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소소하게 5권을 구매했어요. 한권은 오는 중이고요. 중고책이 있는지부터 검색해서 적립금과 함께 알뜰구매했습니다. 읽고싶던 책 한권은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 했는데 다행히 얼마전 가결되어서 구매해놨다네요. 내일 찾으러 갑니다. 제가 구매한 책들을 소개합니다.



첫 번째 책은 다락방님과 함께하는 4월 '여성주의 책 함께읽기'로 김주희의 '레이디 크레딧'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성매매가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한국의 성매매 시장의 규모는 2020년 기준 14조 8천억에 이른다고 합니다. '실비아 윌비'는 '가부장제 이론'에서 영국과 같은 사회의 가부장제는 지난 세기에 '사적' 가부장제에서 '공적' 가부장제로 서서히 그 형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습니다.(데버라 캐머런의 '페미니즘' 중) 이건 비단 영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성매매 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불법이지만 국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공적'가부장제가 기능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레이디 크레딧'은 신자유주의 성경제에 포섭된'성매매의 금융화'맥락을 파헤칩니다.




한국 사회는 유흥업소에서 빈번하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국가는 유흥업소에서 성매매가 종식되도록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남성 손님의 안전한 성구매를 위해 여성 종사자의 신체를 관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유흥종사자는 주기적으로 성병검사를 받아야 유흥주점에서 일할 수 있다. 성병 검진을 하면 '보건증'을 받는다.p.18 (남자들의 방)



관련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010281900001

한국사회의 '탈성매매'는 가능할까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611

한국은 세계6위 성매매시장








두번째 책은 '차브'입니다. 여기서 부턴 귀찮아서 (빨리 책읽고 싶어서;;)책 소개글을 덧붙입니다.


영국의 젊은 정치평론가 오언 존스의 2011년 화제작으로 '뉴욕 타임스' 최고의 논픽션, '가디언' 올해의 책에 선정되면서 영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조명을 받은 책이다. 영국 하층계급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불리는 ‘차브’ 현상을 규명하면서 저자는 점점 더 가혹해지는 계급 혐오의 이면에 보수당과 신노동당 정부를 거치며 형성된 제조업의 몰락, 불평등의 심화, 노동조합 약화 같은 정치경제적 이슈들이 숨어 있음을 파헤친다.







세번째 책은 '누가 지구를 망치는가'입니다. 이 책은 '얄라알라'님 리뷰보고 구매했습니다. 게다가 반다나 시바라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책소개를 덧붙입니다.


세계적인 환경 사상가이자 에코 페미니스트 반다나 시바가 오늘날 생태적 위기의 근본 원인과 배경을 추적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반다나 시바가 지목하는 위기의 배후는 전 세계 인구 상위 1%에 속하는 억만장자들과 1%의 이익에 복무해온 경제체제다. 1%가 세계의 부와 권력을 거머쥐고 지구 전체를 지배하는 사이, 빈곤과 기아, 난민위기가 심화되었고, 생물다양성의 상실, 토양과 물의 오염, 기후 혼란이 야기되었다. 45년간 환경운동에 투신해온 반다나 시바는 지금이 “생물종으로서 인간의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하며, 파멸을 막기 위해 1%의 제국에 맞서 99%의 사람들이 싸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유일하게 집에 오고 있는 중인. 네번째 소개 할 책은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입니다. 잠자냥님 페이퍼 보고 구매했습니다. 제목이 낭만적인것 같아서 미리보기했는데 느낌이 좋았습니다. 


폴 오스터가 직접 엮은 대표 산문 컬렉션.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가장 잘 알려진 폴 오스터는 뛰어난 에세이스트이자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에세이, 서문, 편지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면서 예리하고 지적이며 유머를 잃지 않는 언어로 문학과 글쓰기, 일상과 정치, 그리고 삶에 대해 말한다.







다섯번째 책은 '랭스로 되돌아가다'입니다. 공쟝쟝님 페이퍼 보고 구매했습니다. 쟝쟝님이 명명하기로는 한글이름 엘휘봉씨~ 몇 페이지 읽어봤는데 몰입도가 뛰어난 글입니다. 


에리봉은 스스로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계급적 정체성과 성 정체성이 교차되고 갈등을 빚는 모습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동성애자로서 스스로를 정체화했던 그는, 오랫동안 부정하고 멀어지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급이라는 과거의 인장이 결코 지워지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그러한 부정의 과정이 현재의 그를 빚어낸 과정과 뗄 수 없이 맞물려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책은 사회적 지배질서와 정상성의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방식과 그 영향 아래 개인의 주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훌륭하게 포착해내고, 교육의 재생산 효과와 프랑스 지성계의 뿌리 깊은 계급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식 장을 넘어 일반 독자층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했는데 길어졌네요. 저는 이만🖐




아!!  제가 요즘 즐겨듣는 노래 한곡 띄웁니다.멜로디가 중독성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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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05 2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드시런 넘 부드럽고 좋은데요. 차브란 책 흥미가 가요 영국은 신분제에 있어서 아주 신기한 나라같습니다. 어서 책 읽고 싶은 맘 알 것 같습니다 미미님 ~ 설레고 행복한 독서시간 보내세요 *^^*

청아 2022-04-05 21:38   좋아요 3 | URL
미니님~♡ 책상에 너무 이책저책 건드려놔서 집중은 안돼고 엉망입니다. 이러고 또 사고 있네요ㅎㅎ에드시런 잘 몰랐는데 영국서 인기인가봐요? 영국 여왕부터 계급까지 미스테리하고 늘 가보고 싶은곳인데 백인우월주의땜 또 두려운 그런 곳이네요ㅎㅎ*^^*

수이 2022-04-05 2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짝반짝 책탑 아름답습니다. 유일하게 한권 갖고 있네요, 아쉬워라. 차브 재밌을 거 같아요 찜!!!!

