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북스토리 재팬 클래식 플러스 6
쓰쓰이 야스타카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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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보고 원작이 너무 궁금해 읽었는데 단편이라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짧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감독님께 박수를. 원작에는 세개의 단편이 있는데 제목의 단편이 제일 재밌더라고요. 나머지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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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1-29 1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듣는 작가예요^^ 제목이 눈길을 끄네요. 저는 처음이 아직도 많이 남은 사람이예요.
오랜만이예요, 해피북님~~ ㅎㅎㅎㅎㅎ

해피북 2016-01-29 17:36   좋아요 1 | URL
ㅎ 단발머리님께서 좋아하시는 장르가 살짝 달라서 그런게 아닐까요. 저두 단발머리님의 글을 보며 처음 만나게된 작가가 무척 많아요. 그리구 정~~~~~~~말 오랜만이죠옹? ㅋㅋㅋ

살리미 2016-01-29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 가면 의외로 이 책이 늘 대출중..... ㅎㅎ
요즘은 살짝 잊고 있었는데 해피북님 글 보고 생각났어요. 다시 찾아봐야지!!

해피북 2016-01-29 17:38   좋아요 0 | URL
저희 도서관에는 다행스럽게 놓여있어서 냉큼 집어왔는데 글쎄 책이 낱장으로 분리되어있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테잎으로 붙이면서 읽게되었어요 ㅋㅋ 아마 애니가 생각안나신다면 약간 다른 이야기를 읽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으실꺼같아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9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 너무 재밌게봤었어요~^^

해피북 2016-01-29 17:39   좋아요 0 | URL
흐익! 정말요! 저희 신랑이 지루했다고 해서 살짝 실망했는데요. 고양이라디오님 짱 멋지세욧^~^

고양이라디오 2016-01-29 22:51   좋아요 0 | URL
그래요ㅎ? 이 영화 보신 분들 대부분 재밌다고 하셨던 거 같은데ㅎ 책 도 궁금하네요ㅎ

사과나비🍎 2016-01-29 16: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개정판이 나왔나 봐요~ 전 구판으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해피북 2016-01-29 17:39   좋아요 1 | URL
아. 개정판인가봐요. 워낙에 인기있는 애니라서 제가 빌린 책이 낱장으로 막 분리되고 있더라고요 ㅋ

사과나비🍎 2016-01-29 18:00   좋아요 0 | URL
2014년에 개정판이 나왔나 봐요~^^* 예~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보신 분들이 많이 빌리시는 것 같더라구요~^^*

달팽이개미 2016-01-30 0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도 있었군요!!! 기억해뒀다 읽어보고 싶어요~~^^

해피북 2016-01-31 20:33   좋아요 0 | URL
ㅎ 넵. 애니하고는 살짝 다르지만 책은 책대로 애니는 애니데로 재미가 있는거 같아요 ㅋ
 
[수입] When Marnie Was There (추억의 마니)(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Universal Studios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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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원작보다 영화가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작에서 다소 복잡한 설정과 미흡하게 보였던 결말이 말끔하게 해소된 느낌이었달까요. 아무래도 정서적인 측면이 더 크게 작용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안나가 천식이 있는 것으로 나왔어요. 천식도 있고 학교 친구들과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워하던 요리코가 친척인 오오이와씨댁으로 안나를 보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 영화에서 펼쳐지고 있는 배경은 일본 훗카이도라고 합니다. 아름다운 강가를 배경으로 수채화풍 영상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네요^^

 

 

