 갈등을 일으킨다.


▲ 현대 터키문화의 대표작가 오르한 파묵.

이런 측면에서 이 작품은 시대적 격변기에 갈등하고 고민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예술가 소설로 읽힌다. 갈등구조는 옛 이슬람 회화의 전통에 서양의 새 미술사조가 도전장을 들이미는 형국이다. 비록 16세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구세대·신세대 갈등이나 동?서양 대비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 자리한 터키의 독특한 정체성을 탐구 하고자 하는 작가의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르게 그림을 그리는 게 곧 다르게 본다는 것을 뜻할까?”(58쪽) 서양의 화가들이 원근법을 사용하고 사실적으로 대상을 재현해 인간 중심의 세계를 추구하는 반면, 이슬람의 전통화가들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대상을 평면적이고 투시적으로 묘사해 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한다. 이 충돌은 급기야 엘레강스와 에니시테의 연쇄 살인사건으로 이어진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러브스토리가 끼어든다.

절세 미인 셰큐레를 어릴 적부터 사랑해 온 카라, 그녀를 향한 맹목적인 연정을 버리지 않는 시동생 하산, 그리고 자신의 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늘 곁에 두고 싶어하는 아버지 에니시테 사이의 미묘한 심리전이 불꽃을 튀긴다. 능수능란한 이야기꾼인 작가는 세 남자의 운명을 바꿔놓은 매혹적인 여인 셰큐레를 통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심리와 행동방식을 정교하게 보여주고 있다.


▲ 이슬람 문학의 대표적인 러브스토리인 '휘스레브와 쉬린'을 모티브로 그린 세밀화. 이 장면은 목욕하는 쉬린을 몰래 훔쳐보는 휘스레브를 묘사하고 있다.

소설은 각 등장인물이 번갈아가며 화자(話者)로 등장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심지어 살해당한 시체, 그림 속 개와 나무, 빨강(색), 악마, 금화까지 말을 한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차곡차곡 쌓아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를 완성하는 식이다. 이러한 서사기법은 각각의 인물이나 사물이 처한 정황과 생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이해하면서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지적 추리를 유도한다.

어릴 적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오르한 파묵은 일찍부터 오스만 제국 당시에 제작된 세밀화 들을 모사하며 미술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소설에는 슐레이만 대제 시대의 궁정화원장으로‘축 제의 서’를 제작한 오스만, 이슬람 세밀화의 대가인 비흐자드, 이슬람 세밀화의 중요 화파 가운데 하나인 헤라트파의 생성과 소멸과정이 재현된다.

여기에 페르시아 문학의 최대 러브스토리‘휘스레브와 쉬린’을 비롯, ‘레일라와 메즈눈’‘유수프와 줄라이하’등 전설과 민담, 루미·자미·로크만 등 대표적 시인과 역사가들의 작품도 등장시켜 16세기 말 이스탄불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최홍렬기자 hrcho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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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4-27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고 싶은데 어덜지...서평들 많이 올라오면 보고 살려구요. ㅋㅋ

stella.K 2004-04-27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왠지 땡겨요. 서양 예술에 비해 이슬람 예술은 정말 잘 모르고 있잖아요. 더구너 터키 작가라...어, 근데 제가 강릉댁님을 설득하고 있는 것 같군요. ㅎㅎ!

waho 2004-04-2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 지금 확 사버릴까 아님 기다렸다 서평 보구 살까하다 서평 올라오는 거 보구 살려구요.ㅎㅎㅎ 요즘 책 값이 너무 많이 나가서 울 남편에게 미안해서리...신중 구입!
 
 전출처 : panda78 > [퍼온글] 살 찌는 과일 살 빼는 과일

비타민도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아 다이어트의 대안처럼 여겨졌던 과일. 하지만 무심코 먹어왔던 과일 중에 다이어트의 적이 숨어 있다는 사실. 칼로리와 혈당지수를 꼼꼼히 비교해 가려냈다. 살찌는 과일 vs 살 안 찌는 과일 리스트.

[ 살 빠지는 과일의 조건 ]


1. 칼로리가 낮은 것
과일은 살이 찌지 않는다는 잘못된 생각에 한자리에서 귤을 5~6개씩 먹는데, 중간 크기 귤 한 개의 열량은 62kcal. 무심코 먹은 과일 몇 개가 밥 한 공기와 같은 열량을 낸다. 자주 먹는 과일의 칼로리를 체크해 한 번에 50kcal 안팎으로 먹고, 하루에 150kcal 정도만 섭취해야 살이 찌지 않는다. 파인애플, 멜론 등 열대 과일이 칼로리가 높다.

2. GI가 낮은 것
과일 다이어트에서 칼로리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혈당지수인 GI. 과일에는 단맛을 내는 과당이 많이 함유되

어 있는데, 과당은 흡수가 빠르고 지방으로 쉽게 변하기 때문. 즉, GI가 높은 달콤한 과일은 쉽게 우리 몸의 허벅지와 배의 살로 변한다. 또한 GI가 높을수록 소화 흡수가 빨라 배고픔을 쉽게 느낀다. 키위, 토마토, 레몬 등 신맛 나는 과일이 GI가 낮다.