청아 2022-04-05 21:42   좋아요 2 | URL
비타님~♡ <차브> 재밌을것같죠? 이거 읽고 괜찮음 <기득권층>도 보려고요. 올해는 적당히 사려고 노력중이예요.ㅎㅎ
책탑 사진은 비타님이 더 아름답고 샤방샤방입니다^^*

얄라알라 2022-04-05 23:45   좋아요 2 | URL
봉준호의 <기생충>과 연관해 <차브>가 떠오릅니다. 감자튀김 냄새 연구가 있었는데 기억 가물...

다락방 2022-04-05 21: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구매 페이퍼는 언제나 옳습니다!!! 💪💪

청아 2022-04-05 21:43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은 항상 옳습니다~♡ ㅎㅎ✊✊

페넬로페 2022-04-05 21: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소하게 구입하셨는데도 책들의 내용은 묵직한것 같아요. 저도 오늘 서재친구분들이 올려주신 책들에 표시해 두었습니다.
월초에 소소하게
혹시 월말에 왕창???? ㅎㅎ

청아 2022-04-05 22:02   좋아요 4 | URL
페넬로페님~♡ 요즘 안그래도 잡히는 책들이 제 그릇에 비해 묵직해서 중간중간 가벼운 책들로 쉬어줄까 플랜을 생각중이예요^^;; 어떤 책들 표시하셨을까 궁금해요. 서재 구경갈래요ㅎㅎ

scott 2022-04-05 22:4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국 팬들 때창 사릉 하는 에드 시런 ㅎㅎㅎ
이제 슬슬 신곡 꺼내 놀것 같습니다!

미미님 이번 주 최소 👌권 구입 하신다에

⚡️🚨⚡️
(っ´ω`)っ한 표!^^

청아 2022-04-05 23:13   좋아요 4 | URL
오오! 역시 스콧님~♡ 귀한정보 고맙습니다~제가 제목만 알고 즐겨듣던 곡이 있는데 그것도 에드시런의 노래더라구요ㅎㅎ

이 노래는 가사에 반해버렸습니다ς(>‿<.)

새파랑 2022-04-05 23:16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실망입니다~!!
미미님은 한번에 최소 열권은 구매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

책탑이 미미님처럼 가지런하니 보기 좋네요 ^^

청아 2022-04-05 23:27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안그래도 줄이느라 힘들었습니다ㅠㅠ 되도록 도서관 바구니에 차곡차곡 넣고 있어요😆

감사해요 새파랑님~♡ 담엔 카오스적인 탑을 선보일께요^^*

얄라알라 2022-04-05 23:46   좋아요 4 | URL
소소한 5권에 실망이시라니
이 댓글 뿜뿜하는 케미라니!

큰 손으로는 두번째 가라면 서러우실 분들께서...ㅋ

새파랑 2022-04-05 23:51   좋아요 3 | URL
전 아직 미미님의 스케일에 비하면 새파란 아이입니다 ^^ 전 야금야금 모아서 책탑을 쌓는 스타일이어서요 😅

페넬로페 2022-04-05 23:53   좋아요 5 | URL
아직 4월이 한참 남았습니다^^

청아 2022-04-06 00:03   좋아요 4 | URL
책 구매계의 큰 손🤭

얄라알라 2022-04-05 23:4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소하게 5권 구매˝ ㅋㅋㅋ
소소하게, 10인분 큰 솥으로 끓여놨어.... 뭐 이런 손 크신 분들 멘트가 떠오르는^^

미미님, 반나나 시바의 최신간 읽으신다니 기쁘고 영광입니다.
저는 실은 <랭스로 되돌아가다> blanca님 극찬하심과 댓글에 필 받아서, 진짜 몰두해서 단기간에 읽었는데요
여러 면에서 멋진 회고록인 동시에, 저자의 차가운 지성(?)이 저를 밀어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던 대목이 있었는데, 미미님, 읽으신다니 다시 읽어보고 싶어집니다.제 생각이 달라질는지....

청아 2022-04-06 00:02   좋아요 4 | URL
아앗ㅋㅋㅋㅋㅋ큰 솥ㅋㅋㅋㅋ👍👍

얄라알라님~♡ 저 아직 다 구매만 해놓은걸요^^;; 마음같아선 밤 새서 싹다 읽고싶을만큼 다 궁금하긴해요. <랭스로 되돌아가다>의 밀어냄 조금 걱정되는군요.
저도 이런저런 지성인들의 거센 저항?을 많이 맛보았기에 말입니다.
후.......

- 2022-04-06 00: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휘봉씨... 제가 랭쓰 페이퍼를 쓰려고 들어왔다가 주저 앉아서 탱자 탱자 이웃님들 순회방문 중이네요.. 엘휘봉씨.... 좋아요.. 꼭 읽어주세용 미미님~

청아 2022-04-06 08:03   좋아요 3 | URL
오!! 쟝쟝님 페이퍼 궁금해요~♡ 읽던 책들 끝내면 휘봉씨부터 읽어보려고요ㅎㅎ 이름도 정감있는 우리 휘봉씨!!