영화의 줄거리를 살짝 언급하자면, 고아로 자란 안나가 자신을 입양한 가정에서 보조금을 받는 사실을 알고 마음을 굳게 닫은 후 외톨이로 지내게 됩니다. 거기에 천식까지 있고요. 의사의 권유로 오오이와씨네 집에서 지내게된 안나는 그곳에서 신비의 소녀 '마니'를 알게되고 마니가 받은 학대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치유되는 과정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어느 날 훌쩍 마니가 사라지자 안나는 마니가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던중 사야카를 통해 마니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면서 마니가 실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그리고 강가에서 저택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리는 히사코씨를 통해 마니가 유모들에게 학대받고 부모들에게서 버림받아 외톨이로 살았던 이야기들을 듣게 되면서 마니를 좀 더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요리코가 찾아와 안나를 키우며 보조금을 받았던 사실에 용서를 구하고 입양 당시 손에 들고 있었다는 엽서를 전해주게 됩니다. 엽서를 받아든 안나는 그 엽서가 바로 강가의 저택이며 마니가 자신의 외할머니인 사실을 깨닫게 되고 모든 아픔을 정리한 후 요리코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원작에서는 강가의 저택으로 이사온 린제이 부인을 통해 이 모든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그다지 뭉클하지 않았는데 영화에서는 이 모든 사실을 엄마인 요리코가 전달하므로서 엄마의 품을 느낄 수 있게했고 또 원작에서는 페그부부의 부족한 모습을 영화에서는 오오이와 부부의 넉넉하고 너그러운 마음씨로 그려져 따스함이 느껴지는 영화였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아줌마라고 부르던 요리코를 엄마라고 불러서 눈물을 펑펑 쏟았는데요. 이 리뷰를 작성하기 위해 화면을 다시보는데도 눈물샘이 콸콸~~ 저 정말 나이 먹었나봐요 ㅜ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도움을 받았던 히사코씨에게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를 하며 안나가 '엄마'라고 요리코를 소개하자 히사코씨에게 인사를 하던 요리코가 놀라서 더 깊이 인사를 하며 감동받아 하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뭉클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원작과 영화를 함께봤더니 감독님의 탁월한 안목에 감탄하게 되었어요.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 있던 원작의 내용을 축소시키고 정서적인 측면에 안정감을 주면서 이끌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지브리스튜디오의 작품을 더이상 만날 수 없다니. 너무 안타깝습니다.  수채화풍의 멋진 영상미를 만날 수 없다는 사실도 또 지브리스튜디오만의 디테일한 표현을 (낡은 건물들)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너무 아쉬워서 당분간 <추억의 마니>에 빠져 지내게될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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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6-01-07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원작 소설을 읽은 후에 보셔서 여러가지로 비교가 되었군요. 고전적인 분위기가 나서 더욱 좋았던 영화였어요. 저도 마지막엔 폭풍 눈물이 나서 주책이다 생각했는데... 해피북님도 글 제목부터가 눈물이 펑펑이네요 ㅎㅎ

2016-01-07 2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6-01-07 1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봐야겠군요~ 자꾸 놓치는 영화들이 늘어가는것이... 나이탓인가요~~

해피북 2016-01-07 21:14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이제서야 봤는걸요^^ 지금행복하자님은 수채화풍 그림을 좋아하셔서 아마도 영상이 마음에 꼭 드실꺼같아요^^ 보시면 소식 전해주세용 ㅎㅎ

붉은돼지 2016-01-07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VD는 한글 무자막이라고 되어있는데,
해피북님 올리신 사진에는 한글 자막이 보이네요
한글자막이 지원되나요?

해피북 2016-01-07 21:15   좋아요 1 | URL
꺅. 붉은돼지님. 잘못했어요 ㅎㅎㅎㅎ
이 dvd를 본 건 아닌데 글을 쓰려다보니 요걸 검색해서 올리게 되었어요 ㅋㅋ
그런데 글 수정해서 일본판 cd로 바꾸고 싶었는데 요게 수정이 안되어버리더라고요.
에휴. 무튼 제가 본 영상이 아니라는점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서
꿀밤되시길 바래요 으흐흐~~!!

서니데이 2016-01-07 20: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해피북 2016-01-07 21:1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ㅎㅎㅎ

[그장소] 2016-01-07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받아놓고 전 아직 못보고 있네요.
얼른 봐야겠어요.
해피북님 포근한 저녁 보내세요!

해피북 2016-01-07 21:16   좋아요 1 | URL
흐잇! 그장소님의 따뜻한 댓글 ~~ 너무나 좋은걸요^^
영화가 은은하면서도 참 따뜻하더라고요. 그리고 지금은 볼 수 없는 빨간 우체통과 엽서가
보여서 참 좋았던거 같아요. 그장소님도 꼭 보시고 소식 전해주세용 ㅎㅎ

책읽는나무 2016-01-07 2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보고 싶네요^^
요즘 읽고 싶은 책이랑 영화 그리고 듣고 싶은 음악...너무 많아서 참~~
이 많은 걸 언제 다 읽고 보고 들어야 하는지~~~ㅜㅜ
오늘은 기필코 책 읽고 자리라 굳은 다짐에 저녁일찍 커피 마셨어요!!
해피북님도 무언가에 집중하시는 이밤 되시길^^

