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쓸수록마치 꿈을 꾸듯 이끼만 잔뜩 돋은 인적 없는 습지에서걸음을 내딛는 듯하고, 단어들의 틈새를 헤치고 나아가 불분명한 것들로 가득 찬 공간을 넘어가야 할 것만같아요. 내겐 당신을 위한 언어도, 당신에게 말해야 할언어도 없으며, 부정적인 방식을 통해 지속적인 비존재 상태로 있는 당신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감정과 정서의 언어 바깥에 있는당신은 비언어입니다.

🌸🌸🌸🌸🌸 - P61

이 편지처럼, 내가 쓴 책들은 마치 출구가보이지 않는 통로에서 자꾸만 겹겹이 드리워지는 천들을 하나씩 들추며 나아가듯,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 속에 가라앉아 있던 당신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일까요?

🌸🌸🌸🌸 - P70

‘당신은 덫입니다. 숨 막히게 하는 무언가를 가진채, 역겨운 슬픔의 냄새를 풍기며 당신에 대한 가상의친밀감을 만들어내요. 나를 비난하려 가까이 다가오죠.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당신 때문이라고 믿게 하며,
당신의 죽음을 우위로 두어 내 존재 전부를 깎아내리려 합니다.
- P71

모든 기쁨의 순간이 슬픔에서 나왔고 모든 성공은 알지 못하는 형벌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데서, 나는 두려움을 느낍니다. - P72

옛날에 대학 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유행지난 오래된 주름치마를 입고 시험을 보러 갔던 일, 떠난 사랑을 돌아오게 해줄 거라는 희망을 품고 고행하는 심정으로 치통을 참았던 일이 바로, 희생은 ‘돌려받는다‘는 이 원칙에 따른 거였어요.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내어주는 기독교인의 의무는 결국이기적인 목적에서 나왔던 것이지요.
- P72

이곳에서 나는 그림자 뒤를 쫓을 뿐입니다.
- P73

나는 당신이 소설 《제인 에어》의 등장인물인 현명하고 독실한 헬렌 번즈 속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요. 그녀는 음산한 브로클허스트 기숙학교에서 제인이 만난 연상의 친구입니다.  - P74

나는 그녀처럼 ‘착하지 않다. 나는 쫓겨났다. 그러니 이제는 사랑 속에서 살 수 없고, 단지 고독과 지성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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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7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7 0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작이란 없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사람은 각자의 차례대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고는 어딘가에 소속된다.
나는 그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 해보았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낸 사람은 없었다. 인간이란 모두 어딘가에 더해진 존재다.
- P9

자기 위장僞裝 증세가 있음. 몇 년에 걸쳐 집요하게 계속되어현재 상태에 이름, 자신이 실재하는 존재인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편집적偏執的 성격으로 판명됨.
- P10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심지어는 내게서 아주 멀어질 수 있을 것 같아 스와힐리어까지배웠다.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몹시 노력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왜냐하면 스와힐리어로 말한다 해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속된다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 P12

그러다가 분명 경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고, 이후에는 우편 차량 습격을 도모하게 되리라. 여기서 내가 우편 차량 습격‘ 이라고 한 것은 그 말이 문맥과 아무런상관이 없어서이다. 문맥과 상관없는 말을 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정말이지 나는 문맥과 아무런 관계도 갖고 싶지 않다.

나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내가 그의 말을 이해할 수없는 누군가를 줄곧 찾고 있다. 동류 의식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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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임금은 여성으로 하여금 유난히 많은 양의 ‘가사노동을 어떻게든 하도록만들었고, 이탈리아 자본은 다른 산업 국가들보다 남성을 가사 서비스에서 더많이 해방시켜 공장에서 최대한 착취를 당하게 만들었다.
- P23

결국 가장 덜 불안정한 일자리는 남성의 몫으로 돌아가고, 여성은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가장 심하게 다격을 입는 부문, 즉 낙후된 부문에 몸담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여성들은 가장 나중에 고용되고 가장 먼저 해고되었다.
- P24