유부만두 2022-04-06 08:09   좋아요 3 | URL
ㅎㅎㅎ 이웃집 아저씨, 혹은 총각 이름 같네요. 휘봉씨.

청아 2022-04-06 08:30   좋아요 3 | URL
털털하고 글 잘쓸것같은 엘휘봉씨!ㅋㅋㅋㅋ

psyche 2022-04-06 0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좋아하는 곡이에요! 에드 시런과 테일러 스위프트 조합 너무 좋아요.

청아 2022-04-06 08:07   좋아요 2 | URL
꺄~♡ 프시케님도 좋아하시는 군요 반가워요!! 뮤직비디오 영상도 느낌있고 두 사람 목소리도 조화롭네요. 이런 노래 너무 좋아요^^*

독서괭 2022-04-06 04: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책들 다 재미나 보여요! 전 방금 부들부들거리며 두권 간신히 골라 주문했는데 ㅎㅎ 레이디크레딧이 겹칩니다! 이런 우연이?😉

청아 2022-04-06 08:12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아니 이런 훌륭한 책이 겹치다니!!! 읽던 책 관두고 이 책들을 서둘러 읽고 싶은 마음! 힘겹게 억누르는 중이예요. 괭님~♡😁

coolcat329 2022-04-06 06: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섯 권이지만 내용에 무게가 있는 책들이라 7,8권같이 느껴집니다. ㅎ
차브가 저도 궁금하네요~

청아 2022-04-06 08:15   좋아요 3 | URL
쿨캣님~♡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ㅎㅎ 아니 책을 더 보낸거 아냐?하고 다시 세어본ㅋㅋㅋㅋ<차브>저 갖고있는데도 궁금해요! 그러고보니 책 받자마자 읽는걸 못해본지가 꽤 되네요.^^;

유부만두 2022-04-06 08: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디디에리봉 책이 자주 보여요.

청아 2022-04-06 08:19   좋아요 2 | URL
그쵸?!! 유부만두님~♡ 저도 그래서 자꾸만 눈길을 주다가 요번에 공쟝쟝님이 칭찬하셔서 구매해버렸어요^^*

레삭매냐 2022-04-06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만날 야금야금 사들이고
있어서 저런 광휘의 책탑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책탑은 고저
사랑입니다.

청아 2022-04-06 10:23   좋아요 3 | URL
광휘라니 책들이 들으면 기뻐할것 같아요. 잘 전달해두겠습니다ㅎㅎ

그렇죠! 책탑은 사랑이죠~♡ 그래서 방이 좁아져도 자꾸만 사들이나 봅니다^^*

책읽는나무 2022-04-06 1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제 저도 공쟝님 에리봉 백자평 보고 응?? 눈여겨 봐지던데, 바로 구입하셨군요?ㅋㅋ
얄라님, 잠냥님 모두 저도 눈여겨 봤었던 서재에서의 책들ㅋㅋㅋ
근데 음악 넘 감미롭네요?
아까 커피 마시면서 네 번이나 반복해서 들었어요^^
그러다가 또 알고리즘에 빠져 윤여정쌤 유퀴즈 인터뷰 보다 보니 시간이 후딱~~
아....유튭 알고리즘도 무서운 세상이에요ㅜㅜ

청아 2022-04-06 11:26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공쟝님 얄라님,잠냥님 나무님의 명명스타일이 더 좋아보이고 귀엽습니다~♡

이 노래 중독성이 있지요?!! 저도 어제 컴퓨터로 반복설정하고 내내 켜두었다가 컴터를 끄지도 않고 잠들었어요ㅋㅋㅋ유튭 알고리즘 무서버용~저는 그래서 ‘나중에보기‘로 일단 거의다 미뤄둬요ㅋㅋㅋㅋ
윤여정쌤은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계신듯해요. 저렇게 카리스마있게, 동시에 유머러스하게 나이들고 싶단 생각 볼때마다 하곤합니다ㅋㅋㅋ오늘 밤에 유퀴즈 ‘다시보기‘로 봐야겠네요^^*
 



이 책은 내가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의문을 갖게 되었던 많은 부분에 대답을 해 주었다. 161페이지로 얇은 책이지만 신기할 정도로 알찬 내용을 품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책을 읽고 소개글에 나온 권김현영의 말에 저절로 공감하게 됐다. '페미니즘에 대한 얄팍한 인상비평에 기대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과 싸우는 데 지친 사람들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곳저곳에 북마크를 잔뜩 붙일만큼 핵심 어젠다로 가득하다. 일단 서문에서 페미니즘이란 무언지 잘 정리하고 있고 이어지는 7개로 나뉜 장에서 1.지배구조  2.권리 3.노동  4.여성성 5.성 6.문화 7.경계와 미래라는 주제로 페미니즘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논쟁들을 다루었다. 리뷰에서 다 다룰 수 없으므로 한두가지만 짚고 넘어가기로 한다. 나중에 공유하기 위한 짧은 추가 글을 올려볼 예정이다.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같은 일부 페미니스트는 여성이 이제까지 남성지배에 저항할 수 없었던 이유는 "생물학의 손아귀에서 끊임없이 놀아나기" 때문이라며콕 집어 말했다. 하지만 파이어스톤이 그 글을 쓴 1970년은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 그러한 환경이 바뀌던 때였다. 이에 파이어스톤은 미래에 인공 생식이 발달하면 여성이 생물학적 부담을 완전히 벗을 수 있다고 봤다.  많은 페미니스트가 파이어스톤의 주장을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자기 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여성에게 돌려주자" 라는 요구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남성이나 남성지배적 제도(국가, 교회, 의료계 등)가 아니라, 여성 스스로 출산 여부와 출산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해방이 도래한다.- P36


