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고, 시도하고, 시험하는 글. 추정하거나 감행하는 만큼,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높은 글. 재난의 틈에서 무언가를 구해낼 가능성이 있는 글. 형식, 스타일, 표면적 짜임새의 차원에서 무언가를 이룩할 가능성이 있는, 그리고 이로써 사유의 차원에서도 무언가를 이룩할 가능성이 있는 글. 감정의 차원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글. 이런 글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 주장 또는 서사라는 물길들과 글자라는 섬들이 한데 모여 한 편의 작품 혹은 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다도해가 된다. -에세이즘. 브라이언 딜런
이제 재난영화는 필요가 없다. 왜 굳이 시간을 들여 재난 영화를 보러 간단 말인가? 현실이 재난인데. 사법고시를
9번 치르고서야 합격했다는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고 믿기지 않는 일들이 계속 벌어졌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빴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나쁜 일들이 상처를 줬다. 무력감을 안겼다. 잘못된 일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선동하지 말아라'. '가짜 뉴스다'하며 오히려 화살을 돌리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마치 성폭력을 신고한 여성에게 '꽃뱀이다' 거짓말이다.' '무고다.'라고 공격하는 것과 닮았다. 이런 말들은 아무 근거가 없이도 던져지지만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 지켜보는 이들은 물론 피해 당사자조차 자기 검열을 하고 움츠려 들며 말문이 막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면 구조적 문제라는 면에서 유사한 사회문제에 저절로 눈이 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오염수 투기를 시작하자 바다 색이 변한다. 바다 색이...나는 마음 속으로 되뇐다. '어떡해. 어떡해. 바다야 어떡해...'
오염수로 인해 바다가 물들고 그로 인한 불안감으로 소비가 급감해 어업인들이 피해를 보는 것도 문제지만 바다 생물들은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안 그래도 인간들에 의해 먹거리가 되곤 했었는데 그걸 넘어 삶의 터전이, 그들의 몸이 오염되는 거다. 심지어 그 사실을, 이유를 그들은 알지도 못한다. 와...이렇게 까지 잔인할 필요가 있을까? 누군가는 그럴 거다. 괜히 불안감 키우지 말라고. 아니 원전 오염수 투기는 받아들이면서 그걸 불안해 하는 사람들 마음은 왜 이해못한다는 거지?
생각하지 않는 죄, 의심하지 않는 죄, 타인의 고통을 외면한 죄...
우리는 지금 어느 죄를 지으며 살고 있는가? -살아남은 자의 아픔. 프리모 레비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기분일 거라곤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앞으로 30년간 (30년으로는 턱도 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바다에 투기될 오염수 앞에서 어떻게 모두가 무덤덤할 수 있겠나? 정희진의 공부에도 언급되지만 누가 내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도 열받는 게 사람 아닌가? 쓰레기 무단투기도 신고하면 투기자가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 쓰레기가 과학적으로 문제없다고 정화된 거라고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지? (심지어 오염수 투기에 문제없다고 홍보하는 과학자들은 도쿄전력, 정부와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이다) 해양 주권이 눈앞에서 침해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 불쾌함과 무력감은 더 한 일도 앞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동반한다. 이건 논리가 필요한 일도 과학이 필요한 일도 아니다.
결정체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파열을 통해 결정체의 영속성을 증명하기도 해야 한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버지니아에 관한 에세이'
교실이 압축된 사회라는 말이 있다. 학교 폭력은 사회의 힘의 논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그 폭력을 바라보는 대다수의
침묵하는 눈들은 무력한 대중과 다를 바가 없다. 지금 전 세계가 그런 모습이다. 각 국가의 지도자들의 침묵은 손익계산을 끝낸 결과라 생각한다. 전쟁에는 앞다투어 뛰어들면서 지구 대륙을 둘러싼 70% 바다의 문제에 이렇게 무관심하다니 믿기지가 않는다. 광화문에서 오염수 투기를 반대하는 학생들을 봤다. (어제 일본 대사관에 들어가려다 진압된 학생들이 그 중의 한 무리겠지.) 무심한 어른들이 그들 앞을 스쳐 지나갔다. 몇몇 사람들은 반대 서명에 동참하고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 이게 별일 아니라는 사람들과 내 일이 아니라는 사람들,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사람들이 재난 앞에 함께 서 있다.
1945년 8월 미국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78년이 지난 지금 미국은 '동해'를 '일본해'라 명명하고 일본은 그런 미국의 비호와 대한민국 대통령의 동조 아래 원전 오염수를 전세계에 돌려주고 있다.
도쿄전력 전 직원" 오염수 제대로 방류할 능력 없어...100% 문제 생긴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8241933001/?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portal_news&utm_content=230824&utm_campaign=newsstand_top_imageC
민변, '후쿠시마 오염수' 헌법소원 내기로 청구인에 고래 포함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14049&ref=A
"살려달라" "1년 만이라도"절절한 호소 쏟아낸 어민,해녀들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70873
사진 출처 https://blog.naver.com/lionksk/220815501932
뿌리내리고 살아갈 땅을 잃은 건 인간과 비인간 모두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파괴의 결과물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그것을 맞아야 하는 건 인종도 민족도 국적도 성별도 나이도 넘어서는 일임을 생각해보게 된다. -정지혜,빅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