여성 해방 운동은 다른 무엇보다도 가정을 사회적 차원으로 간주하며, 여성을 사회 전복의 중심인물로 본다. 그리하여 여성들은 스스로를 자신이 놓인 정치적 틀의 모순점으로 상정하고, 정치 투쟁과 혁명 조직을 보는 전체 관점의 문제를 다시 열어젖힌다. - P25

이 글에서 우리는 가장 먼저주부를 여성 역할의 중심인물로 두려고 한다. 또, 모든 여성, 심지어 집 밖에서 일하는 여성까지도 주부라고 상정한다. 어디에 살든 어느 계급에 해당하든, 세계어디서나 여성의 위치는 가사노동이 가진 독특한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고가사노동의 이런 독특한 성격은 노동 시간이나 본질뿐만 아니라, 가사노동이 만들어 내는 삶의 질 및 관계의 질로 측정된다.  - P26

우리가 자본주의적 생산에 꼭 필요하다고 믿는 노동 계급 주부의 역할이 다른 모든 여성의 지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명백히 보여 주고자 한다. 따라서 여성이라는 카스트caste에 관한 분석은 모두 노동 계급 주부의지위를 분석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 P26

남성이 청년기의 결정적 시기를 혼자서 새로운 가정을 부양하는 데 보내는 반면, 여성은 대체로 이런식의 제한을 받지 않고, 또 항상 집안일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노동 규율에서 훨씬 더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 결과, 여성은 생산 흐름에 혼란을 초래하여 자본에 더 높은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것이 임금 차별의 한 구실이 되고, 차별적 임금은 자본의 손실을 몇 번이고 다시 만회해 준다.  - P27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여성 억압이 시작된 것은아니다. 자본주의가 등장하면서 여성은 여성으로서 보다 더 강력하게 착취당했고, 마침내 여성 해방의 가능성이 열렸다.

🤔🤔🤔🤔🤔 - P28

유치원에서 시작되는 이런 낯선 교화가 가족 분열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결정적 증거는, 대학에 진학하는 (소수의) 노동 계급 아이들이 지나치게세뇌당해 더 이상 자신의 공동체와 대화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 P30

맑스 Karl Marx 이래로 자본이 임금을 통해서 지배하고 성장한다는 사실, 즉 자본주의 사회는 임금 노동자와 그들을 직접적으로 착취하는 일을 근간으로 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노동 계급 조직들이 분명히 밝히지도 않고 생각해 보지도않은 것은, 바로 이 임금을 통해서 임금 없는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 - P33

임금을 통한 자본의 지배는 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노동 분업의 법칙에 따라 기능하도록, 또 당장은 아니더라도 궁극적으로 자본의 지배를 확장하고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기능하도록 한다. 이것이 학교가 존재하는 근본 이유이다. 아이들은 마치 자신에게 이익이 되려고 학습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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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이라도 쓰지 않고 보내는 날은 없다(Nulla Dies Sine Linea)"





<분노에 찬 군중들에 둘러싸인 졸라>앙드 드 그루 작 (1898년)


이탈리아인 아버지 프란체스코 졸라와 프랑스인 어머니 에밀리 오베르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나 자랐다.




<제르미날>영화 평점은 높은데 찾을 수가 없다.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출연한 제르미날1993도 없다.





절친 세잔이 에밀졸라의 <작품>을 읽고 에밀졸라와 절교했다고...




이 영화라도 봐야지.



딱 봐도 누가 세잔이고 누가 에밀 졸라인지 알겠다.ㅎㅎ


매일 한 줄이라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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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9-16 14:2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으아 제목이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09-16 14:3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아이참🤭

2021-09-16 14: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16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부만두 2021-09-16 14: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졸라 개쿨하죠!?!!!!!!!