아직 파이어스톤의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녀가 주장하는 바는 익히 접해왔다. 다소 과격하고 전복적이지만, 그래서 당시에도 페미니스트들이 모두 그녀에게 동조하지 않았지만. 근본적 문제제기에는 상당수가 동의했고 지금도 그럴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책이 아직까지 읽히는 것이겠지. 여성은 특히나 남성에 비해 자신의 몸에 관한 권한이 없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나는 분명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 몸은 당연히 내것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중인 중동지역이나 아프리카.그리고 러시아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까지 여성들은 전시강간을 당하고 있고 그녀들의 생물학적 조건이 남성이라면 -물론 남아에 대한 성적착취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렇게 성적으로 유린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비단 전쟁 상황 뿐 아니라 종교,문화적 이유로 여성의 임신중단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도 여전히 많다. 그 외에도 대리모를 비롯해 히잡이나 부르카 착용 심지어는 여성할례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신체의 자유에 관한 많은 논쟁들이 있고 당사자는 물론 이 문제를 바라보는 페미니즘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일관성 없이 여러 주장이 혼재한 모습은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의 실마리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데버라 캐머런은 제 1세대, 2세대 그리고 이후의 물결에서 페미니즘이 그래왔듯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 한 시대를 바라보면 비교적 일관성 있게 보일것이라 말한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다. 나는 페미니즘 내부에 이러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게 더 건강하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이런 만개한 주장들 속에서 핵심적인 문제에 상당수가 동의하면 인식변화가 선행된 뒤 에너지가 집중되어 구조적인 변화가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여성들만으로는 부족하다. 남성들의 연대가 필수적이다. 페미니즘은 결코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성이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남성들 또한 자유로워져야 한다.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몰라서 무턱대고 반대하거나 심한경우 혐오하고 비난하는 부류도 있지만 잘 모름에도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조금 이해했지만 페미니즘에 대해 공부하며 분명한 이해로 넘어간 부류도 있다. 여성인 나도 많은 문제에 무지했는데 남성들은 오죽할까. 영상에 나온 최재천교수는 호주제 폐지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진화생물학자로써 자신의 지식을 동원해 헌법재소에 힘을보탰다. 그리고 호주제는 폐지되었고 이후 그는 '여성운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주 120시간 노동이란 말도 안되는 주장에는 노동자에 대한 기본적인 착취의식과 함께 그 노동을 뒷받침하는 여성들의 무급노동을 전재하는 이중적인 착취, '악의'가 담겨있다. 신자유주의의 포식과 횡포에는 더 많은 연대와 공감이 절실하다. 


효과적으로 저항하려면 다양한 지지층과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폭넓은 연합이 필요하다. P.150




그의 눈이 눈물에 젖었다. "그게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 그가 잠시 뒤 말했다." 제가 그 산에서 본 것, 그들이 제 약혼녀에게 저지른 짓은 제 마음을 바위처럼 단단하게 만들었어요. 더는 제가 죽든 살든 상관없었죠. 처음에는 그들과 싸우려고 했어요. 하지만 최고의 복수는 유럽으로 가서 살아남은 소녀들을 돕고 세상에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중략)독일에서 난민 신청이 승인되자 그는 야지디 활동가의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며 다른 여성들을 구하려 애쓰고 있었다. P.43


페미니즘은 수십년간 거센 비난과 협박, 부정에도 살아남았다. 살아남는 것은 힘이 있다. 이 변화는 더디지만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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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04 17: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최재천 교수님 생각나요. 호주제나 유교적 전통이니 하는 것들 알고보면 역사도 짧고 일제의 잔재가 많다는 것도 저도 나중에야 알았어요 ㅠㅠ미미님 항상 좋은 글에 영상까지 첨부해주셔서 감사해요 ~

청아 2022-04-04 17:49   좋아요 4 | URL
부족한데 응원해주시는 미니님께 제가 더 감사하죠~^^♡ 호주제 폐지도 그렇고 많은 변화가 분명 꾸준히 이루어지는것 같아요. 이 영상 많이들 보시면 좋겠어요!ㅎㅎ

coolcat329 2022-04-04 1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저같이 이쪽에 지식이 없는 사람이 봐도 좋겠어요.
최재천 교수님이 호주제 폐지에 앞장서셨군요. 동영상은 이따가 볼게요~

청아 2022-04-04 18:02   좋아요 4 | URL
네 쿨캣님~^^♡ 강추합니다👍 처음 페미니즘을 접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것같아요.

다락방 2022-04-04 18:5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얇은데 그 안에서 각 사안에 따라 다른 의견(주장)을 함께 실어주어 너무 좋았어요. 물론 저는 한쪽으로 치우치긴 하지만 저랑 다른 방향을 보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면 적어도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 할 것 같아서요. 그 점이 좋았어요. 어떻게 이렇게 짧은 책 안에 필요한 걸 다 넣었을까요?