3. 섬유질이 풍부한 것
섬유질엔 열량이 없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포만감을 주어 배고픔을 잊게 한다. 섬유질은 장을 통과할 때 지방질 성분을 같이 끌고 나갈 뿐 아니라 다이어트의 강적인 변비에도 좋다. 배, 사과, 복숭아 등 먹기 좋고 부드러운 과일보다 딱딱한 과일에 섬유질이 많다. 과일은 껍질에 식이 섬유소와 영양 성분이 많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 것이 건강과 다이어트 모두에 좋다.

[ 과일 제대로 먹기 ]

1. 되도록 아침에 먹고, 밤에는 먹지 않는다. 과일의 비타민이 활성화되는 데 보통 3~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전에 먹어야 오후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당도가 높은 과일을 밤에 먹으면 살이 찐다.

2. 과일은 식후 디저트로 먹지 말고, 식사와 식사 사이 공복감을 느낄 때 먹는다. 식후에 바로 먹으면 밥과 함께 혈당지수를 높여 지방으로 쉽게 전환된다. 공복감을 느낄 때 GI가 낮은 과일을 먹어야 배고픔도 잊고, 과식도 예방할 수 있다.

3. 생과일 주스와 과일 통조림은 다이어트의 적. 사 먹는 생과일 주스는 탄산음료로 만들고 설탕이 많이 들어 있다. 가공된 과일 통조림 또한 생과일보다 칼로리가 높은 반면 영양가는 파괴되어 좋지 않다. 프루츠 칵테일, 황도 통조림 모두 멀리할 것. 말린 과일 또한 영양소가 적을 뿐 아니라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과일은 되도록 생으로 먹는다. (바나나 100g은 93kcal, 말린 바나나 100g은 771.9kcal)


[ 살이 찌는 과일 ]


포도 작은 송이 한 개에 140kcal로 과일 중에서도 칼로리가 높다. 특히 거봉은 일반 포도 칼로리의 세 배.

멜론 작은 것 한 개가 300kcal, 얇게 썬 한 조각이 38kcal. 달콤한 과즙에 당분이 많이 함유되어 특히 밤에 먹는 것은 금물.

바나나 당뇨 환자들이 혈당수치를 높이기 위해 애용할 정도로 GI가 높다. 칼로리 역시 한 개에 100kcal.

수박 설탕 수박이라는 말이 사실. 그만큼 당도가 높다. 흡수가 빨라서 많이 먹어도 금방 허기때문에 식사 대용으로는 좋지 않다. 큰 것 한 조각은 50kcal.

참외 반쪽에 35kcal 정도로, 칼로리는 높지 않지만 GI가 높다. 씨 부분은 먹지 말 것.

중간 크기 한 개에 62kcal로 오이 큰 것 세 개에 해당한다. GI도 높아 쉽게 살이 찌는 대표주자.

[ 살이 빠지는 과일 ]

자몽(그레이프 프루츠) 아주 큰 것 한 개에 100kcal. 황산화 비타민이 많이 있어 건강에도 좋다.

푸른 사과(아오리) 중간 크기 한 개에 120kcal. 특히 푸른 사과는 당도가 낮아 다이어트에 좋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돕고, 밤에 먹으면 위액을 독한 산성으로 만들어 속을 쓰리게 한다.

키위 키위 작은 것 30kcal. GI도 낮아서 살찔 걱정 없고, 비타민과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도 좋다.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특히 하체 비만에 좋다. 중간 크기 한 개에 100kcal.


토마토 체리 토마토 30개에 40kcal밖에 되지 않는다. 배불리 먹어도 부담없는 과일.

한 조각에 25kcal로 크기에 비해 칼로리가 적다. 섬유질이 풍부해서 장이 나쁠 때 배즙을 먹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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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2004-04-2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외 씨부분을 먹지 말라면 도대체 뭘 먹으라는 건지...-_-;;
역쉬 만병통치약 토마토는 모든 면에서 우수하네요.

tnr830 2004-05-04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키위랑 바나나랑 아오리 사과랑 귤이랑 오레지 너무너무 좋아하는뎀--;;
바나나랑 귤을 좀 줄여야 하나요
그걸 젤 좋아하는데.......아쉽다 하지만 알아서 그런지
손이 안갈꺼 같긴해요^^;;
 

앨리슨 피어슨 소설 '여자만세' (전2권)
김민희 옮김/ 화니북스/ 각권 271쪽, 287쪽


▲ 앨리슨 피어슨 소설 '여자만세'
이 소설은 영국 런던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하는 서른다섯 살 여인 케이트의 얘기다. 자상하지만 보수적인 남편 리처드는 건축회사의 직원이고, 둘 사이에는 여섯 살 딸과 한 살배기 아들이 있다.