청아 2021-09-16 14:35   좋아요 4 | URL
네ㅋㅋㅋㅋㅋㅋㅋㅋ👍👍

막시무스 2021-09-16 14:3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ㅎㅎ 졸멋! 세잔 영화는 오래전에 봤는데, 저는 세잔에 관심 많아서 집중해서 봤지만 어떠실지 모르겠어요! 졸멋한 감상되시길요!ㅎ

청아 2021-09-16 14:39   좋아요 5 | URL
네!ㅋㅋㅋㅋ친구였다니 급 관심이 생깁니다ㅋㅋ

얄라알라 2021-09-16 15:37   좋아요 5 | URL
막시무스님
언어유희 멋지세요
졸라 졸멋^^ 요거 써먹고 싶은데요

다락방 2021-09-16 14:4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제르미날 책 아직 안샀다는 생각이 드니 한숨부터 납니다. (아니야, 샀나?????)
좀전에 질렀는데 또 질러야 하는 생각 때문에... 휴........

청아 2021-09-16 14:5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문동으로 지르시면 됩니다~♡

얄라알라 2021-09-16 15:37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이 지름의 충동이 전해집니다. 지르지 마시어요 ㅋㅋ

mini74 2021-09-16 14: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졸라. 멋있다 ㅎㅎ 졸라, 사고싶다 ! ㅎㅎㅎ 넘 멋져요 *^^*

청아 2021-09-16 15:02   좋아요 4 | URL
졸라, 검색하다 올림요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9-16 14:59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이 강렬하네요 ㅋㅋㅋ 졸라, (에 관한)멋진 페이퍼 앞으로도 계속 써주실거죠?😘

청아 2021-09-16 15:03   좋아요 6 | URL
졸라, 생각해보겠습니다 ㅋㅋㅋㅋ독서 후유증이예요ㅋ

stella.K 2021-09-16 15:4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전 본 기억이 나는데. 93년도작이면 그렇게 오래된 영화도 아닌데...

청아 2021-09-16 16:04   좋아요 4 | URL
유튭에 영어로 검색하니 자투리 영상은 나오네요~ 번역된 영상 보고 싶은데 웨이브,왓챠에도 없고요😭

새파랑 2021-09-16 17:0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누가 에밀졸라인가요? 😅 영상 지식 제로 ㅎㅎ 세잔이랑 왜 절교했을까요? 🤔

청아 2021-09-16 17:15   좋아요 5 | URL
앞에 안경쓴 사람이예요ㅎㅎ<작품>에 세잔이 알만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분 나빴나봐요🤔 자세한건 스콧님만이 아실듯해요ㅎㅎ😆

막시무스 2021-09-16 17:20   좋아요 4 | URL
이번건은 미미님이 완독하시고 보고서 작성해 주시죠!ㅎ

청아 2021-09-16 17:23   좋아요 4 | URL
제가 파악하면 다 알려드리겠습니다ㅎㅎ(불끈)✊

페넬로페 2021-09-16 17: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새 쓰는 말, 졸라가 생각나요~~
그말의 유래가 진짜 미스터 졸라씨는 아니겠죠 ㅎㅎ
졸라의 멋진 말이네요
매일 쓰자는 말요^^

청아 2021-09-16 17:19   좋아요 4 | URL
오호! 요즘 그런 말이 있나요?!ㅎㅎ😳 매일 쓰자는 말 너무너무 멋지죠!!🥰

페넬로페 2021-09-16 17:20   좋아요 5 | URL
요즘 아이들 이런말 잘 해요
졸라 맛있네
졸라 더워
졸라 무서워~~
말 앞에 엄청 많이 붙여요 ㅎㅎ

청아 2021-09-16 17:21   좋아요 3 | URL
아ㅋㅋㅋㅋㅋㅋ

막시무스 2021-09-16 17:23   좋아요 5 | URL
세대가 변한게 제가 어릴적엔 세상에서 가장 불효한 작가가 졸라라는 우수개 소리가 있었는데 요즘은 졸라가 또 다르게 해석되네요!ㅎ

청아 2021-09-16 17:25   좋아요 5 | URL
아앜ㅋㅋㅋㅋㅋㅋ바로 이해했습니다🤦‍♀️

막시무스 2021-09-16 17:27   좋아요 4 | URL
죄송해요!ㅠ 넘나 클래식하죠?ㅋ

청아 2021-09-16 17:29   좋아요 4 | URL
새파랑님하고 막시무스님 막상막하예요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9-16 17: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졸라 읽어야 하는데...