청아 2022-04-04 19:07   좋아요 4 | URL
다락방님 말씀에 완전 공감입니다.ㅎㅎ 그게 너무 신기해요. 꽤 두꺼운 책을 읽은 기분이예요! 그리고 다락방님이 아까 댓글에서 언급하신거처럼 반복해서 보고 또보고픈 책이되었어요~^^♡

저도 아직 페미니즘의 여러 문제에 있어서 입장정리 못한 부분도 있고 나름 외골수처럼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문제도 있어요. 이 책 읽고나니 그게 당연한것같고 그래서 더 페미니즘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책읽는나무 2022-04-04 20: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무척 기대가 되네요~
얇은데 많은 것을 담고 있다고 하시니~^^
적으신 글 중 남성들의 연대가 필수적이란 말씀에 저도 동의합니다. 연대가 더욱 커진다면 세상의 차별은 없어지겠죠?
차별하는 장본인들을 계속 설득시키는 게 중요한데 설득되지 않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
그와중에 최재천 교수님 큰일 하셨네요?^^

청아 2022-04-04 20:30   좋아요 4 | URL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의도적이지 않은, 다른 목적도 있었겠지만 이른바 ‘남녀갈라치기‘도 진짜 문제를 가리기 위한 전략아닐까 하고요.

영상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일로 최재천 교수님 욕엄청 드셨대요. 교수실 전화코드 얼마간 뽑아놓을 정도로요.ㅎㅎ 너튜브 찾아보니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남성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최재천 교수님도 이번에 알았고 최근 법륜스님도 의외였어요. 나무님~♡ 이 책에서 여성의 권리에 반하는 여성에 대해서도 잘 설명되어 있어요. 이런 저런 대목에서 다시 결의를 다지고 이해하게되어 더 좋았어요^^*

가필드 2022-04-04 2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락방님과 미미님 말씀 읽고 팔랑귀 팔랑 지르고 있네요 미미님 좋은 책 소개글 넘 감사드립니다 ^^

청아 2022-04-04 20:35   좋아요 3 | URL
가필드님~^^♡ 저에게 램프의 요정 지니가 있다면 이 책을 온 국민에게 한권씩 뿌리고 싶어요!! ㅎㅎ저도 매일 이곳에서 팔랑귀가 되고 있습니다ㅎㅎ

그레이스 2022-04-04 20: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미미님에게서 책 한권이 나오겠는데요. 언제가 될지 기대해봅니다.

mini74 2022-04-04 20:46   좋아요 4 | URL
저도요 그레이스님 ! 그레이스님 책도 기대해봅니다 *^^*

청아 2022-04-04 20:55   좋아요 3 | URL
에구구 과찬이세요.^^;; 그레이스님과 미니님이 저보다 훨 가능성 있으십니다. 두 분 먼저 내어주세요~^^♡

새파랑 2022-04-04 23:33   좋아요 2 | URL
미미님 곧 티비에도 페미니즘 전문가로 나오실거 같아요 ^^ 미리 싸인 받아놔야 겠습니다~!!

청아 2022-04-05 00:05   좋아요 2 | URL
에궁 여기서도 저보다 많이알고 훌륭하신 분들 잔뜩인걸요.^^;; 싸인만 가능합니다ㅋㅋㅋㅋ
새파랑님 굿밤 되세요!!

난티나무 2022-04-04 2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또 사야 하는 건가요오……. 다른 분들 글 보고 참고 있었는데? ㅎㅎㅎ

청아 2022-04-04 20:59   좋아요 2 | URL
난티나무님 이 책은 참지 마세요~^^♡ ㅎㅎㅎ얇은데 핵심적인 내용이 알차게 담겨서 급하게 찾아내기에도 좋을듯 합니다요ㅎㅎ

페넬로페 2022-04-04 21: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입문에 좋을것 같아요.
계속 지식과 인식을 쌓아가시는 미미님, 최고^^

청아 2022-04-04 21:24   좋아요 3 | URL
네~페넬로페님 ^^♡ 입문에도 좋고 다락방님 말씀대로 기존에 페미니즘 공부하던 사람도 한번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것 같아요! 빠져들며 읽었어요. 토론용으로 써도 좋을것 같아요!ㅎㅎ

거리의화가 2022-04-05 0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얇으면서도 핵심을 담고 있는 책이라니 도움이 될 책이네요^^ 페미니즘 안에서도 여러 생각들이 있고 그것이 계속 이어지다보면 큰 흐름에서 여성해방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생각합니다. 우선 모르는 것을 알아나가려는 노력부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청아 2022-04-05 09:25   좋아요 1 | URL
네~♡ 제1물결부터 쭉 성장해오고 있고 항상 거센 반발과 논쟁이 있었던걸 보면 지금 대한민국에서의 상황도 나쁘게만 보이진 않네요. 제3세계와 흑인여성들, 젠더 스펙트럼의 인식같은 포괄적 변화들도 긍정적인듯해요.^^*

기억의집 2022-04-05 08: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프랭크 바움의 평전 읽은 적 있는데, 진짜 열성적으로 여성들과 연대 했어요.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을 여주인공으로 한 이유도 그가 여성 운동에 참여 했기 때문인데.. 프랭크 바움의 여성 운동이 부각 되지 않는 게 아쉬워요!!!