해피북 2016-01-07 21:18   좋아요 2 | URL
오홋! 책 읽는 나무님 오늘 올나잇 모드!! 오늘은 어떤 책으로 이 밤을 보내실지 궁금해져요 ㅎㅎ
재밌게 읽으시고 꼭 소식 전해주세용! 저는 오늘 밤 <가난을 팝니다>라는 책을 읽으며 잠자리에 들려고요^~^

책읽는나무 2016-01-07 21:51   좋아요 2 | URL
금방 도서관 가서 책 조금 읽고 왔어요
그 어마무시하다던 `중2 혁명`을 조금 읽었네요ㅜㅜ
아~ 재밌진 않고 좀 많이 떨리네요ㅋ
잠들기전에 다시 재미난 책으로 교체해야겠어요
낮에 읽던 `할머니 탐구 생활`이요^^
다른 장소지만 같이 읽는 느낌이네요
즐독하세요^^

해피북 2016-01-07 23:09   좋아요 1 | URL
ㅎㅎ `혁명`은 언제나 가슴떨리는 단어같아요. `할머니탐구생활`은 들어본 것 같은데 읽으심 소식 전해주세요 ㅎㅎ

[그장소] 2016-01-07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넹~^^해피북 캐스터님 ㅡ현장 중계 잘 들었습니다.
저도 곧 보고 어땠나 ㅡ미주알고주알 일러바칠게요!^^

해피북 2016-01-07 23:10   좋아요 1 | URL
네넹 그장소 특파원님 미주알고주알 기다리고 있을께요 뀨울밤 되세요 ㅋㅂㅋ

양양 2016-01-08 1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마지막 영화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한 5번쯤 본 것 같은데 감동의 무게는 한결같은 신기한 영화예요. 마니와 안나 서로만이 느낄 수 있는 유대감을 저도 언젠가 느껴보고 싶네요^^

해피북 2016-01-09 08:27   좋아요 0 | URL
아쉽지만 정말 그런거 같아요.나츄프린스님. 보고 또 봐도 잔잔하면서도 뭉클했던 기억이 오래 전해지는것 같아요. 나츄프린스님도 지브리 영화를 좋아하시는가 봐요. 저는 이제야 한 편씩 챙겨보는 중인데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생겼답니다 ㅎ

후애(厚愛) 2016-01-09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조심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해피북 2016-01-10 09:30   좋아요 0 | URL
아앗.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6-01-10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피북님, 주말 잘 보내셨어요. 일요일 저녁이 금방 돌아오네요.
편안하고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해피북 2016-01-11 20:14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인사 덕분에 잘지내고 왔어요ㅎ 집에서 책을 읽으며 보냈답니다. ㅎ 감기는 좋아지셨어요? 오늘 저녁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ㅎㅎ

서니데이 2016-01-11 20:16   좋아요 0 | URL
이번 감기 조금 이상해요. 병원 다니는데도 잘 낫지 않아요.
그러니, 진짜 감기 조심하세요.^^

해피북 2016-01-11 20:19   좋아요 1 | URL
감기가 이 주 이상 지속되면 좋지않다고 하는데ㅜㅜ 몸 따스하게 따뜻한 차 자주 드시면서 지내세요. 화이팅 서니데이님^~^

달팽이개미 2016-01-10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싶은 영화가 늘어만가네요~~~수채화풍의 영상미가 넘넘 이뽀요...^^

해피북 2016-01-11 20:15   좋아요 1 | URL
이 영화보면서 화면이 진짜 이쁘구나 했어요. 달팽이개미님두 분명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했답니다 ㅎ
 

얼마 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애니메이션인 <추억의 마니>원작이 있는 걸 보고 냉큼 집어와서 읽게 되었습니다. 원작을 보고 영화를 볼 속셈이었죠. 그리고 그렇게 원작을 먼저 읽은 후 그 여세를 몰아 영화를 봤는데 정말 오랜만에 원작보다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조금 할까합니다. 물론 결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안나라는 한 소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어머니는 재혼을 했다가 신혼여행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죠. 그렇게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된 안나는 할머니 마져 딸의 죽음에 충격으로 돌아가시자 '낸시 프레스턴'이라는 가정에 입양이 됩니다. 딸을 무척 원했던 프레스턴 부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하지만, 프레스턴 부인이 입양아에 대한 보조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충격에 빠지고 그동안 믿었던 '사랑'이 깨지면서 외톨이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말수도 적어지며 늘 무표정하게 말이죠. 안나가 그 사실을 안다는 것을 모르는 프레스턴 부인은 답답한 마음과 의사로부터 권유로 '킹스턴'에 사는 페그부부에게 안나를 보내게 됩니다.

