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타임스퀘어에 갔습니다.
이날 1층에서는 '슈퍼 마리오' 행사를
진행하는지라, 기념품을 받기 위해 모인사람,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로 북적 거렸습니다.
저는 바로 서점이 있는 층으로 가서
책을 구경했는데
제일먼저 눈에 들어왔던게
오색빛깔로 새 표지를 갈아입은
<이환천의 문학 살롱>이였습니다.
현란한 표지에 큭큭거리며 책을 펼쳐드니
이런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 토일요일
자기들이
미친듯이
놀아놓고
내가뭐를
어쨌길래
뭐만하면
내탓이고'
제목 - 월요일.
바쁜 주말을 보내고 나면
제일 힘겹게 보내는 요일이
아무래도 월요일이고,
월요병을 호소하시는 분도
많은터라, 이 글을 읽고
큭큭 거리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그 옆에는 또 이런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제목 - 왜
' 맨날천날
컨디션은
퇴근하면
최상일까'
이환천 저자가 말한 것처럼
'시'라는 관점보다는,
이야기가 꽃피워지는
문화살롱으로써 책을 바라본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옆에 있는 <읽어보詩집>도
살펴보고 싶었는데
곱게 비닐옷을 입고 있어서
참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번째로 살펴본 책은 사려고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100명중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2> 입니다.
책을 읽고 정리하는 습관으로 서재에 글을 올리다보면
조금 갸우뚱거리게 되는 맞춤법 앞에서 망설여지는
경우가 있어 찾아보게 된 책인데요
제가 펼쳐본 부분에 이런 글귀가 있었습니다.
보통 생각없이 사용했던 '얇다'라는 단어는
사물이 얇다는 의미로 사용할 수 있고
사람에게는 '가늘다'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얇다에 반대말로 두껍다
가늘다에 반대말로 굵다
라고 사용해야하는데,
저는 다리가 '두꺼워~'라고
잘못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아~ 부끄럽습니다.
하루 빨리 구입해서
곁에둬야 겠습니다.
세번째로 만난 책은 <소소책방 책방일지>의 저자
조경국님이 책과 인연에 관해 언급하시며
말씀하셨던 <윤미네 집>이란 사진집 입니다.
8,90년대에 사용했던 앨범표지를 차용한듯,
빨간색 꺼끌거리는 표지가 참 인상적이였는데요
조경국 저자가 이 책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
는 바로 이와 같습니다.
' 나를 포함한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부족한 것이 바로 끈기다. 어떤 주제라도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진다면 어느 수준에
이를 수 있는데 항상 조급증을 느끼고
뭔가 특별한 피사체가 없나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된다. 전몽각 선생님의
<윤미네 집>은 바로 진정한 아마추어리즘
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 딸의 모습을 26년
동안 (1964년부터 1989년까지) 담은 아마추어
사진가 전몽각 선생님의 끈기는 존경을
넘어선다. 끈기도 끈기지만 <윤미네 집>에는
큰딸 윤미씨의 성장을 바라보는 전몽각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이 넘친다.
부제도 '윤미가 태어나서 시집갈던 날까지'다.
<소소 책방 책방일지>
조경국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따르면
윤미씨가 남자친구와 자연스럽게
데이트하는 장면을 담고 싶어 아버지인
전몽각님이 함께 동행한 일이 있는데
몇 커트 찍어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버지 앞에서
남자친구와 자연스럽게 있긴
여간 쉬운일은 아니지요.
그래서 그 때의 당혹스러웠을
모습을 살펴보니
풀밭에서 윤미씨의 다리를 베개삼아
누워있는 남자친구의 사진을 보며 이런!
하는 탄성을 지르게 되었답니다.
1980년대라 해도 남자와 연자의
연애가 자유롭지 않았을터인데
말입니다. 아마도 윤미씨의
남자친구분은 배짱이 참 좋으셨는가
봅니다.
어쩌면 발길을 돌리셔야 했던
이유도 남자친구의 배짱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아버지의 안타까운 심정까지
느낄 수 있는 사진집이였습니다.
다음으로는 백석시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살펴본 책이였는데요
예전에 듣기로 백석시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시집을 필사했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는데요
그 사랑과 열정 만큼의 마음을 담아
빨리 읽어봐야 할 책인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읽고 싶은 책은 사노요코의 <사는게 뭐라고>
입니다. <백만번 산 고양이>라는 동화책을 읽은 적이
있던터고, 제목부터가 삶에 대한 해탈한 느낌을 받아
읽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시안부 판정을 받은 저자가 일상의 생활을
기록한 에세이집이란 이야기라 뭉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라는 변할 수 없는 진리가
있더라도 내 죽음이 미리
예견되어진다면 그 고통과
공포심이 얼마나 클까요?
그 아픔, 공포심속에서도
삶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을 함께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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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는 날이면
늘 제 마음속에는
이런 생각들이
차지 합니다.
'이 책 찾아봐야지
.......'
무언가를 찾겠다는
욕심이 새로운
만남을 방해하는것만
같고 고만고만한
생각들로 채워지는
것만 같습니다.
우연함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라도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이제부터라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