청아 2022-04-05 09:34   좋아요 0 | URL
아~♡ ^^* 저도 들어본것 같아요!! 얼마전에 오즈의 마법사 책으로 읽었는데 감동적이었고 좋았어요!! 그런 남성들의 연대도 늘 있어왔는데 부정적인 것들만 더 늘 눈에띄고 파급력이 있던것 같아요.
더욱 시각을 넓혀야되겠어요ㅎㅎ
 







온통 밑줄이었다. 눈이 아파질까봐 북플에 올리는 밑줄 자제중이라 몇개만 올림



사진: 북마크 테이프가 튀어나온 정도에 따라 중요도 다름ㅋ
위 대각선은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같은 일부페미니스트는 여성이 이제까지 남성지배에 저항할 수 없었던 이유는 "생물학의 손아귀에서 끊임없이 놀아나기" 때문이라며콕 집어 말했다. 하지만 파이어스톤이 그 글을 쓴 1970년은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 그러한 환경이 바뀌던 때였다. 이에 파이어스톤은 미래에 인공 생식이 발달하면 여성이 생물학적 부담을완전히 벗을 수 있다고 봤다. 많은 페미니스트가 파이어스톤의주장을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자기 신체에 대한 소유권을 여성에게 돌려주자" 라는 요구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남성이나 남성지배적 제도(국가, 교회, 의료계 등)가 아니라, 여성 스스로출산 여부와 출산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해방이도래한다.
- P36

 여성은 임금과 지위가 낮은 일자리에 대거 포진해 있다.
직장에서 여성은 성차별에 시달리고, 가정을 돌보는 무급 노동을 책임져야 한다는 기대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다.  - P34

여성 또한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권리를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당당하게 표명하는 지도자와 정부를 지지하거나 그에 투표한다. 여성 또한 남성처럼 전통적인 (예를 들면,
가부장적인) ‘가족의 가치‘를 옹호하는 사회운동이나 종교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페미니스트는 이처럼 여성이여성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줄곧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 대답은 주로 두 가지로 제시된다.
첫 번째 대답은 여성이 남성과 맺는 관계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다. 주인은 자신의 하인이나 노예, 제국 신민, 소작농, 일꾼의호의를 얻으려 노력할 수도 있지만(그런 시도는 더러 성공하기도한다), 예속 집단의 구성원이 지배 집단의 구성원과 평생 친밀한 유대를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불평등은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다.  - P38

두 번째 대답은 여성이 예속 상태를 자연적이고, 불가피하고,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사회화를 담당하는 중요한 주체 중 하나는 가족이며, 종교나 교육, 혹은 교육의 부재도 해당한다(사실상 전 세계의주요 종교는 전통적으로 여성의 예속을 신성한 명령으로 취급한다).
거다 러너가 지적한 대로, 인류사 대부분 동안 여성은 고등교육에서 배제됐고, 따라서 지식 생성이라는 면에서 여성의 역할은미미했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에 들어서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남성이 수천 년간 지배해온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수십 년은 족히 걸릴 테다. 현재에도 여전히 걸출한 지식과 과학은 남성이 독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종교적 설명만큼이나 가부장제유지에 이바지한다. 하지만 예전에 종교가 그랬던 것처럼, 과학또한 여성에게 남성지배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지식을 깨부술기반이 되어줄 수도 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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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4-04 2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폰이 이상한건지 올리신 사진이 안보이네요 😅 얼마나 좋으셨길래~!!
밑줄 북마크 대왕 미미님 입니다 ^^

scott 2022-04-04 23:32   좋아요 2 | URL
북플에서는 선글 😎쓰면 보이공
피씨로는🙈보ᆞ여여 🤗

청아 2022-04-05 00:01   좋아요 2 | URL
앗 너무 사진이 크게 나와서 수정한게 잘못되었나봐요😭 바로 수정해놓겠습니다^^*

스콧님!!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5 0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플래그 장난 아니게 붙이셨네요. 대각선으로 붙인건 뭔가 했는데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

청아 2022-04-05 09:4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옆에 붙인것도 튀어나온 정도에 따라 3가지로 나뉘어지고 있어요ㅋㅋㅋ개중 과하게 튀어나온건 리뷰때 꼭 볼것들요😆

유부만두 2022-04-06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읽고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알라딘 서재 너무 좋죠, 이런 포스팅, 이런 사진!

청아 2022-04-06 08:3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쓰고보니 노래 제목같이 되어버린ㅎㅎ😍 책에 관한 이런 사진, 영상, 글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요ㅎㅎ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평점 :
품절


그는 많은 책을 읽었다. 클럽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신경질적으로 턱수염을 잡아당기며 책이나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는 그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얼굴 표정으로 보아, 그는 읽고 있다기보다 완전히 씹어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 P18


책에 관한 태도나 책을 읽고 있는 묘사가 나오면 늘 북마크를 붙이고 있다. 이 책을 읽던 중에도 역시 '읽고 있다기보다 씹어 삼키고 있다'는 표현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그동안 책을 제대로 씹어 삼킨적이 있었나?' 씹어 삼키고 싶은 책들이 분명 늘어나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읽고 싶은 책들의 쓰나미 때문에 그런 여유를 부리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게 어리석다는건 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은근 넘기 힘든 강이 있으니까. 게다가 난 수영을 못한다. 좌우지간 합리화를 해보자면 재독으로 씹어 삼킬 책들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6호 병동

