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인생의 터널을 지나다보면 누구나 한 번쯤 ‘청춘’이란 홍역을 앓게 됩니다. 때론 사랑이란 이름이로, 때론 인생이란 이름으로 찾아와 수많은 물음표만 만들어 놓고 떠나는 아주 몹쓸 녀석이지요. 여기 주인공 타카코 라는 스무 살 을 갓 지난 아가씨에게도 청춘의 홍역이 찾아왔습니다. 사랑했던 선배  타케우치가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되는 영화『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휴가아사코.2010 늘 잔잔할 것만 같던 인생에 찾아온 홍역과도 같은 청춘의 열병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린 일종에 성장기 영화입니다.

 

실연의 상처로 회사도 그만두고 집안에만 있던 타카코에게 어느날 삼촌 사토르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찾아와 달라고 합니다. 삼촌이 보내준 약도로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진보초 고서점 거리였는데요 이 영화가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 부분 때문입니다.

 

 

 

 

진보초 고서점 거리의 역사를 살짝 살펴보면, 19세기에 근대교육기관을 설립한 것을 배경으로 서점들이 들어서게 되었고, 고등교사인 이와나미 시게오가 ‘이와나미 서점’을 연 것이 최초 고서점이 되어 오늘날 세계 최대 규모의 고서점 거리가 되었다고 합니다.『비블리아 vol.1』 이 영화는 고서점 거리에 있는 ‘모리사키 헌책방’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허리가 아픈 삼촌을 대신해 오전에 문을 열어주고 서점을 봐주기로 한 타카코. 처음 들어선 헌책방에서 풍기는 냄새에 자신도 모르게 곰팡이 냄새라고 이야기 했는데요. 이 말에 '비 내린후 아침 같이 촉촉하다 해주면 좋겠는데' 라며 정정해주는 삼촌의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

 

 

 

 

다음날, 헌책방을 지키고 있던 그녀에게 손님이 찾아오고 천원짜리 책 한 권을 판매하면서 그녀는 의아해 합니다. 돈을 벌 수 있는 직업도 아니고, 손님이 많이 찾는곳도 아닌데 삼촌은 왜 헌책을 팔까 하고 말이죠. 그런 그녀의 물음표 앞에 모든 삶은 각자의 길이 있음을 발견하는 과정이고, 그 길위에 자신이 서 있을뿐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지금 방황하는 그녀의 삶이 무의미하지 않으며 잠시 휴식시간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런 삼촌의 진심어린 마음으로 그녀는 조금씩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며 책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책에 관심이 없었던 그녀였기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눈을 감고 손끝으로 전해지는 느낌으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하는 이 장면이 제겐 최고의 장면이였습니다.

 

 

 

 

 

 

책을 한 권 한 권 꺼내 읽으며 책속에 있는 즐거움을 발견하게되고 누군가 그어놓은 밑줄에 이끌려 타카코 삶속에 조금씩 스며들던 모습은 처음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제 모습과도 겹쳐 뭉클한 마음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 본다는것 그것은 무언가이다. 자신의 영혼의 한 부분이 또는 전부가 그것에 내리는 것이다'

 

 

 

 

 

 평소에 자신의 상처만 들여다보기만 했던 타카코가 읽었던 글귀에 매료되어 진보초 거리로 나왔던 일, 진보초 거리의 서점 골목 골목을 돌며 책을 들여다 보던 모습과 진보초 헌책방 축제의 거리의 풍경들, 헌책을 경매하던 모습, 집을 방문하여 헌책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며 오카자키 다케시의 『장서의 괴로움』정은문고. 2014 헌책방 이야기, 에밀 파케『단단한 독서』유유출판사.2014  가 말했던 주인공의 대화, 표정, 시선, 공간 배치 하나 하나 살펴보라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일본 헌책방 거리의 모습들과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함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에 이르러서 다소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네 삶은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어떤 삶도 그 길을 예측할수 없지만 언제든지 주저앉은 길 위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휴가 아사코 감독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나니 읽어야 할 책들이  잔뜩 생겼습니다. 먼저 이 영화의 원작인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과 몇일 전 읽었던 『장서의 괴로움』  그리고 박웅현님의 책  『여덟단어』를 다시 펼쳐 들어야 겠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고민하고 사지 못했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이웃님들도

진보초 고서점 거리에서 펼쳐지는 책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에 빠져보시며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랄께요 ^~^!!

 

 

 

 

 

 

 

 

 

 

 

 

 

 

 

 

 

 

 

 

 

 

 

 


댓글(3)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5-01-22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젠가..청바지돌려입기..라는 영화 제목에 착안해서..책에 뒷면에..읽은 이의 꼬리가 붙는 ..지금의 댓글같은..책을 상상했었다.
그 책이 여기저기 세상을 누비는 이야기..
혼자..그런 상상하며 웃었던 기억..
헌책방도..있어야 가능하다.
누군가는 머물고있는 그것을 사주고..또..건네지는 과정도..필요할테니..
별..시덥잖은..구상..였다고..생각하면서..

해피북 2015-01-22 23:52   좋아요 0 | URL
오 상상력 정말 좋으신걸요^^ 그장소님 혹시 글쓰시는분 아니실까 조심스레 추측도 들구요 ㅎ 언제나보면 생각이 참 많으신분 같으세요^^

[그장소] 2015-01-22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요..잡념이..많을뿐.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