 

 

킹스턴은 샛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그런 마을에서 지내게된 안나는 더이상 눈치 볼 친구들도 없고 가족도 없어서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게 됩니다. 마음껏 달려 다니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장소이다보니 샛강이 마음에 들었고 늘 그곳에서 지내게 되는데요, 어느 날 자신의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나를 가엽게 여겨 나를 가엽게 여겨!'라는 이상한 소리내는걸 듣고 페그부부에게 물어보지만 안나에게만 들리는 소리라서 페그부부는 안나를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게 됩니다. 프렌스턴 부인 그러니까 자신을 입양해준 엄마를 '고모'라고 부르는가하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킹스턴 마을에서 알게 된 샌드라에게 '뚱뚱한 돼지'라고 불러서 페그부인이 화가 났거든요) 늘 무표정에 가까운 모습들에다가 이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하니, 걱정스런 마음도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안나는 괜찮았습니다. 자신을 간섭하지만 않는다면 어떻게 생각하든 문제없었거든요. 그날도 샛강에 나가 놀던 안나는 샛강 끝에 위치한 저택을 보게 되고, 창가에 앉아 유모에게 머리를 빗고 있는 여자 아이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마니'라는 사실을 알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마니는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유모들과 지내는데 유모들이 알게 모르게 학대를 해서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였습니다. 그런 학대를 받고도 보호받을 수 없는 마니의 입장을 생각했던 안나는 자신이 고아에다가 할머니와 부모님 모두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증오심이 컸던 마음이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지요. 그렇게 둘은 절친한 친구가 되고, 마니는 안나에게 부탁을 합니다. 절대 사람들에게 자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고, 또 꼭 자신을 잊지 말고 찾아달라고 말이죠.

 

 

하지만, 마니가 정신적 공포의 공간이었던 풍차가 있는 폐가의 사건에 의해 마니와 안나는 더 이상 만날 수 없게되고 마니는 자신이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마지막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마니가 사라지게 되고 안나는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속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던 중 런던에 살던 린제이네 아이들이 샛강의 저택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마니'의 일기장을 찾아내고 친구가 됩니다. 북적북적한 형제자매가 있는 린제이 식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던 안나는 점차 안정된 마음을 갖게 되고, 일기장을 통해 마니가 실제 살던 아이임을 깨닫게 된 안나는 린제이 식구의 친척 길리 이모로부터 마니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1차 세계대전 시절에 살았던 마니는 관계가 순탄치 않으셨던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이곳에서 생활했는데 유모들의 갖은 학대를 경험하다가 풍차 사건을 계기로 유모들은 모두 쫓겨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점. 결혼 후 아이를 낳았는데 이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여 아이를 미국으로 보냈다는 점. 그리고 그 아이가 13살이 되어 돌아왔을때 독립심 많고 고집쟁이 아이가 되었다는 점. 둘 사이에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웠고, 남편은 죽었다는 것과 딸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금세 이혼하고 다시 재혼했다가 신혼여행길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할머니 손에 키워졌던 아이는 할머니 마저 돌아가시자 입양되었다고 말하며 그 아이가 바로 '안나'라는 사실을 알려주죠.

