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전부터 책을 보면 초점이 모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곧 괜찮아 질꺼야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버티다가 얼마전에는 도저히 책을 읽어낼 수 없어서 안과에 갔다. 안과에서는 결막염이란 진단을 내렸는데 결막염으로도 초점이 모이지 않냐는 나의 물음에 의사는 시큰둥한 반응만 보일뿐.

 

그렇게 걱정되면 시력검사를 해보자며 측정해보니, 쓰고 있는 안경보다도 시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안경을 바꿔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경을 바꾼지도 좀 된듯 해서 안경집에가서 시력검사를 다시했더니 왼쪽 눈에 난시가 심해서 초점이 모이지 않았다는 이야기에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그런데 의사들은 왜 이런이야기 안해주나요라고 안경집 사장님께 물었더니 의사들은 잘모른다는 이야기에 더더큰 충격을 받았다. 의사들은 왜 모를까?)

 

왼쪽 안경의 초점을 가운데로 끌어오는 작업을 하면 된다고 했는데 그래도 불편하면 프라즈마? 안경알로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안경을 착용해도 시력은 계속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에 두번째 충격을 받았다.

 

안경을 교체하고 집에 돌아오길 일주일째. 결막염은 조금 좋아진 느낌인데 여전히  책에 집중하거나 휴대폰 심지어 컴퓨터를 보는 일도 어렵게 되었다. 눈도 자꾸 뿌옇게 보이고 눈에 힘을 자꾸주는 탓에 쉽게 피로해져 버린다. 그러니 책을 읽는 시간, 글을 쓰는 시간이 한정되어 버렸다. 더 크고 무서운건 이러다 시력을 잃으면, 아니 그보다 더 무서운건 책을 읽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이 연일 계속되었다.

 

헤르만 헤세는 안질로 고생할때 부인들이 옆에서 책을 읽어줬는데 나도 읽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빨간 책방의 이동진씨가 생각 났다. 이게 바로 법정 스님이 책에서 말씀해주신 소욕지족!!(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그동안 밀렸던거나 이참에 들어보자 싶어 찾아보니 ‥113~114회차의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이 보여 듣게 되었는데 적임자 흑임자 님의 맛깔스런 책표지 디스로 배꼽을 잡아가며 듣게 되었다. 또 스포일러를 요리저리 피해가며 조심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들, 너무 재밌게 읽었다는 이야기와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추천을 많이 하더라는 이야기에 냉큼 구입해 버리고 말았다.

 

소설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터라 도서관에 검색해보니 요 책 3권이

검색되었는데 이것은 옛날 책으로 현재는 세권을 합본한 개정판이 나왔다.

 

 

 

 

 

 

 

 

 

 

 

 

 

 

 

 

지금은 이런 표지로 출간되었는데 적임자 흑임자 두분께서 책을 출간해준

까치방에 감사 인사와 표지에 관한 맛깔스런 이야기에 그냥 개정판을 구입해뒀다. 소설의 내용은 3부작으로 구성되었지만 다 독립된 이야기로 인간만상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는데 얼른 읽......(읽을 수 있다면)어야 겠다.

 

 

 

 

 

 

 

 

 

 

 

 

 

 

 

 

 

다른 한 권은 수잔 손택의 『타인의 고통』이다. 수잔 손택이란 분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요 책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1방송 보다 앞 전에 방송 (111~112회)되면서 소개된 책이다. 아직 방송을 듣지 못했지만 듣고 나면 읽고 싶어 질듯 싶어 미리 구입해 뒀다. ( 솔직히 말하면....동생 에코백 주려고 미리 샀다는) 내용을 살펴보니 전쟁의 참상에 관한 이야기와 참혹한 사진들이 있어 잘 읽어낼 수 있을까 싶지만 지구촌 곳곳에서 끝나지 않는 참상의 얼룩들을 한번쯤은 마주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달 전 안과에서 근무하던 동생이(지금은 다른과에 근무하는데) 내게 이런말을 한적 있다.

'언니 나 오늘 원장님한테 무서운 이야기 들었다'

'그게 뭔데?"

'어떤 환자가 책을 많이 봐서 시력도 떨어졌다고 선생님한테 이야기 했거든'

'어 그래서?'

'그랬더니 원장님 왈 ' 책을 읽지 마세요'라고 하는거 있지'

라던 이야기.

 

그땐 정말 소름끼치도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게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정말 소름끼치도 싫다. 그러니 있을때 아끼고 사랑하는 습관을 들여야 겠다는 반성을 다시 한번 하며 안약 넣으러 가야겠다.... 아...내 눈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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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5-03-15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무서워요. 시력이 나빠져서 책을 읽지 못한다뉘...
전 최근에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서 눈에 먼지가 들어갔는데, 계속 안 빠져서 안과 가서 뺐어요.^^
하루 더 참아 볼까하다가 각막 손상될까봐 걱정되서.. 내 눈은 소중하니깐... ^^;;

해피북 2015-03-16 20:59   좋아요 0 | URL
보슬비님 정말 잘하셨어요 저는 요번에 눈은 정말 소중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답니다 ㅜㅜ 눈이 안좋아지니까 정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어서 ㅜㅜ

보슬비님 말씀처럼 하루 더 참아볼까 보다 걱정이 앞서는 마음을 늘 지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ㅎㅎ

양철나무꾼 2015-03-18 1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옛날 결혼식 귀걸이를 위하여 귀를 뚫었는데, 24k금도 알러지가 나는 거예요. 견디다 견디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샘 허연 이를 들어내고 웃으시면서,˝귀를 자르실래요, 귀걸이를 자르실래요?˝하셨다는~ㅠㅠ

해피북 2015-03-21 20:51   좋아요 0 | URL
헉....정말 무시무시한 의사선생님 이시라서 미적거리며 대답할 수 없을거 같아요ㅠㅜ

24k도 알러지 나시면 악세사리 착용이 힘드신거세요? 저는 금만 착용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속상할때가 있었는데 양철나무꾼님은 더 속상하셨겠어요ㅜㅜ