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란 없다. 나는 누군가의 자식이고, 사람은 각자의 차례대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고는 어딘가에 소속된다. 나는 그 굴레에서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 해보았다. 하지만 그 일을 해낸 사람은 없었다. 인간이란 모두 어딘가에 더해진 존재다. - P9
자기 위장僞裝 증세가 있음. 몇 년에 걸쳐 집요하게 계속되어현재 상태에 이름, 자신이 실재하는 존재인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편집적偏執的 성격으로 판명됨. - P10
나는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심지어는 내게서 아주 멀어질 수 있을 것 같아 스와힐리어까지배웠다. 나는 열심히 공부했고 몹시 노력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왜냐하면 스와힐리어로 말한다 해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속된다는 게 바로 그런 것이다. - P12
그러다가 분명 경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고, 이후에는 우편 차량 습격을 도모하게 되리라. 여기서 내가 우편 차량 습격‘ 이라고 한 것은 그 말이 문맥과 아무런상관이 없어서이다. 문맥과 상관없는 말을 할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정말이지 나는 문맥과 아무런 관계도 갖고 싶지 않다.
나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내가 그의 말을 이해할 수없는 누군가를 줄곧 찾고 있다. 동류 의식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이다. - P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