 

이렇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다소 의문스런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새들의 울음소리는 무엇을 뜻했을까 하는 것이죠. '나를 가엽게 여겨 나를 가엽게 여겨'는 마니의 마음을 표현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프레스턴 부인과 페그 부부의 불확실성한 캐릭터 였어요. 프레스턴 부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안나의 과거를 린제이 식구와 길리 이모를 통해 듣게 만드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엄마로써 안나에게 들려줬어야 할 부분들을 린제이 식구에게 부탁을 했다는 점이 좀 의아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또 안나가 그렇게 물에 빠져 죽을뻔했고 여러번 다른 이웃에 의해 샛강에서 발견되어 업혀 들어와도 페그부부는 안나의 외출을 막지 않았다는 점이었어요. 아니 거의 언급되지 않는 점이 다소 이상했습니다. 무튼 최종적인 느낌이라면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가 떠올랐습니다. 저녁 12시가 되면 집 밖으로 펼쳐진 정원이라는 환상성과 여자 아이가 결국에는 위층에 사시는 할머니였다는 비슷한 구조라서 그런게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제일 마지막 저자 조앤 g. 로빈슨의 딸이 어머니를 대신에 적어놓은 후기인데요. 책이 출간되고 30년이 지난 어느 날 한 일본인이 책의 배경인 '리틀 오버턴(번햄 오버리)'을 찾아왔는데 어릴적 번역서로 읽던 배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찾아왔다고 이야기했다는 부분입니다. 그 일본인이 누구일까 생각해보며 혹시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짧게 다듬고싶었는데 저에 이 수다스러움은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은데요. 미처 다하지 못한 영화 이야기는 다음 페이퍼에서 할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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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배달부 키키 (2disc)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사쿠마 레이 목소리 / 대원디지털엔터테인먼트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13살의 나이로 마녀 수업을 위해 집을 떠나게된 키키의 좌충우돌 사회초년 정착기 쯤이라고나 할까. 야박한 인심 속에서도 따스함을 간직한 사람들 곁에서 씩씩하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즐겁게 보게 되었는데. 마지막에 고양이 지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모습이 의외였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마법을 회복하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날게 되었는데.. 왜 지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된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물론 위태롭게 회복된 마법이었고, 아직 수행중이라 배워야할 점이 많다는 사실도 있지만, 그 이전에 부족했을때도 지지의 말을 다 알아듣곤 했던 키키였는데... 하는 궁금증!! 솔직히 키키가 힘들어 할때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새로사귄 여자친구 곁에서 한 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모습이 조금 얄밉기도 했지만 너무 귀여운 지지였는데.. 말을 하지 못하니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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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2-28 19: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래전 본 영화라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이런 비유가 아닐까 싶어요.
우리가 어떤 재능을 가지고 사회에 첫발을 디뎠는데 알고 보니 그 재능이 보잘 것 없다고 느껴지고 자신감도 없어서 소심해질 수 있잖아요. 키키가 마녀로서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고양이의 말도 알아듣지 못하게 되는 것 처럼요.
우리가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세상에 나가지만 사실 그 재능을 가지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가 쉽지는 않죠. 때때로 내키지 않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도 하고요. 키키가 마법을 잊어버리는 장면에서 저는 현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꿈을 잊고 살아가는 것을 비유한다고 봤어요. 그렇지만 계속 자기가 마녀라는 것을 잊지않고 노력한다면 키키가 마녀능력을 되찾듯이 다시 꿈꾸며 살아갈 수 있을거예요. 비록 영화에 지지와 다시 소통하는 장면이 나오진 않았지만 키키가 청소부 아저씨의 빗자루를 타고 다시 날아올랐듯이 언젠간 고양이 지지의 말도 다시 알아 들을 수 있지 않겠어요?
영화의 순서랑 결말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아서 정확한지는 모르겠어요. 그저 키키랑 지지가 굉장히 귀여웠던 기억만 생생하네요^^

해피북 2015-12-29 09:50   좋아요 1 | URL
오로라님^~^ 굉장히 정확하게 기억하시는걸요. 저도 키키가 사회에나와서 또래 친구들과 모습을 비교하고 자주 위축이 되고 자신감도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사회 생활의 초년병들에게 찾아드는 무려감 같은. 자기 생각했던 일들이 사회로 나와서 괴리감 같은 균열이 생기는 모습이 보여서 키키가 참 안되보였어요. 그런데 지지는 새 여자친구 생겨서 키키하고 지내주지도 않고 말이죠. 어찌나 얄밉든지요 ㅋ 그래도 너무 귀여운 고양이라 인형을 찾아보니 일본 직수입으로 판매해서 잠시 고민해보기도 했답니다 ㅋㅋ 저도 배우 심형탁씨처럼 지지 덕후가 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 ㅋㅋ

서니데이 2015-12-28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랜만에 이 영화 다시 보고 싶어졌어요,
해피북님, 편안한 저녁 되세요^^