다른 책들의 유혹으로 만날
뒷전으로 밀리네요.

청아 2021-09-16 17:37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 따라 패주도 사 두었는데 두꺼워서 걱정됩니다.ㅎㅎ 그래도 꼭 읽긴 읽으려고요! 😉

오거서 2021-09-16 20:1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Btv에 제르미날 있어요. 1993 같아요. ^^

막시무스 2021-09-16 20:15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ㅎ 이거 보면 책 지를까봐 겁나긴 하지만 졸라 페이퍼에 쇄뇌당하고 포스터가 넘나 강렬해서 보고 싶었네요!ㅎ 즐건 저녁시간 되십시요!ㅎ

청아 2021-09-16 20:39   좋아요 3 | URL
감사해요!!! Btv에 있군요 갈아타면 꼭 봐야겠어요!흐흐😆

서니데이 2021-09-16 20: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근데 누가 세잔이고 졸라인가요.
그림이랑 포스터랑 영화사진을 보니...모르겠습니다.^^;
둘 다 수염이 많고 비슷한데요?

청아 2021-09-16 20:46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마지막사진 모자가 세잔이고 안경이 졸라예요ㅋㅋ비슷한것 같아요😆

scott 2021-09-16 20: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명작 제르미날!!

세잔과 졸라 BBC에서 4부작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습니다
둘 사이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이면서
모든걸 아는 사이 ㅋㅋㅋ

청아 2021-09-16 20:48   좋아요 5 | URL
아 둘 사이 궁금해서 현암사 <벨에포크>꺼냈습니다. 뚱뚱이 졸라가 제목이라 깜짝놀람요ㅋㅋㅋㅋ드라마도 제작될 정도로 에피소드 풍성한가봐요🤭

초딩 2021-09-16 21: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ㅎㅎㅎㅎ
다른 졸라 인줄 알았습니다 ㅎㅎㅎㅎ

청아 2021-09-16 22:08   좋아요 6 | URL
만족하신것 같아 기쁩니다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9-17 00: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 진짜 이 페이퍼 짧지만 제목부터 강렬하네요~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말한 사람이나 실천하는 미미님이나 다 멋있다요!땡땡 멋있다요!ㅎㅎㅎㅎㅎㅎ

청아 2021-09-17 07:40   좋아요 2 | URL
헤헷~♡ 감사해요 툐툐님! 한 줄 이상 이라고 생각하니 매일 할 수 있을 듯 해요ㅎㅎ🤗

coolcat329 2021-09-17 09: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 ㅍㅎㅎㅎ
와~~넘 재치만점이에요.
졸라,읽고싶어요!

청아 2021-09-17 09:17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쿨캣님~♡
이 작품 놀랍습니다. 파장도 크게 오니 조심하시고요ㅎㅎ
졸라, 대단해요!👍
 


"진실은 때로 진실임직하지 않다"-니콜라 부알로,<시법>-역자해설 중


※주의:공감능력이 큰 분들,심약한 분들에게는 비추!

잔인한 장면 없이 잔인한 작품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해부하고 그의 몰락을 이렇듯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1권에 이어 주인공 제르베즈의 삶을 계속 따라간다. 구두쇠에다 인정머리 없고 사악한 시누이네 로리외 부부의 악행은 변함없이 제르베즈를 시기하고 조롱한다. 그녀의 주위를 멤돌던 전남편 랑티에는 현남편 쿠포와 어느새 죽이 맞아 친구가 되고 결국 기막히게도 세남녀가 한살림을 차리기에 이른다. 전남편 랑티에는 이들 부부곁에서 마치 기생충처럼 제르베즈의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가며 모조리 먹어치운다. 영화 기생충은 여기에 비하면 순한맛이다. 그녀는 서서히 망가져가며 결국엔 순수한 버팀목이자 사랑이었던 구제마저 등을 돌리게 만든다. 제르베즈는 자신이 두려워하던 죽음을 향해 그렇게 곧장 내달린다.


