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보면 책 속에서 들려주는 책 이야기가 상당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읽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경험 하는듯, 때론 설레이고 때론 달콤한 꿀처럼 느껴져 빨리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곤한다. 책을 통해 새로운 책을 알아가고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 세계가 늘어나는 일이야 말로 독서를 하는 사람으로써 가장 행복한때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기쁨의 시간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한 권씩 찾아 읽는 즐거움을 누려야겠다.
★ 책 속의 책 이야기.
' 자신의 얼굴을 갖고 산다는 것,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던 몇 년 전, 나를 큰 소용돌이에 몰아 넣었던 박민규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그 책 표지가 시녀들 이였다p45
프라도 미술관을 찾았던 김상미 저자가 '시녀들'의 그림이 그려진 엽서를 바라보며 박민규 저자의 소설을 떠올렸다. 박민규.. 어디선가 들어본 저자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얼마전 문학동네 계간지 81호'에서 읽은 기억이 났다.. 단편소설 '대면'을 읽으며 나는 그의 심오함에 고개를 갸우뚱 거리기도 했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이유를 묻기위해 신을 찾아야 했던 남자에 관한 이야기 였지만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웠던게 사실이다. 그런데 단편집을 읽은 후 박민규 저자의 독자층이 꽤 두껍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의아했었다. 이런 심오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는데 그가 이 책의 저자였다는 사실은 지금에야 알게 되었고 이제야 독자층이 이해가 된다. 이 소설은 외모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속 현대판 신파라는 수식어도 들리는데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박민규 저자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 여행을 준비하던 여름, 유난히 자주 본 친구 H는 여행 내내 내 곁을 지켜준 책 <월든>과 <사랑의 역사>그리고 Eight seasons' CD를 안겨 주었다 P24
모로코에서 친구와의 순간을 떠올리며 친구가 준 CD를 들었던 장면에서 소개되는 <월든>은 법정 스님이 타계 하실때까지 머리맡에 두셨던 책으로도 유명하다. 스님의 유지에 따르면 이 책을 스님에게 신문배달 해주던 꼬마에게 전달하라는 이야기를 읽은적이 있는데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이 책은 다양한 사람에게서 회자되곤한다. 데이비드 소로가 1845년 3월부터 1847년 9월까지 월든 호수가에서 원두막을 지어 홀로 지내며 자연과의 깊은 교감속에서 생겨난 깨달음을 기록한 책이라는 사실이 참 흥미로운데, 여행 길목에 까지 가지고 다닐 정도의 책이라니 더욱 호감이 가는 책이다.
그런데 두번째 책로 언급했던 <사랑의 역사>에 관한 정확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 책 제목만 언급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저자의 책인지 알 수 없는게 아쉬울 따름이다.바라건데 독자를 위해 잠깐 언급하는 책이라도 소소한 정보를 함께 담아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는다.
말똥냄새 가득한 쿠바에서 떠올린 인물은 다름아닌 '체게바라' 나라 곳곳에 그의 얼굴이 그림처럼 그려졌던 풍경을 배경으로 체게바라가 선사한 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이 평전을 떠올랐다. 스무살쯤 오토바이를 타고 남미여행을 떠났던 것이 계기가 되어 혁명을 위해 싸웠다는것 정도를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도 제작 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번 동대문 시장의 헌책이 쌓인 길을 걷다 우연히 <체게바라 평전>을 보게 되었고 정말 저렴한 값에 구입하게 되어 기뻤는데 목록을 정리해서 빨리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만 들어도 정신이 아득해지는 파울로 코엘료의 책 <알레프>는 김상미 저자가 험프리를 잃어버리고 난 이후 험프리 인형(동생) 과 함께 만덕언니가 소포로 보내준 책이라고 기억했는데 찾아보니 그 대목을 찾을 수 없다. 무튼 책속에서 짧게 언급된 것은 분명한 책이다.
내가 파울로 코엘료를 알게된 건 스무살을 훌쩍 넘은 무렵이였는데 그때 첫 책이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였다. 파울로 코엘료의 실제 이야기인듯, 아닌듯한 오묘한 경계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사회적으로 옳고 그른것에 대한 판단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관한 심오한 이야기들에 큰 느낌을 받아 이후 파울로 코엘료의 책을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난다. 보통 파울로 코엘료 하면 <연금술사>를 많이 떠올리지만, 나는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와 <오 자히르>를 꼽곤 했다. 무튼 요 <알레프> 는 스승의 권유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순례자의 길을 떠난 코엘료는 길위에서 만난 여인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알게되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알레프는 히브리어로 '모든 수'를 나타내는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자신의 소설 <알레프>에서 '우주를 담은 작은 구슬'로 표현함에 따라 신적인 존재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음... 역시 심오하다. 파울로 코엘료를 읽기 전엔 늘 준비운동이 필요한데 어느 순간에도 책을 덮지 않을 각오가 있을적에 시작하는게 좋다는.. ㅋㅡㅋ,,
멕시코 여행길에 프리다 칼로의 생가 '까사 아술'에 찾은 저자는 짧막하게 그녀의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짧막하게 언급된 내용이 궁금해 찾아보니 여러권의 책이 검색된다. 도대체 어떤 책을 먼저 읽어야 할지 너무 기뻐서(?) 비명이 나올 지경이다. (ㅡㅡ;;;;)
프리다 칼로는 어릴적 소아마비를 앓았고 18세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어 평생 여러 수술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공산주의 신념이 강했던 그녀는 민중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평생을 바람끼 때문에 속앓이를 하던 중 자신의 여동생과의 외도는 참을 수 없어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아오 이런! 나쁜,,) 이혼후 프리다 칼로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디에고 리베라는 다시 청혼했고 둘은 또다시 재혼을 했다고 한다. 그러는중 발가락 절단 수술과 폐렴으로 고생을 하던 그녀는 죽기직전 일기장에 '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 이라는 글로 내게 큰 여운을 남겼다.
가끔 티비에서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 남편에게 받았던 상처를 그림에 투영하여 상처 투성이인 몸을 그려놓은게 참 인상적이였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알게 되니 그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게 책을 읽는 재미이자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