2015-12-29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9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12-28 2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엄청 좋아했는데 ㅎㅎ
요즈음은 차분히 볼 시간도 없고.. 안타까워요~~

저는 성장이라는 것은 결국에 사회와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건.. 아이의 순수함을 잃어가는 과정일수도 있구요~~ 아이에서 어른이 되듯이 키키가 성장해가면서 어릴적의 말도 안되는 것 같은 동심을 잃어간다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마법도 기술로만 접근했을때는 진전이 없었듯이요..
동심.순수함을 다시 찾게 되면 지지의 말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억이 맞나 모르겠어요 ㅋ 본지 한 7~8년 된것 같은데요 ㅎㅎ

해피북 2015-12-30 10:07   좋아요 1 | URL
끼약~~ 지금행복하자님 닉네임 사진이 박보검이예요~~우왕 아침부터 눈이 호강했어요 ㅋㅋ 저도 키키를 보면서 순수한 마음을 다치게 되고 다른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실망하는 모습들이 속상했어요. 누구나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일 뿐인데 그 순수하고 아이같은 마음이 사회 속에는 단단히 굳어가는 것 같고 그걸 지켜만 봐야한다는게 안타깝더라고요.ㅎ 그런데 7~8년전의 일을 기억해내시다니 지금행복하자님 대박이세요 ㅋ

cyrus 2015-12-30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하네요. 린다짱님도 키키에 관한 글을 올렸던데 신간도서도 아닌 오래전에 나온 만화영화 감상문이 하루에 동시에 나온 건 처음 봅니다. 며칠 전에 저는 서로 다른 두 분이 문학동네판 《안나 까레니나》 감상문을 하루 동시에 올린 걸 본 적이 있어요. 이런 현상을 이제부터 `알라딘 찌찌뽕`이라고 불러야겠습니다. ^^

해피북 2015-12-30 10:12   좋아요 1 | URL
그쵸그쵸? 저도 글 올리던날 슬쩍 봤던 기억이 납니다. 린다짱님의 글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요 ㅎㅎ 저도 신기했어요. 그런데 음....cyrus님 설마..꼬집으실건 아니죠? 캬캬캬~~

비제 2015-12-30 13: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여기 지지덕후 한명 더 추가요! 저도 마지막까지 지지의 말을 못 알아듣는 키키의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왜 그럴까 정말 궁금했었어요.
그래서 찾아보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영화 개봉 때 가진 토크쇼에서 ˝지지의 목소리는 원래 키키 자신의 목소리로, 키키가 성장함에 따라 지지의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변한 것은 지지가 아니라 키키.˝ 라고 했다고 해요.
전 그래도 석연치 않아서 원작 소설도 보았답니다. 원작에서는 이렇게 설정되어 있어요. ˝엄마 마녀는 딸이 태어나면 같은 시기에 태어난 검은 고양이를 찾아서 함께 키우는데, 딸과 검은 고양이는 함께 자라면서 둘만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중략) 마녀가 고양이만큼 소중한 사람이 생겨 결혼을 하게 되면 검은 고양이도 자신의 짝을 찾아 따로 살게 됩니다.˝
애니에서는 결혼까지는 아니었지만 키키가 연애감정 비슷한 것이 생겼을 무렵부터 지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과 맞는 것 같아요. 아무튼 지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다는 사실은 어쩔 수 없나봐요.
애니도 좋지만 아무래도 한정된 러닝타임 안에서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원작소설을 보시는 걸 추천해요! 애니에서 그냥 스쳐지나가는 의미 모를 한마디도 소설을 보면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있거든요. 국내에도 번역본이 있더라구요! 가도노 에이코의 《마녀 배달부 키키》예요. 어린이소설이랍니다^^ (이 소설책 요즘 생각나서 다시 꺼내들었는데 해피북님의 리뷰를 보고 넘 반가워서 초면에 긴 덧글을 남겼어요. ^^;)

2015-12-30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제 2015-12-30 13:43   좋아요 1 | URL
북플 어플에서 남기느라 비밀글이 되어버렸나봐요. 코멘트 남기는 공간이 워낙 협소해서요 ㅠ_ㅠ;;;
지금 PC로 코멘트 수정하려고 들어와보니 벌써 답글도 남겨주시고~
이렇게 반겨주시고~ 넘넘 좋아요~~~>_<♡
그리구 코멘트 다시 공개로 수정했어요. 호호홋.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서혜영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3년 12월
평점 :
품절


한 편의 영화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감독의 생각을 그린 것이다. 독자가 독서를 통해 글을 쓰듯 감독은 시나리오를 통해 받은 영감을 영상으로 만든 것 인데, 그렇게 볼때 영화는 감독의 독후 활동인 셈이다.