그가 바느질 도구상과 지물포, 모자 가게 여주인을 차례로 섭렵한다고 해도 그다지 놀랄 게 없었다. 그는 그 모두를 집어삼키고도 남을 만큼 아가리가 큰 남자였기 때문이다. p.228


제르베즈가 살고 있는 구트도르가의 몇몇 가정들과 서민 아파트 주민들의 비참한 생활이 각자의 칙칙한 색깔을 내며 나락으로 떨어지는 제르베즈를 더욱 선명하게 빛낸다. 이른바 유전적 기질이라는 것이 시한폭탄처럼 잠재해 있다가 순간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안전장치가 서서히 빠진 한 가정을 비극으로 치닫게 한다. 에밀 졸라의 자연주의란 이런 것인가. 제목의 '목로주점'이란 곳은 등장하지 않지만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벗어나 들르는 주점들은 고된 노동에 지친 그들의 목을 축여주는 동시에 그들을 쉬이 타락하게 하고 그 가족들까지 파멸로 끌어가고 만다. 타지로 보낸 두 아들의 빈 자리를 채웠던 딸 나나도 영성체를 치른 뒤 공장에서 일하며 돈을 벌게 되지만 얼마 안가 부모가 휩쓸린 파멸의 회오리에 몸을 맡긴다.


무엇보다 슬픈 것은, 애정이며 여타의 감정이 카나리아처럼 새장 밖으로 날아가버렸다는 사실이었다. 그들만의 작은 세계에 남아 있던 부모와 자식 간의 따사로운 정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각자자신만의 구석에서 웅크린 채 오들오들 떨어야 했다. 바짝 날이 선 쿠포와 제르베스, 나나 세 사람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증오가 가득한 눈빛으로 서로를 삼켜버릴 듯 악다구니를 했다. p.155

<목로주점>은 1876년 4월 13일 신문에 연재되면서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의 인기를 뛰어넘는다. 작가 에밀졸라는 <목로주점>의 인기로 궁핍함에서 벗어나 명성과 부를 얻지만 동시에 부르주아나 하층민 모두의 원성을 사고 만다. 작품 서문에서도 그런 대중을 향한 졸라의 결의를 느낄 수 있다. 


내가 그리고자 했던 것은 악취를 풍기는 우리 변두리에서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족이 돌이킬 수 없이 전락해가는 과정이다. 알코올중독과 나태함은 가족의 해체와 온갖 추잡함, 바르고 정직한 감정들의 점진적 상실을 야기하며, 종국에는 수치와 죽음을 안겨주고만다. 이것이 바로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작금의 도덕론이다.(중략) 나는 나 자신에 관한 어떤 소문도 반박할 마음이 없다. 다만 시간의 힘과 대중의 양식을 믿으며 부단히 작업해나갈 뿐이다. 차곡차곡 쌓인 근거 없는 헛소문의 무게를 떨쳐내고 마침내 나 자신을 당당히 드러낼 수 있을 때까지.p.9-파리에서 에밀졸라


왜 이런 논란을 일으켰는지 작품을 다 읽고나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여주인공 제르베즈의 비극은 너무나 사실적이고 입체적이어서 읽으면서 그녀의 고통이 서서히 전이되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이기 보다는 다큐에 가까운 생생한 목소리라 더욱 여운이 길다. 따뜻한 음식과 노동후 쉴 곳,편히 죽을 자리를 꿈꾸었던 부지런하고 소박했던 아낙의 꿈과 비극을 에밀졸라는 거침없이 낱낱이 해부해 독자앞에 펼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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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5 21: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중3 겨울 방학 때부터 나나-목로 주점- 제르미날(고 1때 완독) 이후 영화 보고 난후 몇달 몇일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청아 2021-09-15 21:16   좋아요 4 | URL
아... 이 작품을 중학교때부터 알고,읽기 시작하시다니 놀랍습니다.👍👍 저 몇시간 전에 읽었는데 충격받고 얼마간 멘붕왔다가 이제 겨우 리뷰썼어요ㅠㅇㅠ 나머지도 다 읽어볼래요! 기분이 묘합니다. 다 표현이 안됨요~♡