케이트는 해외출장에서 돌아온 날 새벽 1시37분 부엌에서 민스파이(다진 고기나 과일을 속에 넣고 만드는 파이)를 열심히 밀고 있다. 세인스베리 상표가 찍혀 있는 화려한 포장지를 벗기고 알루미늄 컵에 든 파이를 꺼내 집에서 만든 음식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다. 딸의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 학예회 후에 벌어질 파티를 위해서다.

‘옛날 여자들은 민스파이를 만들 시간이 있었지만 오르가슴을 위장해야 했다. 요즘 여자들은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되었지만 민스파이를 위장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발전이라 부른다.’(본문 중)

이때 끼어든 남편의 말은 위로와 비아냥의 중간쯤에 있다. “천천히 해, 여보. 당신 꼭 놀이동산에 있는 게임기구 같아. 뭐지, 그거? 왜 계속해서 빙빙 도는 거 있잖아. 사람들이 벽에 딱 달라붙어서 비명 지르는 거.”


▲ 저자 피어슨은 속시원한 풍자와 비유를 경쾌한 리듬에 실어 직장과 가정 양쪽에서 고달프게 치여사는 '이중간첩'들을 위로한다.

케이트는 딸이 태어난 지난 5년 동안 항상 수면부족에 시달리면서 ‘마치 납으로 된 옷을 입고서 끊임없이 행진하듯’그렇게 살아왔다. 사방이 적이다. 자신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남자 후배, 며느리의 직장생활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시댁 식구들, 딸에게 돈 달라고 손을 벌리는 몽상가인 친정 아버지, 한 푼이라도 더 뜯어가려고 온갖 술수를 부리는 보모, 그리고 자신에게 적대적인 머피아(엄마와 마피아를 합성한 말로서 막강한 전업주부들의 공동체)들이 있다.

2004년 오늘에도 전 세계 대도시의 직장여성들은 남성 우월주의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는 신대륙에 뛰어내린 외방인이다. 신분은 이민 1세대를 닮았다. 고개를 숙인 채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노력해야만 ‘언젠가 우리네 일자리를 차지해버릴지도 모른다’고 경멸하는 무식한 본토인들의 조롱을 견뎌낼 수 있다.

그 여성은 늘 피고로 법정에 소환당한다. 팔이 12개쯤 달려 있어도 모자랄 정도로 정신없이 살아가는데도 직장에서건 가정에서건 문제가 터지면 ‘그녀 탓’이다. 이 소설은 전 사회가 배심원처럼 다리를 꼬고 앉아 어디 한번 그녀의 변명(사실은 비명)을 들어 보자는 듯이 공격적인 표정을 하고 있는 세태를 고발한다. 아니 여성을 피고로 불러 세우는 ‘모성법정’ 자체를 고발한다.

케이트는 파이 만드는 일을 끝낸 후 천천히 이를 닦는다. 어금니 하나마다 스물까지 센다. 욕실에 너무 오래 머무르면 그동안 남편은 잠이 들 것이고 그러면 섹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섹스를 하지 않으면 내일 아침 샤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샤워를 하지 않으면 자리를 비운 사이 쌓여 있을 이메일들을 확인할 시간이 생길 것이고, 어쩌면 출근하는 길에 선물을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의 저자는 직장 여성 쪽에 서 있는 변호인쯤 되지만, 그러나 이 변호사는 전업 주부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주부로서의 삶은 고속도로를 걸어가는 것과 같아서, 길을 따라서 끊임없이 걸어가는데도 돌아보면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소설의 재미는 촌철살인의 비유, 우스꽝스럽게 뒤틀린 다양한 인물들 묘사, 연극적인 상황의 경쾌한 리듬감, 영화·TV드라마·고전소설·팝송 등에 대한 풍부한 인용에 있다. 게다가 현대적 일상의 삶을 파고드는 철학적 통찰이란 가히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잘 생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원숙해지기보다는 시들어 간다’든지, ‘새벽 출근을 서둘러야 하는 엄마에게 아이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할 때 밀려드는 좌절감은 술집에 들어갈 수 없는 알코올 중독자가 느끼는 절망감만큼이나 깊다’든지 하는….

그 직장 여성들은 이중 간첩이다. 경제전문지 칼럼을 읽는 척하지만 딸과 낱말 맞히기를 하고 있고, 중요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고객과 전화를 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보모와 통화 중이다. 그녀에게 휴가는 ‘헬리데이’(휴일을 뜻하는 holiday와 지옥을 뜻하는 hell의 합성어)일 뿐이다. 이 소설은 그 이중 간첩들에게 보내는 위로 전문이다.

저자(Alison Pearson)는 이브닝 스탠더드 신문의 칼럼니스트이며, 소설의 실제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원제는 ‘I don’t know how she does it’이다.

(김광일기자 kik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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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04-2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코 읽고 싶지 않네요. 자신의 악몽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듯. -.-;;

stella.K 2004-04-24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전 괜찮을 것 같은데. 전 결혼을 안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waho 2004-04-2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책은 누가 빌려 주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