 

영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의 원작을 읽으며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작가가 글이라는 매체로 만들어 놓은 공간에 영상이라는 옷을 입혀 재 해석시킨 영화는 원작과 다를 수 도 있고, 같을 수 도 있지만 전자가 훨씬 많음을 느끼게 된다. 그 만큼 '책' 이라는 공간에서 받을 수 있는 영감은 모두에게 같을 수 없으며 우리가 영화를 즐기는 것 은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그러니 영화와 원작이 있다면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영화를 보기 전 읽어도 좋고, 영화를 관람 후 읽어도 좋겠다. 전자는 각자 펼쳐놓은 상상의 나래와 감독의 상상력이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비교할 수 있어 좋고, 후자는 영화에서 미쳐 발견하지 못해 놓쳤던 부분과, 받았던 감동들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수 있어 좋다.

 

 

이 소설 역시 원작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는데 인생의 홍역과도 같은 청춘의 열병(사랑, 일, 인생)을  '책'이라는 소재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의 단편과 사랑에 대한 의미를 깨닫는 소박한 이야기를 그린 '모모코 외숙모의 귀환' 이라는 두 가지의 단편을 담고 있고, 영화에서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만 다루고 있었기에 영화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뒷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었다. 주인공 다카코와 삼춘 사토루의 대화를 통해 울림을 주는 글귀들이 많아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25살의 주인공 다카코는 연인이자, 회사 선배인 히데야키로 부터 결혼 한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과 상실감에 빠진다. 매일마다 부딪치는 고통으로 직장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그녀는 집안에 틀어박혀 현실에서 도피처로 잠만 자는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삼춘 사토루로 부터 자신에게 와 달라는 전화를 받은 다카코는 진보초 헌책방 거리의 '모리사키 헌책방'으로 가게된다. 허리가 아픈 삼촌을 대신해 오전에 서점을 보며 2층에서 생활하게 된 다카코는 여유 시간이면 늘 잠만 자는 무기력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돈벌이도 좋지 않고  곰팡이 냄새 가득한 헌책방을 운영하는 삼촌의 생활에 궁금증을 느낀 다카코는 삼촌에게 모리사키를 운영하게된 이유를 묻게되고, 삼촌은 자신이 지나온 '청춘'의 터널에서 '책'과 '여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한마디로 다양한 세계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어. 그래서 나의 여러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었지. 누군가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나만의 인생을 찾길 원했던  거지'p48 

 

 

많은 사람들이 책과 여행을 통해 부족함을 배우고 잠시 삶을 멈춰 되돌아보는 것 처럼 사토루 역시 혼란스럽던 청춘의 홍역으로 책과 여행을 통해 세상을 보려 노력했음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여행을 다니고, 다양한 책을 읽어 보아도  길은 그곳에 있지 않았음을. 돌아와보니 자신의 길은 자신의 삶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지금의 모리사키 헌책방을 운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인생이란, 길을 찾아 여행하는 여정이며 다카코는 잠시 그 길 위에 멈춰 쉬고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그래서 외삼촌은 여행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하면서 많은 걸 배웠나요?'

 ' 글쎄다. 실은 어디를 돌아 다녀도 아무리 책을 읽어도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어. 하지만 그게 인생이라는 거야. 늘 방황하면서 살아가는 거지. 다네다 산토카가 지은 '하이쿠( 일본 전통시가 문학의 하나)에도 있잖니? '헤치고 들어가도 들어가도 푸른 산' 이라는 시구가 'p51

 

' 그렇지 않아. 인생이란 가끔 멈춰 서보는 것도 중요해. 지금 이러고 있는 건 인생이라는 긴 여행에서 너라는 배는 잠시 닻을 내린것 뿐이야. 그러니 잘 쉬고 나서 다시 출항하면 되지'p48 

 

인생의 홍역은 비단 청춘에게만 해당되는것은 아닐 것 이다. 이것도 저것도 해당되지 못할 미적미적한 내 나이 역시 청춘 못지 않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사랑, 일, 인생에 관해 늘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 수 없는 답답함이 짓누르는 것인데 삼촌 사토루의 이야기를 통해 일종의 위안을 얻는다. 모든 인생은 그렇게 방황하는 길 위에서 서로 부딪치고 넘어지고 주저 앉아 엉엉 울기도 한다는 사실을.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그 길을 따라 가보라는 격려를 받으며 나는 다카코의 이야기를 마져 읽었다.