scott 2021-09-15 21:23   좋아요 2 | URL
미미님,제르미날 영화 추천 합니다!!
이볻 더 사실적일 수가 없음요 ㅠ.ㅠ

청아 2021-09-15 21:28   좋아요 1 | URL
오 <제르미날>영화 있군요!! 영화도 보고 소설 읽음 되겠어요. 걱정스러운 동시에 기대가 되는 이 상반된 기분뭘까요ㅎㅎ

mini74 2021-09-15 2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리뷰 읽으니 더 슬퍼지내요. 정말 큰 걸 바라지 않는데 말이지요 ㅠㅠ

청아 2021-09-15 21:18   좋아요 3 | URL
읽고나서 눈물도 좀 났는데 온몸이 쑤시더라구요. 에밀 졸라 진짜 대단한거 같아요! 작가의 메시지를 온몸으로 받은 기분이예요ㅠㅇㅠ

독서괭 2021-09-15 21: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목로주점 완독하셨군요. 너무나 사실적인 비극이라 더 읽기 힘든 작품인가 봅니다. 궁금하긴 한데 마음이 힘들 때 읽으면 안 되겠네요 ㅠ

청아 2021-09-15 21:20   좋아요 4 | URL
절대 힘들때 읽지마시고 컨디션 완벽할때 보셔요. 역자해설도 잘 쓰여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뭉클하고 헛헛하고 오만가지 생각이 밀려오네요😭

scott 2021-09-15 21:24   좋아요 2 | URL
문동에서 출간되는 에밀 졸라 작품 해설 쵝오 입니다
역사적인 사실 등등 언급 된것까지!

청아 2021-09-15 21:29   좋아요 2 | URL
아~ 해설을 감탄사 연발하며 읽었어요! 몇번 재독해볼만한 해설👍

Falstaff 2021-09-16 10:28   좋아요 1 | URL
제가 박명숙 번역을 권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학계에서는 모르겠고 번역하는 사람들한테도 전문 분야가 있습죠. 제임스 조이스는 김종건, 그리스 고전은 천병희 뭐 이렇게요. 박명숙은 졸라의 소설부터 드레퓌스 사건을 다룬 <전진하는 질실>에 이르기까지 가히 에밀 졸라 전문가라고 할 정도인데 어째 그이한테 번역을 맡기는 출판사가 없어진 거 같아요.
사람이 좀(졸라?) 까칠해서 그렇지 졸라 번역 하나는 죽입지요. 요즘 자꾸 졸라를 다른 역자가 번역해 나오는데, 지금도 졸라를 읽고 있습니다만, 아주 불만이예요.
<제르미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강추입니다!

청아 2021-09-16 09:48   좋아요 0 | URL
어쩐지 끌려서<제르미날>부터 사두었습니다. 번역이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읽혀 빠져들기에도 아주 좋았고요.👍

새파랑 2021-09-15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뭔가 막장? 느낌이 나면서 비극적인 이야기인거 같아요. 잔인한 작품이라니 🙄 미미님 역시 금방 읽으시네요. 독서기계 인증~!!

scott 2021-09-15 21:33   좋아요 2 | URL
인증×2 동감합니다 .🖐

청아 2021-09-15 21:37   좋아요 2 | URL
오늘 다 못읽을 줄 알았는데 몰락해가는 과정이 몰입도가 컸어요ㅠ 멘탈 주의하시며 읽으셔야 합니다!ㅎㅎ😆