지방병원 별채에 6호 병동이 있다. 이곳에는 5명의 정신병자들이 있고 이 중 '이반'한 명만이 귀족출신이다. '이반'은 불안과 피해망상에 시달리고 있는데 첫 발췌문은 그가 자유인이었을때의 묘사다. 급격히 불행해진 가정사로 그는 점차 정신이 피폐해져 이곳에 오게 되었다. 병원에는 역시 책을 좋아하는 안드레이라는 의사가 있었다. 그는 신학자가 되고 싶었으나 아버지를 거역하지 못해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안드레이는 순응하는 삶을 그럭저럭 견뎌내고 있었고, 책을 읽는다는 위안으로 자신의 무료하고 기만적인 현실을 인내하고 받아들였다. 병원의 고질적인 병폐를 외면하는 것도 그런 삶의 일부였다. 그는 6호 병동에 들렀다가 이반을 만나 뜻하지 않게 사상적 논쟁을 벌인다. 그는 자신과 달리 갇혀있고 불안해하지만 지적이고 총명한 '이반'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내가 아는 것은 신이 나를 따뜻한 피와 신경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렇소! 유기적인 조직체는, 죽지 않았다면 모든 자극에 반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고통에대해 나는 비명과 눈물로 대답합니다. 비열함에 대해서는분노로, 혐오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구역질로 대답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바로 삶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저급한 유기체일수록 감각이 무디고 자극에 약하게 반응합니다. 고등한 유기체일수록 더 예민하고 더 활발하게 현실에 반응합니다. 어떻게 이것을 모릅니까? 의사 선생, 이렇게 간단한 것도 모르나요?  - P67


나는 안드레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이반의 주장에 다시 격하게 공감이 됐다. 이 두가지 다 맞는 거 아닐까? 하는 우유부단한 엔프피(ENFP)다운 생각. '이반'에 대한 호기심에 자꾸만 6호 병동을 찾아가던 의사 안드레이는 점점 변해간다. 주변 사람들은 걱정스럽게 그 둘을 바라본다.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는 굶주림, 추위, 모욕, 상실, 죽음에 대해 햄릿처럼 공포를 느끼도록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느낌안에 삶 자체가 있습니다. 삶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 P68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워낙 많이 들어온 제목의 이 작품을 이제서야 읽게 됐는데 이렇게 짧은 이야기일 줄은 몰랐다. 자기 아내를 비롯해 여성이란 존재를 하찮게 여기던 난봉꾼 '구로프'는 휴가지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만난다. '안나' 역시 기혼이지만 남편에게 애정이 없는 삶을 살다가 혼자 시간을 보내러 여행을 오게 된 건데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얼마 후 두 사람은 헤어져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지만 '구로프'는 난생 처음으로 '안나'에게 사랑을 느낀다. 가벼운 연애였다고 생각했지만 자꾸만 그녀를 떠올리고 그녀를 그리워하게 된 거다. 결국 둘은 서로를 진정한 반려자라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만나며 아끼게 된다. 단지 그들에게 불행한 것이 있다면 두 사람에게는 각자의 배우자가 존재한다는 것. 


요즘은 불륜을 떠올리면 늘 홍상수와 김민희가 생각난다. 이 둘은 아직은 잘 지내는 것같다. 불륜으로 파탄난 한 가정과 거기 딸린 자녀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면 분명 불륜은 범죄인데 소설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불륜은 평소에는 알고 싶지도 않은 그들의 목소리를 듣게 해 단순히 겉만 보고 비난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일지 깨닫게 한다. '6호 병동'도 그렇지만 막상 '자기 일'이 되면 누구나 시각차가 생긴다. 그래서 편협하지 않기 위해 무던히 애써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 배움도 그렇지만 사람의 일이란 알면 알수록 어려운 것 같다. 


어쩌면 바로 이 변화 없음에, 우리 개개인의삶과 죽음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에, 우리의 영원한 구원에관한, 지상의 끊임없는 삶의 움직임에 관한, 완성을 향한부단한 움직임에 관한 비밀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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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4-04 15:5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체호프 작품(단편들) 언제 어디서든 읽어도 좋은! 섬광 같이 꽂이는 묘사나 명구가 아닌 우리 모두의 사소하지만 진솔한 일상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치열하게 읽기 보다 느슷하면서 여유로운 독서를! 미미님 독보적 달인 요🖐 순위 안에

청아 2022-04-04 16:36   좋아요 5 | URL
네!ㅎㅎ 요 며칠 순위가 많이 밀렸습니다.ㅎㅎ 저도 스콧님처럼 1000권 넘으면 여유가 생길까요?😅 두가지 이야기 다 마음에 쏙 들었어요.
발췌문들 두고두고 곱씹고 싶어요~^^♡

mini74 2022-04-04 18: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ㅎㅎ 대표 불륜 맞네요. 개를~ 에서 전 불륜커플 금방이라도 헤어질 듯 느꼈는데 책이 끝날때까지? 책 밖에서라도 둘은 깨지지 않을까하며 봤어요. ㅎㅎ

청아 2022-04-04 18:19   좋아요 4 | URL
미니님~^^♡ 그쵸?!ㅋㅋㅋㅋ

저도 헤어질 줄 알았어요!ㅎㅎ 보통 파국으로 끝나던데 의외의 방향으로 흐르니 신선합니다. 이번 책도 만족입니다ㅎㅎ

그레이스 2022-04-04 20: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람의 일이란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미미님 말씀에 공감!