 

 

삼촌의 위안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한 다카코는 처음으로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비록 잠이 오지 않아 수면용으로 찾긴 했지만, 어쨌거나 자신이 필요에 의해 책을 펼쳐 들었는데  작가 무로 사이세이의 『어느 소녀의 죽음까지』였다. 수면용으로 펼쳐들었던 책에 재미를 느끼게된 다카코가 그 다음부터 책에  빠져들게 되는 장면에서 나는 이 책의 재미와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다음날 출근한 삼촌에게 한 달음에 뛰어가 '이 책 재미있었어요!'라며 흥분하여 소리치던 모습이나, 모토 지로가 쓴 『어느 마음의 풍경』의 한 구절에 매료되어 기뻐하던 모습이였다.

 

' 본다는 것, 그것은 이미 그 무엇이다. 자신의 영혼의 일부분 혹은 전부가 그것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예전에 그 작품을 읽고 감명을 받은 사람이 펜으로 밑줄을 그어 놓았다. 나 역시 그 부분에 공감했기 때문에 모르는 누군가와 마음이 통한 것 같아 기뻤다.' p57

 

 '인생의 어딘가에 우연히 책을 만나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사람이 독서광이 되는구나'p62

 

 

내가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구절에 스며들때 받았던 감동이나, 책을 읽으며 느끼며 행동으로 옮겼던 부분들이 다카코의 모습으로 겹치면서 함께 흥분하고 뭉클하며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진보초 헌책방 거리를 걷던 일, 진보초 헌책 축제의 날의 풍경들이 그려지면서 실제 진보초 헌책방 거리를 거닐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더불어 헌책 도매 시장의 풍경과, 가정에 방문하여 헌책을 수거하던 모습과 길거리에서 우연히 옛 연인을 만나게된 모습들은 감독의 영감으로 그린 부분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 원작과 영화가 있다면 함께 보는 것이 즐거움을 상승시키며 더 오래 작품을 기억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두번째 단편 모모코 외숙모의 귀환 편은 5년동안 집을 나갔다가 돌아온 외숙모로 부터 그동안의 삶을 전해들으며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되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번째 단편에선 다카코가 외숙모와 '와다'라는 남성을 통해 서툰 다카코의 사랑이 원숙하게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헌책방을 중심으로 잔잔하게 그려지는 미묘한 변화들을 그린 이 소설엔 큰 결말이나 사건을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성 싶다. 그러나 '책' 이라는 소재를 일상적인 언어로 섬세하게 표현해낸 소설이였기에 잔잔하게 울려오는 감동과 즐거움이 내겐 특별했던거 같다.

 

 

마지막으로 인생을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대해 마주할 감정이 두려워 혹은 내성적인 성격으로 속으로 삭혀내거나, 응어리가 생길때 다카코가 전해주는 메세지를 떠올려 보고 싶다.

 

 

 

' 결국 나는 그 일을 그냥 놔둔 채 오로지 시간이 기억을 풍화 시켜주기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반년이나 지난 지금 그의 목소리를 아주 조금 들은 것만으로도 내 가슴속이 이렇게 소란스러워지다니. 결국 응어리를 남겨놓은 채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일로 인해 겨우 깨달았다'p83 

 

삶 속에 불어닥친 문제는 시간의 풍화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힘들고 괴롭더라도 당당히 맞서 인생의 길 위에서 털썩 주저 앉아 포기하지 말자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어가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오랫동안 인생의 휴가를 즐겼어요. 내가 있을 장소를 찾아 슬슬 여행을 떠나야죠. 그러지 않으면 아무거도 얻지 못한 채 끝나버릴 거예요.p97 

 

★ 영화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의 이야기.

http://blog.aladin.co.kr/757848145/7344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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