청아 2021-09-15 21:37   좋아요 2 | URL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1-09-15 21: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공감능력 크고 심약한 1인이지만 에밀 졸라의 책을 딱 한 권 읽어 본 독자로서 자연주의 소설의 거장답게 얼마나 낱낱이 해부하며 썼는지 예상할 수 있겠어요^^
근데 막상 읽으면 충격받고 너무 가슴아프고 슬플것 같아요 ㅠㅠ

청아 2021-09-15 21:53   좋아요 4 | URL
저는 이번이 처음이라 충격이 너무 컸어요. 다읽고 다른거 하면서도 계속 생각나고요ㅠㅠ
열도 났었는데 그래도 다른 작품 다 읽어야지싶어요. 청소년들에게 권하긴 쉽지않을것 같아요😭

라로 2021-09-15 22: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제 내용은 다 잊혀졌지만, 여전히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에밀 졸라, 그래서 대단한 작가라고 늘 생각해 왔는데 반가운 글이에요.

청아 2021-09-15 22:16   좋아요 2 | URL
라로님도 읽어보셨군요~♡ 저도 이제라도 이분의 작품을 읽고 알게되어 넘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위대한 작가!

Falstaff 2021-09-16 0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럼 졸라의 핵심으로 곧바로 쳐들어가셨다는 거, 인정? ㅋㅋㅋㅋ

청아 2021-09-16 08:2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폴스타프님 덕분에 무사히 직진완료요!!👍👍

막시무스 2021-09-16 10: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밀졸라가 인상파 화가들을 옹호하고, 드리퓌스 사건도 파헤치는 등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는 정도만 알았는데 페이퍼를 보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작가였구나 싶네요!ㅎ 레미제라블도 만만하지 않은데 목로주점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저런 극찬을 받았는지 궁금해 집니다. 읽을 책들이 늘어만 가지만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요!ㅎ 오늘도 즐독하시구요!

청아 2021-09-16 10:39   좋아요 3 | URL
그정도면 충분히 알고 계시네요! 이 소설은 막시무스님. 에너지 충만하실때 읽으셔야해요.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좋은 고전들이 많아서 저도 항상 기대속에 살 수 있어 즐거워요.ㅎㅎ 막시무스님 유쾌한 하루 되세요🙋‍♀️

막시무스 2021-09-16 10:58   좋아요 3 | URL
알겠습니다! 이 책은 커피보다 파워에이드나 레드 불같은 부스터 음료를 곁어 두고 읽어야 겠군요!ㅎ 저녁에 교보문고쪽으로 산책갈 생각인데, 잘 참고 버텨야 할텐데, 댓글에 더 강하게 영업당하는 묘한 기분은 뭘까요!ㅠ

청아 2021-09-16 11:01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레드 불! 제가 그 생각을 못했네요ㅋ필수입니다👍

페크pek0501 2021-09-16 11: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유명한 작품을 저는 못 읽었다는...
아마 이 작품에 관한 글은 어느 책에서 읽었을 듯해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서요.

청아 2021-09-16 12:27   좋아요 1 | URL
저는 유명한줄도 몰랐답니다ㅋㅋㅋㅋ 작가 이름만 알았을 뿐이예요. 어떤 면에서는 과학자로 느껴집니다🤔

초딩 2021-09-16 1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일단 신용하는 미미님
바로 추가했어요 ㅎㅎ

청아 2021-09-16 12:30   좋아요 2 | URL
초딩님이 그리 말씀해주시다니 영광입니다! ㅋㅋㅋ 😍

초딩 2021-09-18 1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앙 미미님
주간 북플/서재 뉴스레터
선정 축하드려요~

청아 2021-09-18 12:53   좋아요 2 | URL
으앙 초딩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ㅋㅋ 설정 뭔가 잘못 눌렀는지 또 안옵니다. 😭

thkang1001 2021-09-18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주간 북플/서재 뉴스레터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청아 2021-09-18 19:27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해요~♡ ㅋㅋ한가위 즐겁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