청아 2022-04-04 20:58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읽으면 읽을수록 읽어야 할 책도 배움도 끝없고 사람도 마찬가지네요. 앎은 내 무지를 깨닫는 과정이 맞나봐요ㅎㅎ

새파랑 2022-04-04 2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체호프는 희망입니다 ㅋ 전 체호프 작품들의 여운을 남기는 결말이 좋더라구요. 중간중간의 허를 찌르는 문장도 좋고 ^^ 이제 열린세트 여섯권 남으셨네요 😆

청아 2022-04-04 23:56   좋아요 3 | URL
ㅋㅋㅋ새파랑님이 정답입니다^^♡ 이번 책 너무 좋았어요. 밑줄도 많이긋고 북마크 테이프도 잔뜩 붙이고요ㅋ 말씀처럼 열린책들에서 계속 만들어주었음 합니다🤗

거리의화가 2022-04-05 09: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에 대한 묘사가 책에 나타날 때. 저도 아직까진 재독삼독할 책이 무엇일까 알아가는 단계입니다만. 단편이 길이만 짧을 뿐이지 사유를 준다는 점은 같은 것 같습니다. 모른다는 걸 안다는 것이 사유의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청아 2022-04-05 09:51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배우고 알아갈 수록 내 그릇의 빈공간이 얼마나 크고 황량한지 느껴지더라구요. 그 전에는 그것조차 몰랐으니 이것만 해도 사실 큰 기쁨이라고 봅니다^^*
 

그는 많은 책을 읽었다. 클럽에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서 신경질적으로 턱수염을 잡아당기며 책이나 잡지의 페이지를 넘기는 그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얼굴 표정으로 보아, 그는 읽고 있다기보다 완전히 씹어 삼키고 있는 것 같았다. - P18

결국 이 병원이 그들에게 필요하다는 뜻이다. 편견과 세상속의 모든 속악하고 혐오스러운 것들도 필요하다. 마치 분뇨가 흑토가 되듯이 그것들도 시간이 흐르면 쓸모 있는 무언가로 변질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그 원천이 속악하지 않은 훌륭한 것이란 하나도 없다.
- P33

많은 책을 읽은 그는 책을 읽을 때마다 언제나 커다란 만족감을 느낀다. 봉급의 절반을 책을사는 데 쓴다. 그가 사는 집의 방 여섯 개 가운데 셋은 책과낡은 잡지들로 가득 차 있다. 그가 특히 좋아하는 글은 역사와 철학에 관한 것이다.  - P39

감옥과 정신 병원이 있는 한, 누군가 거기에 갇혀 있어야 합니다.  - P57

내가 아는 것은 신이 나를 따뜻한 피와 신경으로 만들었다는 겁니다. 그렇소! 유기적인 조직체는, 죽지 않았다면 모든 자극에 반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고통에대해 나는 비명과 눈물로 대답합니다. 비열함에 대해서는분노로, 혐오스러운 것에 대해서는 구역질로 대답합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바로 삶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저급한 유기체일수록 감각이 무디고 자극에 약하게 반응합니다. 고등한 유기체일수록 더 예민하고 더 활발하게 현실에 반응합니다. 어떻게 이것을 모릅니까? 의사 선생, 이렇게 간단한 것도 모르나요?  - P67

사람이라는존재 자체는 굶주림, 추위, 모욕, 상실, 죽음에 대해 햄릿처럼 공포를 느끼도록 이뤄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느낌안에 삶 자체가 있습니다. 삶을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고싫어할 수도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 P68

그리스도는 울기도 하고, 미소 짓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하고, 아니면 괴로워하기도 하면서 현실에 반응했죠. 그분은 고통을 미소로 맞이하지 않았고, 죽음을 무시하지도 않았으며, 겟세마네 동산에서는 ‘이 잔을 거두어 주소서‘ 하고 기도드렸습니다. - P69

쓰디쓴 경험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여자들을 내키는 대로 불러도 된다고 여겼지만, 사실 ‘그 저급한 인종‘이 없다면 그는 단 이틀도 살지 못할 것이다. 남자들만 있는 곳에서는 지루해했고, 기분도 나빠 말도 나누지 않고 냉담했지만, 여자들과 있을 때에는 자유로웠고 무슨 말을 하고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았다. 심지어 아무 말 하지 않아도여자들과 함께 있으면 편안했다.  - P124

 어쩌면 바로 이 변화 없음에, 우리 개개인의삶과 죽음에 대한 완전한 무관심에, 우리의 영원한 구원에관한, 지상의 끊임없는 삶의 움직임에 관한, 완성을 향한부단한 움직임에 관한 비밀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 P134

과연 그가그때 사랑을 했던가? 과연 그와 안나 세르게예브나의 관계에 뭔가 아름다운 것, 시적인 것, 아니면 유익하거나 순수하게 관심을 끌 만한 것이 있기나 한가?  - P141

그는 언제나 자신의 경우처럼 남들을 판단해서, 눈에 보이는 것을 믿지 않았고,
누구나 밤의 덮개 같은 비밀 아래서 자신만의 가장 흥미로운 진짜 생활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각자 개인의 생활은 비밀 속에서 유지되며,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그런 이유 때문에 교양 있는 사람들이 그토록 예민하게 사생활의 비밀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지도 몰랐다.
- P151

그의 광기 어린 연설을 제대로 적기는 힘들다. 그가 말하는 것은인간의 비겁함, 정의를 유린하는 폭력, 지상에 곧 도래할아름다운 삶, 폭력을 사용하는 자의 어리석음과 잔인함을시시각각 상기시키는 창문의 쇠창살 등에 관한 것이다. 오래된, 그러나 아직 못다 부른 노래의 무질서하고 사리에맞지 않는 접속곡이 이뤄진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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